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에세이스트] 끝없음에 관하여 리뷰
나에게는 어려웠던 영화, 끝없음에 관하여. 주인공도 모호하고... 사실 주인공이 없나? 싶을 정도로 모르겠다. 그저 한 남자 한 여자로 시작되는 장면만이 이어진다. 나는 끝없음에 대하여를 보고 그림 같다고 생각했다. 정적인 배경과 움직이는 인물... 하지만 움직이는 속도는 급박하지 않다. 나는 흐린 하늘에 날아다니는 연인들이 제일 인상 깊었다. 그 연인들은 왜 날아다니고 있었을까? 왜 비 올 것만 같은 하늘에 날기 시작했을까? 왜가 꼬리를 물고 물어 계속 왜왜왜 ... 뭘까 왤까.. 내 상상력을 동원해서 왜인지 이유를 알고 싶었지만... 그저 그 연인이 자유를 갈망한 것이 아닐까 하는 단편적인 결론밖에 내질 못했다.
또한 인물들을 좀 더 자세히 보고 싶은데, 멀리서 바라보는 듯한 카메라 배치가 나에게는 답답하기도 했다. 자세히 보았으면 더 잘 다가왔지 않았을까... 또 난시가 있는 나에게 흐릿흐릿해서 잘 보이지 않아 아쉬웠다.. 아무래도 영화를 보다 내가 놓친 장면이 있을 것 같아 나중에 다시 한번 더 보기로 했다. 두 번째 관람에서는 내가 느낄 수 있는바가 많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영화 제목처럼 끝이 없었다. 마지막도 결말이 이루어지지 않고 그 뒤에 무언가 더 진행될 것 같았다. 나는 영화가 끝났음을 인지한 순간 아쉬워했지만, 오히려 그 결말이 이 끝없음에 관하여라는 영화와 잘 맞는 것 같았다. 영화가 아닌 다른 어딘가에서는 계속 끝없이 한 남자와 한 여자 그리고 또 특정 누군가의 이야기를 할 것만 같았다.
이 영화에서는 다양한 사연을 가진 인물들이 다수 나와 주인공은 희미하지만, 그래도 비중 있게 나오던 인상 깊은 한 남자가 있었다. 그는 신을 믿고 종교을 전파하는 사람이지만, 신에 대해 믿음을 잃고 있었다. 엄청나게 큰 십자가를 들고 움직이던 한 남자. 주변에 회초리를 들며 남자를 때린다. 남자는 힘겨워 하며 본인이 그 십자가를 왜 들고 있어야 하냐며 울분한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 남자를 때리며 헛소리하지 말고 십자가를 들고 가라는 말을 했다.
이 남자는 신의 존재를 무겁게 느끼고 본인이 버티기 힘들어 위의 언급했던 내용의 꿈을 꾸게 되었다. 그리고 버티기 힘들었는지 술을 마신 후 전도를 하는 모습을 보며 그 남자는 신에 대한 믿음의 소실과 직업에 대해 괴리감을 보여주었다. 이 모습은 그 남자를 더욱더 안타깝게 만들었다. 영화 제목처럼 끝없음에 관하여처럼 그 남자가 계속 직업과 믿음 사이에서 계속 고민하다가 생을 마감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글을 작성하면서, 가까이 보지 못해 답답하고 궁금한 마음이 들던 촬영기법은 사실 “다양하게 보여주기 위해 멀리서 촬영한 것이 아니었나?”라고 생각했다. 생선가게에서 촬영한 부분은 처음에 생선을 주문하고 손질을 하는 행동에 집중을 했지만, 후에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싸우는 모습으로 시선을 옮겼다. 카메라를 옮기지 않고도 시선이 전환될 수 있는 것. 내가 이전에 영상을 촬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생각했을 때, 이것이 어려운 것임을 느꼈다. 감독이 장면 배치를 하나하나 신경 써서 했다는 것을 생각한 그 순간, 나는 소름이 돋았다.
이 글의 마무리 단계에 다다랐지만, 끝없음에 관하여는 아직도 나에게 어려운 영화로 느껴진다. 하지만 그만큼 많은 생각을 하게 했고 많은 걸 느끼게 했다. 영화와 나의 교류 속에서 오늘도 나는 한층 더 성장했다. 이후에 끝없음에 관하여를 관람하면 오늘 느낀 점을 바탕으로 더 다양한 감상평을 작성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본 리뷰는 시네마에세이스트 함수진님이 작성해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