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씨는 지하철역과 바로 연결되고, 바로 앞 초대형 백화점과 가까운 데다가 IT 대기업들이 몰려 있는 상가를 매입했다. 1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A 씨가 투자한 상가는 어떻게 되었을까?
서울에 사는 50대 A 씨는 2022년 8월에 현대백화점 판교점 바로 앞에서 분양 중인 상가를 매입했다. 해당 상가는 신분당선과 경강선 판교역과 지하에서 바로 직통으로 연결되고, 전체 현대백화점 중 매출 1위인 판교점(영업면적 9만 2578㎡, 축구장 두 배 크기)이 바로 앞에 있다는 기대감을 내세웠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의 면적은 인근에 있는 AK백화점 분당점(3만 6478㎡)과 롯데백화점 분당점(3만㎡) 보다 각각 2.4배와 3배 크다. 지하 6층~지상 10층으로 구성됐으며 식품을 포함한 입점 브랜드 수는 총 900여 개로, 16개 현대백화점 점포 중 브랜드 수가 가장 많다. 또한 국내 굴지의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 NC소프트 등 40개 이상의 IT기업들이 입주한 상권이라 A 씨는 이보다 더 좋은 기회는 없다고 판단했다. A 씨는 서울에서 아파트 투자로 어느 정도 성과를 경험과 유튜브를 통해 공부해 온 만큼 나름 자신 있다고 생각되어 과감하게 투자하였다.
A 씨가 투자한 그 상가는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 아쉽게도 상가를 분양받은 지 1년이 되어가지만 전체 상가 중 90% 이상이 공실로 남아 있다. 상가 10개 중 9개가 비어 있다는 얘기다. 현대백화점을 찾는 유동인구와 주변의 배후를 둔 거주인구가 이 상가까지 넘어 올 이유가 없는 게 요인이었다. (그나마 1층의 4개 호실은 2023년 5월 스타벅스가 임차해 영업을 시작했다.) 상가 매입 후 임차인을 찾지 못한 A 씨는 대출이자와 매월 내야 하는 관리비 부담 때문에 결국 마이너스 통장으로 이를 충당하고 있다. 바로 앞에 초대형 백화점을 믿고 투자했는데 오히려 이 백화점이 주변 상권을 빨아들여서 실패한 빨대효과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빨대효과(Straw Effect)란 컵에 담긴 음료를 빨대로 빨아들이는 현상을 말한다. 수도권에 집중된 인구와 소비를 분산시키고자 다른 지역에 고속철도와 지하철을 개통하는 경우, 오히려 교통수단의 발달로 수도권 유입률이 더욱 높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교통수단의 발달은 수도권의 이동시간을 줄어들게 하여 다양한 문화와 소비 시장을 갖춘 수도권으로 쏠림현상이 더해져 지역 간 불균형이 심화되기도 한다. 또한 초대형 백화점이나 복합쇼핑몰이 들어서면서 주변 상권을 흡수하기도 하고, 앵커 테넌트가 있는 큰 상권이 주변의 작은 상권들을 빨아들이는 부작용을 통틀어 ‘빨대효과’라고 부른다.
상가는 임대수익을 기대하고 매입하지만 나중에 매도까지 미리 고려해 보고 투자해야 한다. 일정 기간이 지나서 상가를 팔고 싶을 때 매입가보다 시세가 낮게 형성되거나 팔기가 쉽지 않다면 실패한 것이다. 상가 투자자는 이처럼 주변에 있는 상권을 빨아들이는 ‘빨대효과’를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