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척 해도, 그녀 또한 안 괜찮겠지?
안녕하세요. 구독자 여러분! 흐린 일요일 아침입니다. 이전 직장에서 '최악의 빌런' 동네 '강아지 세끼' 만도 못한 부대표님과 일하면서, 드디어 내 인생에서 '직장 빌런'의 대서사시는 없다. 그렇게 기대했던 저였습니다.
하지만, 또 그렇지 않아야 하는 것이죠. 그래야, 하는 것이겠죠. 인생이란?
2월 1일자로 새로 오신 저의 팀장님은 현재 회사만 10년 다닌 잔뼈가 굵은 사람입니다. 이에 반해, 저는 프리랜서로 일했던 시절도 있었고, 고용보험에 공식적으로 등록된 회사만 3개 정도 됩니다. 그렇습니다. 저와 팀장님은 기본적으로 완전히 다른 사람인 것이죠. 전 기본적으로 한 직장에서 장기근속한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너무 냉정한가요?
제가 한 직장에서 장기근속한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첫 째. 친밀함을 형성하고, 신뢰를 주고 받는 적응기간에 조심성이 정말 없습니다. 보통, 이직이든 전직이든 새로운 환경에서 생판 모르는 '남'의 집 자식들(사람들)과 일이라는 것을 할 때에는, 최소 3개월에서 최대 6개월 즉, 조직 적응기간에는 스스로의 특성, 그리고 성격 등 등을 많이 노출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서로 처음 만난 사이이고, 동종업계, 동일 직군으로 이직 했다고 해도, 회사마다 업무 환경과 요구되는 역량이 다르니까요! 하지만, 한 직장에서 오직 하나의 물결만 경험한 사람은 적응기간에 기본적인 조심성이 없습니다. 조심성이 없으니, 자연스레 (1)다른 팀원이 있는 자리에서, 팀웍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피드백을 해버리는 등의 신뢰에 대단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실언을 하게되는 것입니다. '같은 회사에서 조직 이동을 했다면, 그것 또한 이직과 동일한 것이라고 봐야 함'이 저의 생각입니다. 입사 후 한 직장에서 10년 이상을 장기 근속한 사람이 '아 내가, 같은 직장에서 조직을 이동했으니, 이직한 것과 다름 없겠구나!' 이런 감이 있겠습니까?'
둘 째. 늘 그래왔던 것 처럼 매시, 매분, 매초 판단합니다. 이직, 전직, 조직이동 그 무엇이든 간에 다른 환경입니다. 환경이 다르다는 것은 이전 팀, 그룹, 조직에서 가졌던 관점, 가치판단 그 모든 것에 대한 약간의 수정과 괘도 변경을 요구합니다. 그런데, 10년 이상 같은 회사만 다녔다면? 이런 감이 축척될 시간적 여유는 있었을까요? 바뀐 조직에서 업무의 전후를 따져보지 않고, 이전 조직의 관점과 잣대로 직원의 업무를 평가하면? 어떻게 될까요? 팀원은 조용히 퇴근하여 퇴사나 이직을 고려하고 있을 겁니다. 아마도.
셋 째. 조직에 대한 쓸데없는 자부심이 많습니다. 아무것도 없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조직과 회사가 어떻게 성장했는지? 몸 소 경험했기에, 당연히 애사심과 자부심도 높습니다. 말단 사원에서 팀장까지 승진이라는 것을 통해 회사가 나의 역량과 능력을 인정하여 그에 걸 맞는 자리를 줬는데, 당연하겠지요. 하지만, 이런 자부심은 쓸데 없습니다. 당장의 업무 피드백이 아마추어 같고, 지금의 의사결정이 쥐뿔. '또 시작이네!, 히스테리인건가? 아니면, ... 하... 상황파악 좀 하고, 훈수두라고! ... 미친' 수준인데, 그놈의 회사에 대한 애사심과 자부심이 무슨 종류의 밥을 먹여줄까요?
10년 다닌 회사, 그리고 조직에서 인사이동하여 첫 팀장 생활을 시작하게된 저의 팀장님. 그녀 역시, 하루 하루가 진짜 미칠 것 같을 겁니다. 괜찮은 척 해도, 절대 괜찮지 않겠죠! '점심 시간 마다...' 다른 부서 팀장들 그리고 본인이 이 회사에서 알고 지낸 사람들에게, 신규 발령된 조직에 대해,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의 특징에 대해, 수소문하고 다니기에 바쁠 겁니다. (다 보여요. 팀장님. 여기저기 다니면서 저에 대해서 캐고 다니지 마세요. 그 왜곡된 소리를 왜 귀담아 듣고 또 의사결정과 판단은 왜 합니까? 매우 기분 나쁘고, 무례해 보여요!)
