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에 컵이 많은 이유
우리 집에는 컵이 많다.
세어 보니 200개 정도 되는것 같다.
선물로 받은것도 있고, 결혼 혼수로 사온것도 있고, 사은품으로 받은것도 있고.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8년 전 부터 여행에서 데려온 아이들때문이다.
아들이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O.W에 취직을 했다.
일의 특성상 여러곳에 출장을 다녀야 했던 터라 새로운 도시를 다니면서 기념품으로 무엇을살까 고민했다.
나는 실용적이면서도 기념이 될 만한 컵을 모으는게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다.
그 후로 우리 가족은 새로운 도시로 여행을 갔다 돌아올때면 기념품으로 컵을 사오기 시작했다.
여행에서 돌아온 가족들은 커피를 마실 때마다, 각자 좋아하는 컵에 커피를 담고, 그 컵을 사왔던 여행지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나눈다.
이렇게 여행지에서 모은 컵들은 집 한켠에 좁은 복도끝 벽에 장식을 해 놓았고, 또 여행에서 찍었던 사진이나 컵 외의 기념품들을 모아서 여행코너를 마련했다.
손님들이 우리 집을 방문해서 현관문을 열면 처음 보이는 곳이 이곳이라 관심을 보였다.
함께 식사를 마친 후에는 손님들께도 커피를 마실 컵을 선택할 수 있게 해드리면, 재미있어했다.
각자가 고른 컵에 향 좋은 커피를 딸아내고 커피를 마시면서, 여행지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기도 한다.
이번 '커피한잔 할래요?' 매거진을 통해서 커피 한 잔과 함께 커피를 담아낸 컵들의 고향 이야기들을 두런두런 나누어 보고싶다.
shall w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