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인구가 많으면 좋은 상가일까?
유동인구가 많으면 임차인의 매출이 좋아질 테니까 임대료도 더 높게 올려 받을 수 있을까?
분당에 사는 A 씨는 임대수익은 무조건 유동인구에 비례한다고 믿었다. 왜냐하면 상가 앞을 지나다니는 유동인구가 많아야 상가의 방문율이 올라가고 이는 상가의 가치를 올려준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A 씨는 고민 끝에 분당 정자역 근처에 매물로 나온 상가를 매입했다. 이 상가는 지하철역 앞 대로변에 위치하고 출퇴근 시간대 유동인구가 워낙 많았기 때문에 임차인의 매출도 좋을 것이라 판단했다. 그러나 상가를 매입하고 약 1년이 지나 임차인과의 임대차 계약이 종료되는 시점에 A 씨는 임차인으로부터 임대료를 3~5% 정도 올려 받을 생각이었으나 임차인은 어떠한 재계약조건도 제시하지 않고 단호하게 계약 만기일에 상가를 나와버렸다.
금방 임차인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A 씨는 선뜻 현재 임대료에 들어오려는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결국 800만 원이었던 임대료를 500만 원에 싸게 내놓아 간신히 임차인을 구하여 계약을 마칠 수 있었다. 당초 상가를 매입할 당시 생각한 투자대비 임대수익률은 현저하게 떨어졌고 A 씨는 현 임대차계약 상태로 나중에 상가를 매각할 생각만 하면 머리가 지끈거린다고 호소한다.
상가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유동인구에 현혹되는 것이다. 유동인구 숫자만 보고 소비인구를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상가 앞을 지나다니는 유동인구가 소비를 목적으로 하는 인구가 아니라 흐르는 동선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투자자는 유동인구가 많기 때문에 좋은 상가라고 느끼기 때문이다. 따라서 흐르는 동선상의 유동인구는 상가 투자 시 모두 솎아내야 한다.
구매력이 있는 소비인구는 단순한 유동인구와 반드시 구분해야 한다. 출퇴근이나 환승 목적이 강한 대로변 지하철역과 버스 정류장에 위치한 상가는 유동인구 대비 소비인구가 그리 많지 않다. 상가 투자에서 중요한 점은 배후상권에 있는 소비인구를 따져봐야 하는 것이다. 상가가 지하철역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면 역세권과 그 배후를 갖고 있는 직장인들이 몰려 있는 오피스 상권을 복합적으로 끼고 있어야 평일 낮과 밤에 매출이 안정적이다. 또는 역세권과 주거상권이 함께 붙어 있는 경우는 주중과 주말 매출이 안정적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왕복 8차선 대로변보다 오히려 안정적인 소비수요 동선이 있는 이면도로 상가가 투자하기에 더 나을 수도 있다.
또한 유동인구와 소비인구를 조사함에 있어 횡단보도와의 거리, 통행인의 유속, 진입하는 차량의 속도부터 주차되어 있는 차량의 주차대수까지 파악해야 한다. 배후시설의 흡인력과 소비인구의 구매형태와 피크 시간대, 외부에서 들어오는 인구의 유출입동선 등도 함께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