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made in usa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상현 Nov 08. 2017

시간이 뒤바뀐 날.

브라더스(2009).


*스포일러 있습니다.


감독 짐 쉐리단.

출연 토비 맥과이어, 제이크 질렌할, 나탈리 포트만 등등..


한 여자의 남편이고 두 딸을 둔 아빠이며 듬직한 아들이기도 했던 샘(토비 맥과이어)은 가족을 떠나 파병군으로 아프가니스탄 내전에 참전한다. 샘은 떠나기 전 아내에게 전해지지 않기를 바라며 편지를 남긴다.


어느 날, 남편과 아빠를 기다리는 가족에게 제복을 입은 군인 두 명이 찾아온다. 샘이 헬리콥터 추락사고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알리기 위해. 샘의 죽음은 그가 속한 가족, 아내와 두 딸의 생활을 바꾸어 놓는다. 샘의 아내 그레이스(나탈리 포트만)는 샘이 남겨놓은 편지를 차마 읽어보지 못하고 무기력해져만 간다. 


샘이 아프가니스탄 내전 파병 전 샘의 동생 토미(제이크 질렌할)가 감옥에서 출소한다. 가족들은 토미의 등장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하지만 토미는 사고로 죽은 형의 가족을 위해 헌신적인 노력을 보인다. 형의 아내를 위로하고 형의 두 딸들과 항상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어느새 토미는 샘의 빈자리를 조금씩 메워가고 다시 일상을 되찾기 시작한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샘의 존재에 대해 생각한 그 시간이 뒤바뀐 날이 발생했다.


샘은 전쟁영웅이 되어 살아서 돌아왔다. 살았지만, 그의 눈빛은 위태롭고 행동은 불안해졌다. 군인으로서 가지는 자부심과 나아가 한 인간이 가졌던 신념이 깨지고 말았던 것이다. 무엇을 지켜야 하는 전쟁이었을까. 샘은 총탄이 날아드는 땅으로 가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정말 두려워했던 것은 제일 사랑하는 가족들을 지키지 못할 자신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샘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마지막 장면이 생각난다. 샘은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할 비밀을 그레이스를 만나 털어놓는다. 샘을 껴안은 그레이스의 눈물이 한줄기 흘러내렸다.

매거진의 이전글 기억 속 사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