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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리디언 May 23. 2024

까막눈

글을 읽거나 쓸 줄을 모르는 상태

까막눈 – 사전적 의미로 배우지 못하여 글을 읽거나 쓸 줄을 모르는 상태 또는 그런 사람을 이르는 말로 순우리말로는 '까막눈'이라고 한다. 

몬트리올에 막 이사를 와서는 나는 그야말로 까막눈이었다.

분명 알파벳으로 쓰인 글이었지만, 그것은 영어가 아닌 프랑스어였고, 가끔씩은 이상한 모양의 글들도 눈에 들어왔다.

이를테면  점이 왼쪽으로 기울어진 이 것은  악상 떼규 l'accent-aigu(é),  오른쪽으로 기울어진 것은 악상그라브 l'accent grave  ` (à, è, ù) , 고깔모양인 것은 악상씨콩플렉스 l'accentcirconflexe ˆ (â, ê, î, ô, û) ,   꼬리처럼 생긴 것은 라세딜르 ¸ (ç) la cédille,  머리 위에 점이 두 개  올린 것은 르트레마 ¨ (ä, ë, ï, ö, ü) le tréma,  주로 축약할 때 사용되는 라포스로피 ' (l'ami) l'apostrophe.


이러한 특수 기호들은 발음에 많은 영향을 준다. 이런 괴상한 알파벳들은 단지 불어에만 있는 것은 아닐 거다. 비록 나에게는 이 이방인의 언어가 골치가 아프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아주 신기하고 매력적인 언어가 될 것이다.

나도 한 때는 그런 적이 있었다.  고등학교시절, 제2외국어로 불어를 선택했을 때는 그랬다. 세상에 이런 매력적인 소리를 낼 수 있는 언어가 있다는 것에 매료가 되어 잠시 아주 잠시 불문학과를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나와 동일한 꿈을 꾸었던 나의 절친은 결국 프랑스로 유학을 가긴 했다.

그 후로 30년이 지난 지금 다시 이 언어를 보는데 나는 까막눈처럼 글씨를 보아도 읽기도 어렵고, 무슨 뜻인지도 모르겠다.

단어 공부를 하긴 했어도, 돌아서면 너무 낯설어 보인다. 늘 새롭다.


HighWay25 Toll


한 번은 집에 출처를 알 수 없는 편지 한 통인 날아왔다. 

수취인 이름도 없고, 오직 주소만 찍혀 있으니 이것을 열어 볼 수도 없고, 그렇다고 그대로 놔두자니 중요한 서류이면 어쩔까 싶어 남편과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한 참을 망설이다. 결국 봉투를 열어 보았다. 

아! 모르겠다. 유일하게 읽을 수 있는 것은 편지지 왼편에 쓰여 있는 $7.85라는 숫자였다.

뭐지? 

준다는 걸까?

아님 돈을 달라는 걸까?

결국 고민 끝에 아파트 관리실( Bureau)에 내려가 관리인(Concierge)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최대한 공손하게 상황설명을 하며 편지를 보여주었더니 친절하게도 이것은 무인 톨게이트를 지나게 되면 발송되는 것이니 위에 있는 금액을 은행에 가서  지급하면 된다는 것이다. 


수리가 필요했던 GPS


사실 우린 얼마 전에 선물로 받은 GPS가 고장이 나서 고치기 위해 대리점을 찾았는데 그곳을 가려면 무인 톨게이트가 있는 고속도로지나야 했던 거다. 대부분 그 고속도로 자주 지나는 차량들은 대부분 한 달 티켓을 사서 차량 앞 유리 쪽에 붙이고 다니며, 카메라가 자동 스캔을 해서 통과하지만, 우리 같이 어쩌다 그 길을 통과하는 사람들은 카메라가 차량 번호판을 찍어서 추적하여 톨비를 부과한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아파트 관리인에게 고맙다고(Merci) 인사를 하고 곧장 은행으로 가서 톨비를 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 이렇게 까막눈으로 살 수는 없는데… 


시에서 날라온 공문-구글번역기 돌려보니 공사중 불편사항공지



오늘 또 시에서 문서 한 장이 날아왔다. 

이런 또 불어다.

이번엔 구글 번역기를 돌려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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