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 있는 한 달, 콧수염의 달
11월의 퀘벡,
콧수염이 주목받는 시기이다.
이것은 단순한 패션 트렌드가 아니다.
전 세계적인 남성 건강 캠페인인 모벰버(Movember)가 시작되는 때이기 때문이다.
전립선암과 고환암부터 정신 건강, 자살 예방까지—모벰버는 남성 건강 문제에 대한 대화를 이끌고, 관련 연구와 지원을 위한 기금을 모으는 운동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11월이 되자 주변의 남성들은 수염을 기르기 시작했다. 우리 집 남자만 빼고…
TMI- 우리 집 남자는 다른 남자들보다 털이 적다. 다리도 맨들맨들 털이 없어 정기적으로 다리에 제모를 하는 딸아이보다 더 적다. 그래서 수염을 길러도 멋있게 콧수염이 길러지는 게 아니라 듬성듬성 나는 것이 영 모양새가 없다. 하여 모벰버(Movember)인 11월에도 수염을 기를 생각이 없다.
모벰버는 단순히 콧수염을 기르는 챌린지가 아니라 공동체 캠페인이다. “모 브로(Mo Bros)”로 불리는 참가자들은 11월 1일 깨끗이 면도한 얼굴로 시작해 한 달 동안 콧수염을 기른다. 낯선 이들의 시선을 끌고, 자연스럽게 남성 건강에 관한 대화를 여는 것이 목적이다. 또한 “모 시스타(Mo Sistas)”라 불리는 여성들도 이 운동에 함께 참여해, 인식 확산에 큰 역할을 한다.
모벰버(Movember)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는 지난번 글을 대신하고 오늘은 퀘벡지역의 모벰버에대해 이야기 해보려 한다.
https://brunch.co.kr/@coreadian/115
퀘벡의 모벰버는 독특한 지역 색깔을 가지고 있는데, 캐나다 최대의 프랑스어 사용 지역인 만큼, 캠페인과 자료는 불어와 영어 두 언어로 제공되어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현지 기업, 대학, 단체들이 “콧수염 파티(Moustache Party)”, 스포츠 대회, 워크숍 등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하며 퀘벡 특유의 분위기를 더하며, 유명인과 인플루언서들도 동참해, 모벰버는 진정한 지역 공동체 축제로 자리 잡고 있다.
퀘벡은 캐나다 전역에서도 공동체 의식이 강한 곳으로, 사무실, 체육관, 학교 등지에서 팀을 꾸려 참여하며, 음악과 음식, 친목 행사를 통해 지역 문화로 똘똘 뭉친다. 단순히 수익을 모으는 것 이상의 ‘퀘벡 지역 공동체가 함께 뭉친다’는 느낌이 강하다. “퀘벡이 보여준다(Québec show what it can do)”라는 캐치프레이즈는 퀘벡만의 지역적 자부심과 연대를 담은 행사로 볼 수 있겠다.
모금 활동은 캐나다 전역의 남성을 돕는 것은 물론, 퀘벡 내의 연구 및 건강 서비스 지원에 직접 쓰인다.
특별히 퀘벡에서는 모벰버 캠페인으로 모금된 기금을 토착 원주민 커뮤니티(예: Centre d’amitié autochtone de Trois‑Rivières)를 위해 숲 속에서 ‘힐링 및 남성건강 대화’ 프로그램을 진행한 특별한 사례로 있다.
일반적인 헬스캠페인(모금+홍보) 보다 더 깊이 있는 접근으로, 남성들이 “말하기 어려운 주제”에 대해 자연환경 안에서, 공동체 속에서 이야기하도록 유도하며, 퀘벡 내에서 원주민 커뮤니티 및 자연환경이라는 맥락이 강조된 기획은 흔치 않고, 모벰버의 글로벌 틀 안에서 지역 특화된 실행이라 주목된다.
또 퀘벡, 몬트리올에 있는 맥길대학 (McGill University)의 기관 소식에서 모벰버 캠페인을 맞아 남성 건강(전립선암, 정신건강 등)에 관한 전문가 인터뷰를 제공했으며, 퀘벡 지역에서 Movember Foundation가 지원한 연구 프로그램이 65개 이상이며, 약 CAD $12.7 백만 이상이 투입되었다고 보고되었다.
모벰버가 다루는 주제는 암, 정신 건강, 자살과 같은 퀘벡 남성들에게 현실적인 문제와
퀘벡 의료 체계에 맞춘 정보를 제공해, 시골 지역까지 도움이 닿을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정기 검진과 솔직한 대화를 장려함으로써, 남성 건강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다.
많은 퀘벡 남성들은 콧수염을 기르고, 그 과정을 친구나 온라인에 공유하며, 기부하거나 직접 모금 캠페인을 통해 SNS와 지역 행사로 메시지를 널리 퍼뜨리는 방법으로 참여를 한다. 작은 도움도 큰 변화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다양하게 참여한다.
퀘벡의 모벰버는 단순히 콧수염을 기르는 행사를 넘어, 남성 건강을 위한 연대의 장이 된다. 이중 언어로 진행되는 캠페인과 강한 지역 공동체 의식을 통해, 모벰버는 중요한 대화를 촉발하고 소중한 기금을 모은다.
1년에 한 번, 직접 콧수염을 기르든, 옆에서 응원하든, 모벰버는 한 올의 콧수염으로 세상을 바꾸는 기회에 함께 한다는 것이 의미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