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앞두고, 혼자 갈 생각에 걱정을 정말 많이 했다. 휴양지에서 혼자 여행을 하다보면, 자칫 외로움이 엄습할까봐..울적해지고 이내 너무 고독해질까봐 아무재미가 없을까봐? 주저함이 컸다.
처음에 비행기표를 끊을 때 비하면, 이제 기분과 상황도 나아지는 것 같은데,
괜히 돈을 들여서 고생하는 것이 아닐까?
구지 왜 외로운 길을 자초하며, 아무도 반기지 않는 그곳을 가겠다고 했을까? 후회가 들었다.
여행 D-데이가 가까워질수록 익숙한 환경을 벗어나려고 하니, 익숙함을 벗어나기 싫어졌다.
그만큼 난 최근에 업무의 급변성으로 주변 환경의 변화에 대한 수용성이 낮아졌던 것 같다.
익숙함을 벗어나 새로운 상황을 마주 하려 하니 엄습하는 두려움 같은 거 같았다.
전날 간신히 짐을 대충 싸두고, 당일 아침까지 옷가지를 챙기고, 오전 근무를 하는데 전화도 수차례
왔다. 정신없이 부랴부랴 여러 짐가방을 메고, 끌고, 차고 버스를 타고 김포공항을 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새 들어 서로 돌아보며, 사소한 감정을 물어 봐주고 챙겨주는 소울 시스터 덕분에.., 제주도란 이국적인 섬 여행에 새록새록 설렘을 불어 넣어 준거 같다.
20분 지연되어, 예정보다 늦게 공항에 도착하여, 셔틀을 타고 렌트챠량을 인수한 뒤, 20분 가량 걸리는 애월에 위치한 숙소를 가고 저녁을 먹는 게 내 첫 여정의 해야할 일이었다.
서울에서 매캐한 하늘만 보다, 제주도의 하늘을 보니, 티없이 맑았으며 봄기운이 물씬 느껴졌다.
서쪽을 향해 가고 있어서 그랬을까? 뉘엿뉘엿 지고 있는 태양을 바라보며, 가는 시간이 너무 황홀해졌다.
이내 떠나오기 전에 내가 갖고 있던 두려움은, 막연한 두려움이란 생각이 들었다.
여행이란, 익숙함을 벗어나 낯선 곳으로 가서 새로운 나를 만나는 시간이다.
코로나 이후로 3년 만에 타는 비행기였고, 마지막으로 가족여행으로 온 뒤로 7년 만에 다시 오게 된 제주도...
렌트카 차량이, 내게 익숙한 동일한 모델이라 낯설지 않았고,
그래도 편하게 운전을 하며, 주변을 바라보니 제주도 시그니처 돌담길을 보니, 여행의 실감이 들었다.
비행기 소음, 북적거리는 인파, 층간소음에 시달렸던 각박한 서울에서 벗어나
여유있는 저녁을 보내고 있다는 것 자체가 힐링이라는 것을 인지하니,
이제 매 순간이 너무 소중해질 것 같았다.
무엇보다도 이 여행은 성령님과 동행하고 있는 여행이기에, 이젠 외로운 감정 대신 나에게 그분이 하시는
음성에 귀기울이고 들을 수 있는 영적인 여행이기도 했다. :)
-다음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