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2탄
시간당 백 밀리미터
그 무서운 비가 내리면
창밖 세상은 이내 뿌연 수채화
예배당 십자가로 흐르는 물방울은
투명한 슬픔처럼
감당하기 버거워 메마른 가슴 한편으론
간절히
멎어라, 멎어라 기도합니다.
예배당이 있는 지식전당에 가겠다고,
박사학위 취득한다고,
아내도, 아이들도 모른 척하고,
아빠 없는 아이처럼
나는 이내 골방에 틀여 박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빗방울처럼 불안정한 하루
무수히 쏟아지는 소나기처럼 끝없는 막막함으로
내일 없는 이름으로
누구 하나 알아주지 않는
그림자 같은 지식노동자의 날들
젖은 나뭇잎처럼
축축한 불안이 스며든 마음은
언제나 흐린 장마철 풍경
밤하늘 별조차 희미하게 가려 버리는 먹구름처럼
정직한 땀이 모여도 싹 틔우지 못하는 대가
꿈꾼다
언젠가 그 모든 비가 마를 세상을
하늘의 폭우도
불안정한 삶의 비도 기어이 그쳐
맑고 투명한 햇살이 비추는 날을
땀방울 흘린
노동하는 모든 이에게
마땅한 열매가
정직하고 공정한 대가가 찾아오는
그날을
시간당 만 원이 아닌
땀의 그 뜨거운 열정으로 가득 차
창밖 세상은 이내 선명한 정물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