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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엉 Oct 23. 2022

내 생애 첫 임원 면접

가장 기억에 남았던 면접을 회고함(1)

몇 주전 내가 발행한 "글로 쓰는 예고편"을 다시 읽으니, "내가 경험한 면접 중 인상적이었던 면접을 회고하는 글을 써야 할 차례임을 알아차렸다." 나는 연차가 쌓임에 따라, 회사 규모를 조금씩 키워나갔다. 의도한 것은 아니고 이전 직장의 경험에 대비해서,... 더 괜찮은 환경과 대우 그리고 조건은 타진하고, 의사결정을 했기 때문에 그러한 것 아닐까? 1인 기업(프리랜서)부터 100명, 1000명... 창립 1년 차 기업부터,... 100년 기업까지 조금 폭넓게 경험하고 싶은 욕심도 있었기에, 하지만, 요즘 MZ세대들이 보기에 다소? 돌아가는 뜻한 노선을 선택하는 것처럼 보일 지도 모르겠다.


내가 경험했던, 회사들

테이블에 세명 앉아서 시작하는 스타트업(리얼 쌩 스타트업), 혼자 모든 것을 책임지고 일하는 프리랜서(당시 월 단위로 최소 200만 원에서 400만 원 사이를 벌었다.) 1~2억 정도 매출을 근근이 내는 농업회사법인이었던 가족 경영체, 최소 300만 원에서 최대 10억 규모의 사업을 근근이 유치하는 사회적 기업 (300만 원 사업은 도대체 뭐냐고? 궁금해하는 독자들도 있을 것 같다. 사회적 가치를 중시 여기면 당장 내일 회사가 문을 닫을 것 같고, 배가 고파도, 300만 원 사업을 수주하는 기업도 있다. 아니, 있더라. "내 머리로는 도대체 이해가 안 가는 경영 방식이라 그저 "있더라" 정도의 표현을 쓴다. 쓴웃음!)


3인 쌩 스타트업, 프리랜서, 농업회사법인(매출 1~2억),
300만 원 사업도 마다하지 않는 사회적 기업


위에 나열한 것처럼 워낙 작은 기업에서 업을 쌓다 보니 임원 면접에 임할 이유도 없었고, 지금까지 내가 경험한 회사에는 임원이라는 직함 자체가 없었다. 하지만,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의 규모가 500명에 육박하다 보니, 자동적으로 임원 면접이라는 제도가 있었고, 그렇게 나는 내 인생에서 처음 임원 면접을 경험하게 됐다. 


현 회사의 임원 면접을 준비할 때 즈음, 이미 6~7회의 면접을 경험한 터라 앞선 글에서 내가 언급한 "나 자신의 정체성이 담긴 면접 스크립트"를 거의 외우고 있는 상태였고, 당시 취업 코칭을 해주고 있었던 지인과 면접 전날 카페에서 만나서 작전을 잤다. (007 같은 첩보 영화 찍는 것도 아닌데,... 작전이라니,) (참고 : 이제부터 무료로 취업 코칭을 해준 지인을 코치로 표현하겠다.)



코치님과 나의 작전 회의 대화록(카페에서)


나 : 코치님, 참... 이렇게까지,... 여기까지 오게 되네요! 사람 인생 참 알 수가 없어요. 덜컥 500명 기업에 외국계라니, 영어 못하는 제게 도대체 무슨 일이 펼쳐지는 걸까요? 앞으로. 


코치님 : 그러게요. 샤아 님... (필자의 영어 이름은 샤샤이지만, 절친들은 종종 나를 샤아라고 부른다. 샤아는 오래된 지인들이 나를 부르는 다른 형태의 애칭이다.)


나 : 코치님, 그런데,... 보통 기업에서 1차 면접에 실무자 또는 팀장이 주관하고, 2차 면접은 임원이 참석하잖아요. 제가 궁금한 건, 팀장 등의 실무자가 진행하는 면접과 임원 면접의 차이예요! 어떤 차이가 있어요?


코치님 : 흠. 실무자 면접은 주로 지원자의 업무 역량을 확인하려고 노력해요. 지원자의 특성이 우리 팀 또는 회사와 맞는지? 소위 말해 컬처 핏! 을 중점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죠. 하지만 임원 면접은 조금 달라요. 최소 15년 ~ 20년 그 이상을 경험한 임원이 주관하는 면접이기에, 실무적인 역량 확인보다 지원자의 인성,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 등 등을 주로 보시죠. 왜 그런 것 있잖아요! 몇 가지 질문으로 개개인을 간파하는 통찰력 그런 통찰력으로 지원자의 심사가 이루어지는 거죠. 


나 : 하, 쫄깃하네요.... 하지만, 전 나무보다 숲을 보는 게 편한 사람이라,... 오히려 임원 면접이 편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제 자신을 보여드리면... 되지 않을까요? 어차피... 20년 경험치 앞에서 거짓말도 통하지 않을 테니까요! 


코치님 : 흠, 맞아요. 우린 임원님 앞에서 간파당하겠지요... (May be) 하지만 샤아는 지금까지 대표님들 바로 아래에서 일한 경험이 많기 때문에, 말씀하신 것처럼... 임원 면접이 더 쉬울 수도 있겠어요!


코치님 : 샤아... 저는 샤아! 가 500명 이상의 규모의 이 회사를 경험해 봤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샤아가 어디까지 나아가게 될지? 모르지만,... 살아가면서 한 번은 경험해볼 가치가 있는 경영체 같아요! 인사팀, 회계팀이.... 고등학교 행정부서 느낌으로 있겠죠. 상상만 해도 허허.입니다! 흠 


그리고, 나는 그 길로 집으로 곧장 달려가 내가 써두었던, 면접 스크립트를 다시 꺼내어 여러 번 수정했고, 영어로 말할 목적인 짧은 영문 자기소개 스크립트를 작성했다. 그리곤, 솔직히, 정말 궁금한 것들은 1차 면접에서 확인하고 가셨을 것이고,... 내가 준비한 이 스크립트들이 임원님의 통찰력을 넘을 수 있긴 한 걸까? 하는 의구심과 함께. 임원 면접의 결과는 냥 하늘에 맡겨두기로, 생각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나 : 저 내일 온라인으로 임원 면접을 치르는데요!... 역시, 배경이 깔끔하게 나올 수 있도록... 책상 위치를 바꾸어야겠죠!? 


코치님 : 저도 왜 인지는? 알 수 없지만, 배경이 깔끔한 것을 선호한다고 해요... 감점 요인으로 보는 면접관 분들도 있기도 하고요!! 깔끔한 배경이 나오도록!! 샤~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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