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장. 새로이 보이는 것들
- 저기……. 그 버블티 브랜드 근처에 생겼나요?
조금은 부끄러운 얼굴로 이 대사를 내뱉는 카운터 건너편의 사람을 보며, 나는 얼굴에 활짝 피어오르는 미소를 어찌하지 못하고 허허 웃어버렸다. 저기 영화관 바로 건너편에 P숍 아시죠? 그 왼쪽에 새로 생겼어요. 줄이 엄청 길더라고요. 퇴근하며 가보세요. 그는 얼굴에 설렌다는 표정을 담고는 꼭 들러보겠다고 했다. 반달눈으로 고개까지 끄덕였다. 상영관으로 자리를 옮기는 내내 그 직원의 얼굴이 떠올렸다. 내 삶에서 처음으로 눈을 마주친 영화관의 매표소 점원이 될 사람이었다.
- 『어느 날 갑자기, 책방을』 P.1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