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oscos Nov 06. 2020

극소소 다이어트, 조금 가벼운 한 끼

곤약면으로 맛있고 푸짐하게 먹기 by. 신발끈

맛있는 건 좋고, 배고픈 건 싫다. 그래서 난 오늘도 아주 소소한 극소소 다이어트를 한다. 이번엔 곤약면을 사봤다. 우연히 광고를 봤는데, 칼로리도 낮고 마라탕에 짜장에 별의별 맛이 다 있길래 호기심에 여섯 가지 맛이 한 개씩 들은 세트로 구매를 했다. 여섯 가지 맛은 사천 마라샹궈, 매운 까르보나라, 사천 짜장, 마라탕, 불닭비빔, 쌀국수였다. 예전에 먹어본 곤약면들은 다 곤약 냉면 같은 차가운 메뉴들이었는데, 이건 따뜻한 음식이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곤약은 허전할 것 같다. 그래서 냉장고에 있는 몇 가지 재료들을 더해 조금 더 풍성하게 만들어 봤다.




곤약 마라샹궈



▷구성: 칼집 곤약면, 마라샹궈 소스

▷추가 재료: 숙주, 양배추, 팽이버섯, 쥬키니

▷한줄평: 가벼운 술안주가 필요하다면 마라탕이 최고, 마라샹궈는 맵찔이 접근금지


구성은 심플하게 면 그리고 소스가 전부다. 면에 소스를 넣고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끝이지만, 마라탕이나 마라샹궈는 건더기가 듬뿍 들어가야 맛있으니까 냉장고의 채소들을 고루고루 꺼냈다. 사실 같은 재료로 마라탕을 먼저 해 먹었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사진을 찍고 리뷰를 써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마라탕은 냄비에 모든 재료를 다 때려 넣고 끓이면 되는데, 국물도 마라탕답게 꽤나 자극적이면서 면은 중국 당면처럼 넓적하니 칼집이 들어가 식감도 좋았다. 저녁으로도 좋지만 소주나 맥주와 함께 가벼운 안주가 필요할 때 먹어도 좋을 것 같은 메뉴였다. 한 가지 안 좋은 점은 나트륨 폭탄이라는 거다. 원래 마라 들어간 음식이 짜긴 하지만, 맛있어서 국물을 홀짝홀짝 다 먹고 잤더니 다음날 아침 엄청나게 부었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전날 먹은 곤약 마라탕 용기를 살펴봤더니 세상에나 나트륨이 1일 권장량의 108%였다. 국물이 짠 편이니, 먹게 된다면  소스를 반절만 넣어서 먹는 게 좋을 것 같다.


다행히도 마라샹궈는 나트륨이 18%다. 마라탕이 워낙 맛있어서 마라샹궈도 기대를 가지고 만들었다. 한 번에 다 넣고 끓이기만 했던 마라탕과 달리 마라샹궈는 채소를 먼저 볶아주고 면과 소스를 넣어 섞는 정성을 더했다. 한껏 기대를 가지고 한입 딱 먹었는데, 이건 맵찔이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었다. 혀에 불이 나서 맛을 제대로 느낄 수가 없었다. 식혀서 먹어도 매운맛에 먹기가 힘들어서 겨우겨우 절반 정도 먹었던 것 같다. 마라샹궈가 이 정도라니 불닭 맛은 뜯어볼 엄두도 안 난다.




곤약 사천짜장



▷구성: 칼집 곤약면, 사천짜장 소스

▷추가 재료: 닭가슴살 큐브, 삶은 계란

▷한줄평: 66칼로리로 즐기는 길티프리 단짠의 맛


짜장엔 역시나 계란이 어울릴 것 같아서 삶은 계란을 하나 더해줬다. 그리고 또 혹시나 양이 적지는 않을까 걱정돼서 단백질 보충 겸 냉동실의 닭가슴살 큐브도 한 봉지 꺼냈는데 좋은 선택이었다. 면만 먹으면 맛도 양도 조금 아쉬울 것 같다. 조리는 전자레인지로만 해서 편하고 설거지도 안 생겨서 좋았다. 전자레인지에 돌릴 때부터 냄새가 장난이 아니었는데, 달콤 짭짤에 살짝 매콤함까지 더해진 완전 맛있는 짜장이었다. 면에 칼집까지 있으니까 소스가 더 잘 벤 것 같았다. 겨우 66칼로리로 먹을 수 있는 이런 자극적인 맛이라니 너무 좋다. 또 사야겠다.




곤약 쌀국수



▷구성: 칼집 곤약면, 쌀국수 소스, 숙주 블럭

▷추가 재료: 닭가슴살 큐브, 삶은 계란, 숙주

▷한줄평: 제법 깊은 국물 맛, 숙주 추가 필수


이것도 역시나 시키는 대로 다 넣고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된다. 쌀국수엔 숙주가 빠지면 안 되니까 숙주를 듬뿍 추가해서 넣었다. 숙주 블럭이 들어있어 없는 것보단 낫겠지만 양이 정말 귀여워서 마트에서 사다 잔뜩 넣고 먹으면 좋다. 고기도 한 점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냉동실에 있던 닭가슴살 스테이크 잘라서 올렸다. 그리고 이 날 따라 배가 많이 고파서 삶은 계란도 올렸다. 다 넣었더니, 국물이 표면장력을 자랑한다. 아무리 극소소 다이어트라지만 너무 욕심이 많아 보여서 조금 부끄러웠다. 국물을 쏟지 않게 조심조심 먹었는데, 맛이 제법 깊다. 뜨끈하니 국물 한 사발 하니 푸짐하니 좋았다. 솔직히 면은 탄수화물의 푸근한 맛이 없어서 하얀 면이 조금 그립긴 했지만, 집에서 먹으니 숙주를 아주 잔뜩 먹을 수 있어서 맛있는 한 끼였다. 냉장보관이 아니라 실온 보관이라, 냉장고 자리 걱정 없이 쟁여 놓기도 좋다.




세상이 참 좋아졌다. 이렇게 한주 동안 나름 가벼운 저녁을 먹었더니 몸이 살짝 가벼워졌다. 여러 가지 맛이라 한 개씩 먹어보는 재미로 먹었더니, 맛있고 힘들지 않은 다이어트였다. 안타깝게도 그 후 일주일은 약속을 핑계로 신나게 먹어버려서 다시 조금 쪄버리긴 했지만, 그래도 계속 찌지 않고 쪘다 빠졌다를 반복하는 게 극소소 다이어터의 기본자세이자 최소한의 양심이다. 다음 주는 다시 조금 뺄 차례이니 또 새로운 메뉴를 찾아서 다음 주에도 맛있게 다이어트를 해야겠다:)





코스코스는 매주 금요일 찾아옵니다.

NEXT: 독버섯

작가의 이전글 스페인어 공부를 마음먹은 이유 part.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