시절을 품는다
세월이 나를 늙게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늙게하는 것이다
어른이란 프레임은 생각보다 허상에 가깝고
삶은 경험하고 지혜를 깨달아가는 것 뿐
나 라는 존재는
항상 동일한 연속선에 있었다
산다는 것은 늙는 것이 아닌 시절을 품는 것
태중의 열 달의 시간
손에 채 안기도 조심스러운 아기 때부터
지금까지 품어온 수많은 나의 시절
여전히 서툴고 아이같고
때로 무거운 책임에 허덕이며 숨조차 자유롭게 내뱉지도 못하지만
잠시도 머무르지 않을 이 찰나의 시절 속
나는 시절의 어미로 생생하게 살아가고 있다
세월은 아무 의도 없이 흐르는 것이며
시절의 합은 나를 나답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