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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엉 Oct 07. 2022

무릎을 치게한 기사를 봤다.

갑 빼고 '을' , '병' , '정' 다 해본 짬밥

취업. 이직 이야기 하다가 "MZ 세대의 경제적 격차"에 대한 글이 독자들은 생경할 수도 있겠다. 나는 2016년에 대학을 졸업했는데, 그 당시에도 청년 취업이 문제였고, 지금도 청년 취업이 사회 문제이고 어렵다. 어려운 걸까? 아니면 청년인 우리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갈 만한 회사가 없는 걸까? 나는 전자, 후자 모두가 복합적으로 적용하지 않나? 생각한다. 취업이 어렵기도 하고, 청년인 우리가 이상적으로 생각했을 때 딱히 가고 싶은 회사 또는 일하고 싶은 회사가 특별히 없다. (물론 몇 몇의 유명 유튜버들 처럼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어린 나이에 몇 억대 매출을 기록하는 부자가 되는 MZ들도 있다. - 이 분들은 개인의 역량이 중요하고, 퍼스널 브랜딩을 통해 브래더가 되어야 한다고 외치는 현 사회에 적절히 승기를 잡은 사람들 아닐까? 언제나, 어떤 산업군이든 예외 상황은 존재한다.)


할 일 없이 페이스북을 피드를 보다가, "딱 이거다!"하며 무릎을 치게한 인터넷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기사의 제목은 OECD가 본 한국 '노인과 청년이 힘든 나라'였다. oecd국제 검토부 부국장 빈센트 코앤의 주장이 눈길을 사로 잡았다. "한국은 대기업과 중소/중견 기업의 임금 및 복지의 격차가 매우 큰 노동환경 이기 때문에, 다수의 한국 청년들이 수년에 걸친 시간과 노력을 들여 대학 졸업을 유예하고, 취업 준비를 위한 스펙 쌓기에 매진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는 주장이었다. 


갑 제외 (을),(병),(정) 다 경험해 본 나로써는, 부인 할 수 없는 현실이다. 대한민국 10명 중 10명이 알고 있는 대기업 관계사 중 하나일 뿐인 회사에 다니는 것 뿐, 내가 하는 일은 극적으로 다르지 않다. 하는 일은 똑같다. 다만, 임금과 복지를 토대로 대우가 달라졌고, 내가 도출해 내는 결과물이 이전 직장에서는 그저 그런 결과물 이었다면, 현재 직장인 이곳에서는 전문가의 손을 거친 어떤 결과물이 된다. 아직도 기억 난다. 내가 진행한 프로젝트의 1차 결과물이 공개 됐을 때, 종 종 걸음으로 달려와! "역시 전문가의 손을 거쳐서 결과 자체가 다르다며, 흡족하게 말했던 임원님의 모습이..." 생경하다. 그에 대한 나의 대답 


에여... 제가 뭘요! 그냥 개인기입니다.





위치(location)만 바뀌었을 뿐인데...


올해 딱 만 30세 살벌한 서울에서 만 6년 일하면서, 이제야... "내 생에 첫 주택 마련"을 고민하고, "현금 1억 모으기" 등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됐다. 그 동안의 시간은 뭐였을까? 역량을 강화하고, 업무 역량과 경험에 준하는 급여를 받기 위한 준비 과정이었다.고! 정의해도, 내게는 너무 척박하고 고단했던 시간이었다. 현재 직장의 연봉이 높은 곳은 결코 아니다. 다만, 아쉬운 환경에서 내부 구성원이 성장할 수 있도록 견인하고, 소정의 성과금과 기하급수적인 연봉 인상은 아니지만, 소소한 연봉 인상 체계를 갖춘 곳일 뿐이다. 노동법에 명시된 당연함이 실현화 되는게 이렇게 힘들다. 


부디, 당장 입에 풀칠하기도 힘든데, ... 덥석 아무 직장이나 들어가야? 하는 압박을 받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조금 돌아가더라도 안정적이고, 건실하며 최소한 상승세에 있는 회사에 입사라고 말해주고 싶다. 하락세에 있는 기업에서 일하면 몸도 마음도 쉽게 병든다. 모든 사람은 각자가 속한 사회 구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렇다면, 구조를 이용하는 영리함이 필요하지 않을까?



(을), (병), (정)의 굳은 살


갑의 자리에 근처에도 가지 못 했고, (을),(병),(정)의 입장에서 주로 일하다 보니, 알게 모르게 굳은 살이 많이 박혔다.(내가 원하지 않은 굳은 살. 그래서 더 씁쓸하다.) 


요즘 나 보다 조금 어린? 2살 아래 친구가 자꾸 나를 따라다니면서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들여다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게 바로 (을)의 짬밥인데, (그녀에게 조심하라고 말해주고 싶지만 , 말해서 뭐하리... ^^) 상급자도 아닌 같은 팀 팀원이 며칠 전 아침 댓바람 부터 무슨 일 하고 있냐고? 물었다. 그리곤, 내 자리 주변을 배회하며,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내 노트북을 연신 노려 본다. 그녀의 행동이 이해할 수는 없으나, 디자이너가 부재한 사업부에 디자인 내재화를 위해 타 부서에서 부서 이동하여 일하고 있는 내가 퍽이나 경계의 대상인 것 같다. 


그녀의 행동에 원인을 짐작해 보면 얼추 해석은 된다. 부서 이동 직 후, 내가 담당한 프로젝트가 마무리 되었고, 그 결과 중 하나가 '디자인 가이드'였는데, 이 결과물을 가지고 앞으로 실무를 해야 하는 친구가 지금 내 업무를 따라다니면서 감시? 하는 장본인이다. 기존에 사용하고 있었던 디자인 가이드 보다 완성도와 복잡도가 높아지면서, 실제 작업을 진행한 원작자인 나 조차 실무 적용 후 관리 이슈가 대단히 발생할 것! 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본의 아니게 내가 그녀의 눈에 가시가 된 것이다. 내 경험에 묘사된 그녀 같은 유형의 다음 행동은 멀리 가지 않는다. 공공연하게 뒤에서 내 이야기를 할 것이고, 디자인 업무가 필요 없는 이 부서에서 디자이너를 영입한 팀장들의 의사결정을 이해 할 수 없고, 고인물들이 문제라고 비난할 것이며...(물론, 팀장들은 더 큰 그림을 보고 움직이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가까운 미래 먹거리를 고려하여 나를 영입했으리라...) 디자인 업무 하러 왔다는 저 사람은 특별히 일을 많이 하지 않는 것 같다.라고 생방송을 친히 하고 다닐 것이다. 


갑, 제외 (을),(병),(정) 모두를 경험해 보면, 사는게 괴롭고, 일이 고통스럽다. 이 길에 실오라기 같은 인센티브가 있다면 눈에 보이지 않는 지정학적 구조를 읽어내는 눈이 깊어지고 넓어진다. 단지 그 뿐. 


ps. 업무 감시하는 "두 살 아래" 그녀를 어떻게 할꺼냐고? 

내가 하는 일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호의적인 사람들을 내편으로 만들면 된다. 내편이 된 사람들 속에 나의 직속 상사나 나를 감시하는 그녀의 직속 상사가 포함되면 더욱 좋다. 회사지만, 정치적이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내 무릎을 탁 치게한 인터넷 기사!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563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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