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에세이스트 워크숍 참여 후기
제게 도전 같았던 이번 프로그램은 많은 사람이 함께하는 만큼 다양한 것들을 배워갈 수 있는 활동이었습니다. 공통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모여 글을 쓰고 영화에 대한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가져 보고자 참여한 것이었습니다. 첫 워크숍 날, 모퉁이 극장까지 향하는 발걸음이 설렘 반 긴장 반으로 차 있었습니다. 낯선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것은 언제나 긴장되는 일이지만, 그러한 긴장과 어색 또한 저에게는 새로운 경험이자 두근거림의 일종이었습니다.
세 번의 워크숍 활동에서는 특히 걸으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소중했고 이야기를 나누는 내내 고양감을 멈출 수 없을 만큼 좋았습니다.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말하는 것이 이렇게 즐거운 일일 줄은 상상도 못 했습니다.
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전문적인 지식이라기보다는 추상적인 경험이 쌓인 것 같은 느낌입니다. 저는 이 프로그램으로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더 크고 따뜻한 것을 배웠습니다. 단순히 영화리뷰가 잘 쓰고 싶어 참여하였던 거지만, 저는 타인의 이야기를 듣는 법,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과 대화하는 법, 상대방에게 다가가는 법 같은 것들을 배웠습니다. 소중한 인연도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기회를 만들어야 얻는 것이 생깁니다. 그 사실 또한 알게 되었습니다.
프로그램의 진행에 따라가는 대화방식은 정말 공평하고도 안정적입니다. 적당히 단단하고 부드러운 분위기는 함부로 이야기를 뱉기도, 입을 꾹 닫고 있기도 하지 않게 됩니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짧은 글쓰기를 하고, 그 순간 각자가 어떻게 다른 생각을 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글을 써 내려가는지 같은 것들을 알아가는 것은 정말 흥미로운 일입니다. 타인의 글을 읽고 제 의견을 이야기하는 것도, 제가 쓴 글에 다른 분들이 이야기를 해주시는 것도 일상에서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일이어서 좋았습니다. 세 번의 워크숍이 부족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은 정말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시네마 에세이스트 워크숍이 끝난 뒤 시작된 시네마 에세이. 세 편의 영화도 너무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저는 영화를 보고 난 뒤에 대화를 나누는 것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혼자 생각을 정리한 뒤에야 다른 사람들이 적어둔 리뷰 같은 것들을 둘러보는 정도였습니다. 첫 영화 상영 날 영화를 본 뒤 제 이야기를 하는데, 정리도 잘 안되고 긴장도 많이 해서 머리가 새하얘졌던 것이 생각납니다. 많은 관객이 참여할수록 제 생각은 점점 더 또렷해지고 정리됩니다. 다양한 시선을 느끼고 다른 방향으로도 생각해 봅니다. 개인에게 부여된 시간은 짧아 보이지만 꽤 여유롭습니다. 세 번째 워크숍 때는 더욱 자신 있게 제 생각을 말했던 것 같아 뿌듯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상영 전 차를 마실 수 있었던 것도 정말 따뜻하고 기분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프로그램을 신청해 볼까 말까 고민했던 제 과거의 자신에게 잘 신청했다고 말해주고 싶을 만큼 만족스러운 활동이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어보는 것도 너무나 즐거운 일입니다. 약 5주간 활동하는 화요일만을 기다리며 지냈던 것 같습니다. 제게 이런 기회가 부여되어서 영광입니다. 특히 글을 쓴다는 생산적인 활동이 포함되어 있어 더 좋았습니다. 대화를 나누는 것에 대한 어려움이라는 벽이 한 꺼풀 벗겨진 것 같습니다.
본 참여 후기는 시네마에세이스트 최현지님이 작성해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