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로서의 존재감마저 상실한 사람들을 그레이 리스트라고 한다 들었다.
요 며칠 곰곰이 생각해 본다. 작가. 작가로서의 존재감이 무엇일까. 더 나아가 내가 쓰고 싶은 글에 대해 생각해보고 있는 시간을 갖고 있기도 한다. 드문드문 떠오르는 생각을 짧게나마 하던 메모도 하지 않고 잠깐씩 읽던 책도 무작정 덮어 두었다가 요즘에야 다시 꺼내 들고 있다. 하지만 생각에 대한 정리는 안 되고 새로운 정의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 예전에 공모전에 내기 위해 단편 소설을 썼다. 초고를 마치고 나면 무어라 말할 수 없는 허무함이 온몸을 휘감고 돌았다. 그래도 나는 순수 문학을 쓰고 싶다는 다짐 아닌 다짐으로 글을 써왔다.
요즘에는 글. 그러니까 글이라는, 문자 그대로 문장이라던가 문단이라던가, 글 자체에 어떤 의미를 가지고 내가 글을 쓰고 싶어 하는 걸까. 아니면 쓰고 싶은 분야가 무엇일까. 이런 생각도 해보고 있다.
내 마음은 무엇을 바라보고 있을까. 떠오르는 게 없다. 초심일까. 나는 그레이 리스트가 되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내가 쓰고 싶은 글의 방향성이 바뀐 것일까. 내 마음은 내 것인데 그 물음을 하며 누구에게 답을 구하는지 모른다. 나도 모를 내 마음을 가지고 이러고저러고 하는 글을 써 내려가는 내 모습을 상상한다. 그 글은 어떤 글이 되는 것인가. 그것이야말로 그레이 리스트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든다.
나는 어떤 글을 쓰고 싶은 것일까.
그렇다고 대단하게 잘 쓰지도 못하는 내가, 부단히 써 내려가야만 하는 내가, 갑자기 왜 이런 생각이 드는 건지 나도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