고인물. 팀장님과의 동거에 대한 앞으로 저의 계획은...
전 다음주 부터 저의 행동, 태도 그 모든 것에 대한 방향을 대 전환할 계획입니다. 반격까지는 아니구요.^^ 표정, 행동의 폭을 줄이고, 그녀에게 전달 되는 정보들을 점차 줄여나갈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이전 조직의 시각으로 서프르게 설 익은 판단을 해버리는 여지 자체를 주지 않을 계획입니다.
다른 팀원이 있는 앞에서 핵심적인 피드백을 하는 그 행위는 면담을 통해 저지 시키려고 합니다. "그날 당신이 나에게 준 피드백이 필요한 피드백이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다른 팀원이 있는 자리에서 피드백을 해준 덕분에, 앞으로 함께 업무를 하게 될 그 팀원에게 나와 일하게 되면 발생할 수 있는 어려움을 각인시킨 기분이었다." 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입니다.
필자의 회사는 500인 규모의 외국계 유한회사입니다. 가끔 현업에서 이런 경우와 대우, 그리고 상황에 직면하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도대체, 팀장 이상이 되면, 리더 교육을 꾀나 시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뭘 배우고 오시는 걸까? ... 라는.
도대체 뭐 배우고 나오시는 겁니까?
처음 팀장 생활을 시작한 분들께.
회사 마다 다르지만, 팀장과 팀원의 나이 차이가 ... 그리 많지 않을 겁니다. 보통 5년~7년 정도일 겁니다. 세대차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팀원이 모를꺼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다 알면서, 저 처럼 상황을 분석하고, 다음에 어떻게 대응할 지? 전략을 짜고 있는 팀원도 있습니다. 모르는게 아니라, 모르는 척 하는 겁니다. 팀원이 '네, 팀장님 말이 맞습니다. 라는 저자세로 나오면, 이 친구 아무것도 모르는 구나, 하고... 설익은 판단은 자제하세요.
다른 팀원, 다른 사람들이 있는 자리에서 피드백을 서슴없이 하는 직장 상사에게 배려따위 바라지도 않는데요. "그렇다고, 다 안다고 생각..은 하지 마시길"
새로운 팀장님과 함께 일하게 된 분들께.
한국 사회에서 팀장이란 보통 30대 중 후반에서 40대 초반일 겁니다. 적어도 직장생활 10년 이상 하신 분들이겠지요. 가정도 있으셔서, 책임져야 할 것이 많을 겁니다. 반대로 회사에서는 암묵적으로 '내가 이 회사에서 언제까지 일할 수 있겠다.' 내지는 '몇 살까지 일할 수 있겠다.'라는 암묵적인 시안부 선고를 받은 분들이 많을 겁니다. 기본적으로 애매하게 5년 ~ 6년의 경력을 쌓은 저와 다른 세계 사람일 수 밖에 없습니다. 여러분 옆에서 일하는 팀장님. 기본적으로 조직에서 생존과 승진을 위해 알게 모르게, 주변 팀원들을 많이 희생시키면서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오셨을 겁니다.
부디 팀장님과 함께 일하는 팀원이라면, 주변 팀장님들... 너무 믿지 마세요! 적절한 거리를 두시길 바랍니다. 회사에서 팀장이어도, 밖에 나가면 생존을 위해 버티고 있는 동네 '아저씨', '아줌마', '누구 남편' , '누구 아내', '누군가의 엄마' 또 '누군가의 아빠' 들입니다.
생존이 걸린 자리기 때문에, 때가 되면 앞뒤 가리지 않고 언제든 팀원 하나 정도는 그냥 날려 버릴 수 있는 분들입니다. 그러니 팀장 너무 믿지마시길. '당장에, 자리가 위태하면 옆에 팀원 챙길 정도로, 넓은 아량 가지고 있는 팀장 몇 없습니다.'
아참. 저의 팀장님은 본인이 팀장으로 온 것에 대해 전혀 반기는 기색없는 저의 태도에 약간의 불편한 감정을 가지고 계시는데요. 전 그녀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저와 노동계약서를 쓴 회사가 팀장님과 함께 일해보라고, 하는데, 제가 왜? 팀장님을 반겨야 합니까! 회사가 친목도모하는 곳은 아니지? 않나요?
협력적으로 일하면서, 회사에서 원하는 결과를 도출하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