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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현 May 01. 2017

울지 마.

우는 남자(2014)

*스포일러 있습니다.

                       

감독 이정범

출연 장동건 김민희 등등.


개봉 전부터 기대 만발이었던 '우는 남자'였다. 이정범 감독은 '우는 남자'에서 무엇을 말하려고 하였나?  어찌 됐건 이정범 감독은 전작인 '아저씨'를 뛰어넘기 위해 고군분투한 흔적이 영화 곳곳에 스며 있지만, 그 부담감은 고스란히 관객에게 전해지고 말았다.


엄마로부터 미국에 버려진 곤(장동건)은 암살조직의 킬러로 들개처럼 살아왔다. 그는 사람을 죽일 때 냉정하고

동정심 따위는 보이지 않는다. 그런 그가 어느 날 실수로 한국의 한 어린 소녀를 죽이게 되는데..

영화의 도입 부분은 나쁘지 않다. 킬러인 곤이 죽인 소녀는 자신의 유년 시절을 떠올리게 하고 미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온 곤은 한국 곳곳에서 자신이 한국 사람임을 느끼고 만다. 모경(김민희)의 근처를 서성이다 곤에게 남은 것이라곤 유년시절의 기억과 오버랩되는, 자신의 실수로 죽인 모경의 딸이 주는 흔적뿐이다. 영화는 지나 칠 정도로 친절하게 관객들에게 곤의 자의식을 설명해주는 장치를 늘어놓고는 곤의 입장을 대변해주고 있다.

  

여기서 이 영화의 스토리 중심은 누구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미국에서 킬러로 자란 곤이 자의식과 갈등하는  모습인가? 아니면 딸을 잃은 모경의 슬픔인가? 그 외에 돈으로 사람들을 좌지우지하려는 검은 세력들도 있다. 하지만 역시 '우는 남자'의 중심은 이정범 감독의 전작인 '아저씨'가 아닌가 한다. 영화를 보는 내내 '아저씨'가 이입되는 것은 '우는 남자'의 몰입을 방해하고 더 나아가 영화 흥행에 실패를 줬다고 보는 생각은 나만의 생각일까?


남자는 우는 게 아니라고 말하는 영화는 엔딩에서 엄마와 마지막 목욕을 한 목욕탕을 찾아간 곤의 서럽게 우는 장면이 나온다. 킬러인 곤이 아닌 엄마를 평생 증오하면서도 그리워한 곤의 모습을 말해주는 거 같다. 하지만 '우는 남자'를 설명하기엔 영화의 러닝타임은 다 끝나고 관객은 우는 남자의 액션에 지쳤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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