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는 흔적을 남긴다.
그리고 우리는 그 흔적을 흔히 '흉터'라 부른다.
상처가 없는 인간은 이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으며, 그렇기에 흉터없는 인간 역시 존재할 수 없다.
단지, 이 문제에 대해서 만큼 인간은 두 부류로 나뉠 뿐이다.
'흉터를 숨기려는 사람'과 '흉터를 드러내려는 사람'
내 개인적인 경험에 빗대어 보았을 때, 대부분의 인간은 자신의 상처를 덮어두고 살아간다.
이유는 다양할 것이다.
떠올리기 싫어 억지로 덮어두거나 , 너무 오랜시간이 흘러 잊어버렸거나,
통증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고통의 크기가 너무 크거나 등등
그리고 그렇게 시간은 흐른다.
쌓이고 쌓인다.
상처위에 새 살이 돋고, 상처는 흉터가 되고, 흉터는 사라지지 않은 채 그 자리에서 아무는듯 싶다.
그러다 어느 순간,
상처는 아주 뜬금없는 타이밍에 새 살로 뒤덮인 흉터를 찢고 튀어나와 우리를 찌른다.
아프고 불쾌하게 말이다.
그래서 인간은 상처를 더더욱 깊숙히 파묻어 버리려 안간힘을 쓴다.
하지만, 그 때 인간은 대개 망가진다.
상처가 곪아 터진것이다.
나 역시도 그랬다.
"시간이 지나면 아물겠지" 하며 내 안의 상처들을 무시했다.
똑같이 시간이 쌓이고 쌓였다.
그리고 상처가 곪아 터지고서야 알았다.
내가 나를 죽이고 있었다는 것을.
내가 스스로 상처를 더욱 키우고 있었다는 것을.
그러다 그제서야 결심한다.
'상처를 숨기지 않기로, 흉터를 드러내 보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