퀘벡: 캐나다의 ‘포트홀 수도'

Pothole Capital

by 코리디언

한가한 토요일 오후

좀처럼 울리지 않던 남편의 전화기가 울린다.

낯선 번호다.

받을까 말까 잠시 망설이다가 남편은 전화를 받았다.

월초에 휴가를 받아 미국에서 여행을 온 지인의 전화였다.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자동차 바퀴가 포트홀에 빠져서 펑크가 났단다.

당장 어디다 도움을 청할지 몰라서 전화를 했다는 내용이다.

그 자리에는 지인의 차뿐만 아니라 여러 대의 차량이 같은 상황이었다고 한다.

모두들 그 자리에서 각자의 휴대폰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중이라고 한다.

당장이라도 달려가서 도움을 주고 싶었지만, 주말에 딸아이가 차를 가지고 지방으로 간 탓에 발이 묶여있어서 갈 수가 없었다.

주말이라 대부분의 정비소들은 문을 열지 않았거나, 일찍 문을 닫은 상태고, 지인들은 당장 미국으로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라 조금은 난감했다.

그래도 문을 열고 영업을 하는 정비소를 찾아서 연락처를 남겨드렸다.

우리도 작년에 이 포트홀에 왼쪽 뒷바퀴가 빠져서 바퀴를 갈아야만 했다.

이런 일은 몬트리올에 살면서 누구나 한 번은 겪는 일이다.


왜냐하면 몬트리올은 캐나다 중에서도 “포트홀 수도(Pothole Capital)” 라 불리기 때문이다.


화면 캡처 2026-01-15 131925.jpg




포트홀 수도(Pothole Capital)”란 무엇인가?


포트홀 수도(Pothole Capital)는 공식 명칭이 아니라, 포트홀이 지나치게 많고 도로 상태가 매우 나쁜 도시나 지역을 비판적으로 부르는 별명이다. 이 표현은 주로 언론, 운전자, 시민들이 열악한 도로 환경과 반복되는 기반시설 문제를 지적할 때 사용한다.


몬트리올은 잦은 동결–해빙 현상과 노후한 기반시설로 인해 캐나다의 ‘포트홀 수도’로 불리며, 운전자들이 매일 도로 위 장애물을 피해 다녀야 하는 도시로 알려져 있다.


퀘벡의 포트홀 위기를 초래하는 가장 두드러진 요인은 극심한 동결–해빙 주기이다.

겨울 동안 물이 아스팔트의 균열 사이로 스며들고, 기온이 내려가면 물이 얼어 팽창하면서 포장을 갈라놓는다. 이후 기온이 오르면 얼음이 녹아 빈 공간이 남고, 그 위를 지나는 차량의 하중으로 도로가 무너진다. 이러한 과정이 매년 여러 차례 반복되며 도로 손상을 가속화하고, 수리가 끝나자마자 새로운 포트홀이 생기는 결과를 낳는다. 특히 교통량이 많은 몬트리올에서는 작은 균열이 몇 주 만에 차량을 손상시킬 정도의 위험한 구덩이로 변한다.


기후 요인 외에도 노후한 기반시설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데카리 고속도로(Décarie Expressway)나 하이웨이 40번과 같은 퀘벡의 많은 도시 고속도로는 수십 년 전에 건설되었다. 이 도로들은 오늘날과 같은 교통량, 특히 매일 도시를 가로지르는 대형 트럭의 하중을 고려해 설계되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증가한 교통 부담과 환경적 스트레스가 결합되어 도로의 취약성이 커졌다. 주거 지역의 일반 도로 역시 내려앉은 맨홀, 갈라진 포장, 울퉁불퉁한 노면으로 인해 일상적인 운전조차 예측하기 어렵다.


또 다른 요인으로 퀘벡의 유지·보수 방식 또한 문제를 악화시킨다.

시 당국은 손상된 도로 구간을 완전히 재건하기보다는, 차가운 아스팔트로 포트홀을 메우는 임시 보수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퀘벡의 도심 도로는 마치 낡은 옷에 천을 덧데어 만든 퀼트 담요 같다. 이러한 수리는 단기적인 해결책은 되지만, 다음 동결–해빙 주기에서 쉽게 무너져 포트홀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악순환을 만든다. 또한 퀘벡의 공사 시즌은 끝이 없는 것처럼 보이며, 주황색 콘들이 주요 도로를 점령해 교통 체증과 시민들의 불만을 키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는 장기적 개선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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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벡 도로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문제를 더욱 부각한다. 몬트리올의 운전자들은 거친 도로, 잦은 공사, 갑작스러운 포트홀을 당연하게 여기게 되었다. 뉴스에 나온 한 인터뷰 시민은 25년 동안 몬트리올에 살고 있는데, 매년 같은 문제를 겪고 있다며 하소연을 했다. 이러한 불만은 소셜 미디어, 지역 뉴스, 그리고 기반시설 개선을 요구하는 시민 캠페인에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포트홀 수도’라는 별명은 겉보기에는 웃어넘길 수 있는 표현이지만, 실제로는 안전, 차량 유지 비용,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도시 계획 및 유지·보수 문제를 드러낸다.



화면 캡처 2026-01-15 132143.jpg Montrealers haven’t made it through winter yet –CTV News



결론적으로, 퀘벡이 캐나다의 ‘포트홀 수도(Pothole Capital)’로 불리는 이유는 혹독한 기후 조건, 노후한 기반시설, 그리고 단기적인 보수 전략의 결합 때문이다. 다른 주들 역시 도시 도로 문제를 겪고 있지만, 퀘벡은 교통량이 많은 환경 속에서 반복되는 동결–해빙 주기와 임시 수리에 의존하는 구조로 인해 특히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투자, 내구성 있는 보수 방식, 그리고 전략적인 도시 기반시설 접근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이 도시는 앞으로도 수십 년간 악명 높은 별명을 계속 안게 될 것이다.


이 날 저녁 뉴스에는 포트홀에 대한 기사가 보도되었고, 밤늦게 지인은 견인차량 운전사의 도움으로 바퀴 2개를 새로 교체할 수 있어 안전하게 도착했다는 연락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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