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anksgiving Day
캐나다와 추수감사절과 미국의 추수감사절의 차이
캐나다와 미국의 추수감사절은 모두 가을 수확을 기념하는 날이지만, 두 나라의 추수감사절 (Thanksgiving Day) 날짜는 다르다.
미국은 11월 넷째 주 목요일, 그리고 한국은 11월 셋째 주 일요일이다. 반면 캐나다는 10월 둘째 주 월요일을 추수감사절( Thanksgiving Day)로 절기를 지키며, 올해 2024년에는 10월 14일이다.
캐나다의 추수감사절은 역사적으로 가을 수확과, 추운 계절이 오기 전에 음식을 제공해 준 것에 대한 감사 의미를 담고 있다. 캐나다는 지리적으로 북쪽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남쪽 지역보다 겨울이 더 빨리 찾아오고 따라서 가을 수확도 일찍 이루 진다.
캐나다의 첫 공식 추수감사절은 1879년에 열렸으나, 매년 정확한 날자는 의회에서 결정되었다. 종종 영국 왕실을 기념하고 축하하는 내용의 주제를 그해의 통일된 주제가 설정되곤 하였다. 이후 1957년, 캐나다는 10월 둘째주 월요일을 추수감사절로 공식 지정되었는데, 이는 당시 날씨가 야외활동하기에 더 적합했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캐나다 추수감사절의 음식의 다양성
캐나다의 추수감사절 전통 음식은 미국의 추수감사절에 등장하는 음식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그 이유는 캐나다인들은 미국의 전통적인 추수감사절 만찬 음식 문화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만찬의 메뉴로는 칠면조( Turkey), 그레이비(Gravy-칠면조나 감자 위에 뿌려먹는 소스), 감자, 호박, 롤빵과 크랜베리소스, 그리고 디저트로 호박파이나 사과파이가 캐나다 전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음식이다.
그러나 지역에 따라 음식에 조금씩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아일랜드 사람들이 많이 거주하는 뉴펀들랜드(Newfoundland)에서는 칠면조(Turkey) 대신에 ‘지그의 저녁식사( Jigg’s dinner - 아일랜드에서 유래된 소금 육스로 만든 스튜)’ 를 선호하며, 으깬 감자(Mashed potato) 대신 그라탱 감자(Scalloped)를 먹으며, 그레이비보다는 크렌베리 소스를 더 많이 사용한다.
서부 캐나다에서는 칠면조보다는 햄을 먹는 것을 선호하며, 방울 양배추(Brussels sprout)와 파인애플을 곁들여 먹기도 한다.
캐나다는 많은 이민자 민족으로 구성되어 있어 각 민족 그룹이 그들의 전통 요리를 포함하는 경우가 많다.
캐나다의 원주민들은 보통 밀가루 반죽을 튀긴 빵의 일종인 ‘배녹(Bannock)’ 을 곁들이고, 우크라이나계 캐나다인들은 만두처럼 생긴 ‘프로기(Perogies)와 양배추롤(Cabbage rolls)’을 추수감사절의 대표 음식으로 준비한다.
최근에는 K-Food가 인기가 높아져, 한국인들은 추석의 대표 음식인 송편과 불고기, 잡채, 각 종 전을 준비해서 이웃들과 나누어먹기도 한다.
지역별 디저트
디저트에 있어서도 지역 차이가 있는데, 동부 온타리오에서는 버터 타르트(butter tarts)가 인기가 많고, 이는 마치 작은 피칸 파이와 비슷하다. 캐나다 서부지역에서는 미국에서 ‘스모그바(smog bars)’ 또는 ‘프레이어바(prayer bars)’로 불리는 나나이모 바(Nanaimo bars)를 디저트로 즐긴다.
퀘벡과 대서양 연안 지역에서는 호박파이대신 사과파이나, 사과 크리스를 선호한다.
