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에서 나는 그 사람의 냄새

시네마에세이스트 워크숍 참여 후기

by 모퉁이극장

글을 읽으면 글쓴이가 궁금해진다. 글에서는 숨길 수 없게 그 사람의 냄새가 나는 것만 같단 말이지. 열 명 남짓 되는 사람들의 글은 신기하게도 제각기 다른 느낌이었고, 그래서 재밌었던 게 아닐까. 본인과 닮은 듯한 글을 보며 매력 있는 글들이 참 많았는데, 그래서 사람들을 더 알고 싶었다. 분명 더 재미나고 흥미로운 말들이 그 속에 더 많을 거 같은데 이렇게만 듣자니 아쉬운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랄까. 짧은 에세이를 쓰는 활동을 처음 했던 두 번째 모임을 한 후 다음 모임이 너무 기다려졌다. 그런데 이런, 다음 모임이 마지막 모임이라네?

우연히 인스타그램을 보다 모퉁이 극장을 알게 됐고, ‘시네마 에세이스트’라는 글을 보게 되어 활동하게 됐다. 인스타그램 광고로 보게 된 이 모임은 단번에 나를 사로잡았는데, 영화와 글을 좋아하는 나이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우연이 아니라 마치 내가 여기 왔어야 했었던 것 같다. 한 달 조금 넘은 짧은 시간 동안 화요일이 오길 기대하며 지냈다.

대부분 혼자서 영화를 감상하고 감상을 대충 끄적이는 정도로 마무리를 했었는데, 이 활동 덕분에 영화를 본 후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더욱 다채롭게 영화를 감상할 수 있었고, 매번 짧은 소감 정도로만 썼던 글을 완성된 하나의 에세이 형태로 글을 쓸 수 있었다. 모퉁이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3번의 활동도 물론 좋았지만 나는 그 이전에 시네마 에세이스트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하며 산책하고, 글을 쓰는 활동이 너무나 인상 깊었다. 얼마나 좋았냐면, 단 3번의 활동이 너무 짧아 아쉬웠고 사람들을 좀 더 만나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글을 읽고 싶었다. 문학을 전공했지만 부끄럽게도 거의 글을 쓰지 않는 삶을 살아왔는데, 너무나 매력적인 글을 쓰는 사람들을 만나니 다시금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난 역시나, 여전히 재밌고 재능 있는 사람들의 글을 훔쳐보는 게 더 짜릿하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사람들의 글을 보며 많은 자극도 받고, 재밌는 시간을 보낸 것 같다. 앞으로 이런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고, 모퉁이 극장을 더 응원하게 됐다.

본 참여후기는 시네마에세이스트 김민주님이 작성해 주셨습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마침내 영화를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