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에세이스트 워크숍 참여 후기
나는 마침내 영화를 보았다. 극장은 하나의 안구이다. 상영이 시작되면, 프로젝터에서 나온 빛은 렌즈를 거쳐 극장의 망막, 스크린에 상을 맺는다. 마치 색을 감지하는 원추세포처럼 우리는 극장 안을 빼곡히 채운 후 빛을 인식한다. 감지세포에 불과한 원추세포는 각각 능력에 따라 빨간색, 초록색, 파란색만 인식한다. 우리들이 영화를 보고 각각 다른 생각에 머무르는 것처럼 말이다. 물체를 보고 진짜 색을 감지할 수 있는 것은 이 원추세포들이 뉴런을 통해 뇌로 자신의 인식을 모아 보냈을 때이다. 우리가 각각의 감상을 입 밖으로 내뱉었을 때. 극장이란 공간에서 서로의 감정과 생각을 나누었을 때. 공기라는 매질을 타고 의미가 흘러들어 하나하나의 인식이 모였던 그 순간. 우리는 마침내 영화를 ‘볼 수’ 있었다.
본 참여 후기는 시네마에세이스트 정상원님이 작성해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