퀘벡 추수감사절
흥미롭게도 프랑스어가 주로 사용되는 퀘벡주에서는 캐나다의 다른 지역과 달리 대부분의 퀘벡사람들은 추수감사절을 기념하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
19세기말과 20세기 초에 캐나다의 추수감사절은 주로 개신교 행사였고, 종종 영국 왕실에 감사의 의미를 담고 있었다. 이로 인해 가톨릭 신자가 많은 프랑스계 캐나다인들은 소외감을 느끼기도 했다. 현재 퀘벡의 앵글로계(영어권) 소수 주민들은 추수감사절을 기념하지만, 퀘벡의 이민자들의 후손들은 프랑스계 캐나다인들의 전통을 따르는 경우가 많으며, 단지 추수감사절은 학교를 쉬는 날로 이해하고 있다.
원주민들과 추수감사절
미국에서는 일부 원주민들이 추수 감사 절을 ‘국가 애도의 날(National Day of Mourning)’로 여기지만, 캐나다의 원주민들은 주로 영어권 캐나다인들과 비슷하게 추수감사절을 가족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즐기며, 칠면조, 호박, 옥수수 크랜베리와 같은 식민지 이전의 ‘원주민 음식을 기념하는 날(celebration of indigenous foods)’로 기리며 이날을 보낸다.
캐나다 추수감사절 행사
캐나다는 미국 뉴욕시에서 열리는 ‘ 메이시스 추수감사절 퍼레이드(Macy’s Thanksgiving Day Parade)’와 같이 큰 규모의 행사는 없지만, 가을 수확 축제와 같은 추수감사절 관련행사가 지역별로 열리기도 한다.
예를 들어 나 같은 경우는 밀 농사로 유명한 마니토바에서 공부할 때는 추수감사절쯤에 학교에서 하비스트 뱅큇( Harvest Banquet)이 열렸고, 한국 학생들과 그 자녀들이 한복을 입고 무대에서 노래했던 기억도 난다.
또한, 캐나다에서 가장 작은 주(Province)인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Prince Edward Island)에서는 9월 말에서 10월 초 까지 ‘가을 맛 축제(Fall Flavours event)’ 가 열리며, 이 섬의 최고 지역 음식과 음료를 3주 동안 기념한다.
서부의 앨버타(Aberta) 주의 일명’ 호박수도(Pumpkin Capital)’라고 불리는 스모키 레이크 (Smoky Lake)에서는 매년 10월에 ‘그레이트 화이트 노스 펌킨 페어(Great White North Pumpkin Fair)’가 열린다. 이 행사는 다양한 음식과 사회적 이벤트로 유명하며, 그중 하나가 극적인 ‘호박무게 재기(Pumpkin Weigh Off)’대회이다.
올해의 우승자는 2,137파운드(약 970kg)나 되는 호박이 차지했다. 이 호박으로는 엄마나 많은 호박 파이를 만들 수 있을까?
미국과 캐나다의 추수감사절의 차이 점은 쇼핑문화에서도 나타난다. 미국은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가 가장 큰 쇼핑 날인 반면에 캐나다의 추수감사절에는 큰 소매업 관련 행사는 없다. 심지어 캐나다에서는 상점들이 대부분 문을 닫고, 가족과 함께 휴일을 보낸다.
캐나다의 추수감사절은 겨울이 가까이 온다는 신호가 되기도 한다. 이 시기에 캐나다인들은 주로 CFL (Canada Foot ball League-캐나다 풋볼 리그) 경기나, NHL(National Hockey League-하키리그) 경기를 보며 휴일을 보내거나 집이나 별장을 청소하고 보수하는데 시간을 많이 쓴다.
여기는 캐나다이고, 곧 긴 겨울이 다가 오기 때문이다.
마무리하며
20여 년간 캐나다에서 생활하면서 스무 번이 넘는 추수감사절을 경험했었다. 최근에는 아들과 딸이 없이 남편과 단둘이서만 처음으로 캐나다의 추수감사절을 보냈다.
앞으로는 우리 둘만의 추수감사절이 많아질 것 같아 다른 해 보다 더 많아진 시간을 핑계로 캐나다의 추수감사절에 대해 알아보고 글을 써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