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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omi May 03. 2021

수십억 개의 별이 빛나는 그곳

SNS활동에 대한 고찰

sns 활동을 좋아했다. 은근슬쩍 나의 근황을 올리는데, 누군가가 그걸 알아주고 있다는 것에

묘한 쾌감을 느끼고, 내가 느끼는 기분들을 상대방이 알아주고 왠지 공유가 되고 있다는 생각에

sns를 많이 했다. 학창 시절에는 나의 순간적인 감상과 느낌을 일기장에 고스란히 적었다면,

대학생이 되면서부터는 싸이월드를 통해 사진첩에 나의 조금은 자랑해보고 싶은 일상의 모습을 공개 다이어리며

공개 사진첩에 올려두었다.


하루의 방문자 조회수로 나의 가치를 평가하게 되고, 나의 인기 지수를 수치로 가늠해보며 벅찬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그러나 채 4년이 지나지 않았던 거 같다. 꾸준히 sns 활동을 하기에는 어느 만큼 올려야 할지 가늠이 안되며, 또한 sns의 특성상 무작정 나의 이야기만을 원하는 이는 없다. 마치 어떤 관계에서건 일방적인 소통은 장시간을 가기 어렵듯이 sns도 그 논리가 적용되면 나 역시 내가 관심을 받은 만큼 다른 인맥에 그만큼의 반응 혹은 리액션을 보여야 간접 소통의 관계의 논리가 정립되는 것이기에.


그래서 몇 년 이상을 가지 못했다. 그렇지만 한 채널에서 소통하는 패턴은 다른 sns 플랫폼을 찾게 되면 마찬가지로

비슷한 활동 패턴을 보였다. 신기하게도 정말 나에겐 그게 들어맞았다. 물론 sns는 재밌다. 나의 허세 아닌 허세를 은근슬쩍 보일 수도 있고, 순간적으로 타인에게 나의 감정을 흘려보며 작은 흔적을 통해 위로받기도 하니 말이다.


왜 인간은 자신의 행복감, 만족감, 일상을 그냥 그대로 누리기보다 바로 공유하고자 할까? 함께 나누고 공유할 수 있음은 풍성함을 의미하고, 고립되지 않음을 의미하지만... 뒤늦게 알았다. 그런 애매한 소통방식과 나의 마음을 넌지시 알아봐 주면 좋겠다는 행동이 역으로 내가 상대방에게 해줘야 하는 일이기도 함을 말이다.


문뜩 할 일이 없거나, 빈둥거리게 되거나 뭘 해야 할지 모르는 순간에 아주 쉽고 간편하게 sns의 세계로 들어간다. 한 번의 클릭으로 펼쳐지는 여러 사람들의 일상 이야기... 그게 사람이 사는 이야기이며 소통의 방식이기도 한데, 한번에 열댓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일상 이야기와 사진들을 보며 무의식적으로 뇌는 여러 소식을 업데이트시킨다.


한때는 교류가 있었던 사람들이었다. 한때는 사소한 이야기도 자주 주고받던 이들이었다. 그런데 sns 세계에서 여러 소식이 한꺼번에 피드에 올라오게 되면 모든 글을 다 훑어보고  성격상 일일이 "좋아요"를 누르고, 반응을 보이며 또 간접적인 안부인사에 또 그만큼의 반응을 보인다.


일상이 피곤하고, 정신없고, 고립감이 들 때는 그 간접 인사가 너무 반갑고, 고맙고 나의 인간관계가 잘 정립되어 있다고 생각했지만 일상이 잔잔하고 고요하고 별다른 일이 없을 때는 sns로 소통하는 여러 사람들의 소식들이 오히려 이상하게 파장을 일으킨다. 그들의 소박하지만 행복한 일상들이 그렇지만 조금은 멋져 보이는 그들의 일상과 새로운 소식들이 오히려 평정을 찾았던 마음에 동요를 가져온다.


SnS 세상은 이전까지 인류가 겪어보지 않은 정말 엄청난 세상은 맞다. 대면하지 않아도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아도 간접적인 방법 비대면의 상태에서 공유와 소통을 가능케 하는 우주와도 같이 무궁무진한 곳은 맞다.

그렇지만 그 우주같이 넓은 그 SNS의 세계 속에 각자의 불빛을 비추고 있는 한 명 한 명의 이야기가 수십억 개의 빛나고 있는 그들의 세상 이야기가 왜 이렇게 정신산만 할까?


한동안 SNS를 쉬었다. 처음엔 핸드폰으로 할 일이 없었다. 그러나 이내, 나의 소박한 일상이 조용하게 지나가는 하루의 삶 속에 넓지 않더라도 깊게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존재를 만나게 된다. 괜한 감정 소모가 필요 없는 진짜 소통을 통해 전화통화 혹은 가까운 가족과 친구와 소통함 속에 소탈한 대화와 교류가 나를 더 안정되게 한다.


수십억 개의 별들이 빛나고 있는 SNS라는 우주 속에 오늘도 여러 사람들의 일상이, 행복이, 서러움이, 공감받고 싶은 마음이, 사랑이 빛난다.


#SNS관계

#일상생각

#소통방식

#소셜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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