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리. 박연진처럼 악인이 되면 되나?
안녕하세요. 여러분. 토요일 하루 마무리 잘하고 계시나요? 3월을 마무리하고, 4월을 시작하는 것에 대한 기념으로, [하루 한편 퇴사 에세이]를 발행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오늘 참 바쁜 나날을 보냈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상담이라는 것을 받았고, 안구건조증 치료를 위해 안과를 방문했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눈썹 문신?이라는 것을 해보았는데요....
어딜 가든 저는, 제게 소리 지르고, 무례한 팀장과 팀원을 참 많이 만났습니다. 보통 저를 바보취급하는 부류들이 많았죠. 지방대 출신이고, 지금까지 몸 담았던 회사들이 모두 듣보잡 스타트업이나 영세한 중소기업이었습니다. 이러한 저의 배경을 보고, 무시와 괄시 참 많이 받았습니다.
첫 회사 대표님은 제게. "너는 지방대라서 안돼!"라는 말을 서슴없이 하시는 분이었고, 현재 저의 팀장님은 저의 과거까지 공공연하게 팀원들한테 공유하면서, "작은 회사만 다녀서 어디서 일을 제대로 못 배워서 그렇다고, 팀 회식자리에서 공표해 주셨습니다." (뭐 이분, 팀장들끼리 저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키득 거리시는 분이기도 합니다.) "대단들 하세요!" 한국이 총기 허용 국가였다면, 아마... 전 이분의 머리에 총구멍 겨냥했을 겁니다.
지난주, "회사 생활이 꾸질할 때는 사주팔자를 봐요!"라는 글을 발행했었습니다. 당시 중년의 여사님이 제 사주를 봐주셨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설루션은!!!
"자기, 눈썹부터 정리해! 눈썹은 얼굴의 지붕이야! 지금... 잘 보면 자기 눈썹이 조금 처져 있어... 눈이랑 일직선이면 가장 좋은데... 알겠지!!"
신빙성 없지만, 정말 오컬트 같고,... 미신 같지만, 악에 바친 것 같습니다. 네에! 저는 악에 바쳤습니다. 어딜 가든 나를 업신여기고, 무시하고, 괄시하고, 거기에다 모자라 소리 지르는 팀원까지? 진심. 개판 오 분 직전인... 이 상황에 대해! 반격하고 싶었습니다. 반격을 넘어 아주 조저 주고 싶었습니다. 네에, 그럴 겁니다. 아주 다....
조심스럽게, 각종 포털 사이트와 sns에서 눈썹 왁싱, 눈썹 정리.... 등 등을 찾아보았고,... 눈썹 문신이라는 것이 있..었으나, , 솔직히... 엄두가 나지 않더군요! 집에서 비교적 가깝고, 전문가가 운영하고 있는 뜻한, 그런 왁싱 샵을 예약했습니다.
왁싱 샵 언니의 설루션>
왁싱 샵 언니 :
"고객님. 눈썹이 조금 처져 있는 편이에요. 눈썹은 보통 얼굴의 지붕이에요. 눈썹이 처져서 인상이 흐려 보이고, 사람에 따라서, 우울해 보인다고 생각할 수 있고요! 눈과 눈썹 사이가 가까워서 조금 답답해 보일 수 있어요. 좋게 말하면 순수한 거고, 조금 나쁘게 말하면 어리숙해 보일 수 있는 인생이에요! 저는 왁싱 보다... 눈썹 문신을 추천드려요!
왁싱 샵, 언니의 말에. 저는 저의 고민을 살며시 공유했습니다. 어딜 가든, 저에게 소리 지르고 무시하는 사람이 참 많고, 최근에 사주를 보게 됐는데, 눈썹 정리하라는 말을 들어서, 오게 되었다고... 그래서, 앉은 자리에서 저는 눈썹 문신을 하기로 결정 해버렸습니다.
(중략)(눈썹 왁싱 완성 후)
왕 씨에 샵 언니 :
어때요! 이러면 좀 못 돼 보이나? 세상 사람들이, 이상한 사람들 많아요. 만만하게 보는 사람 진짜 많고요.
나 :
저도 성격 있어서, 사회생활 하면서... 성격 드러내지 않으려고 하는 편인데,... 주변 사람들이 참 무례할 때가 많더라고요. 그냥 알면서도 알아서 지나쳐 주는 건데... 그걸... 이상하게 해석하고, 이용하는 사람들이 종 종 있더라고요.
왁싱 샵 언니 :
성격은 누구든 다 있죠. 나도 성격 있어요. 성격 있는데... 모르는 척 지나쳐 주는 고객님 같은 사람이 진짜 무서운 사람이에요.
눈썹이 진짜 큰 공사에요.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야채곱창 1인분을 테이크아웃 했습니다. 라거 맥주와 함께 먹으려고요. 그리고 생각했습니다. 더 못된 사람처럼 보이면 되나?... 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더 글로리]의 박연진처럼.... 그리고, '박연진'이라는 악녀가 드라마에 입고 나온 옷 스타일을 찾아보았습니다. 극 중 '박연진'을 연기한 임연진 배우가 입고 나온 블라우스 중, 8만 원대, 저와 어울릴 것 같은 블라우스를 판매하는 곳이 있더군요!
그리고 결심했습니다.
다음은 너다...
어깨가 도드라진 블라우스와 알맹이가 굵은 귀걸이... 도대체, 얼마를 쓰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무례한 사람들로부터 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봄 재킷과 밝은 색상의 블라우스= 27만 원], [화력 한 속옷 3세트 = 15만 원], [눈썹 문신 = 20만 원]... 그리고 앞으로 예정되어 있는 지출... [못 된 사람처럼 보이기 위한 박연진 블라우스 = 8만 원] [알맹이 큰 귀걸이 =3~5만 원] [조금, 있어 보이는 플랫 슈즈 또는 로퍼... = 최소 5만 원 ~ 20만 원].... 하!... [그리고, 얼굴을 화사하게 만들어 줄 립과 브러셔... 5~10만 원]....
왁싱 샵 언니의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나한테 잘해주는 사람은 좋은 사람이고, 못 해주는 사람은 나쁜 사람이죠. 모든 사람들 한테 잘 할 필요 없어요!"
어린시절 보았던, [신데렐라]라는 애니메이션이 생각 납니다. 공주님이 되려는 건... 아니구요!(웃음) 신데렐라는 극 중에서 마법사의 도움으로 무도회에 갈 수 있게 됩니다. 조금 '야한 속옷 고르기'를 도와주셨던 중년 사장님, 안상 훤해보이는 눈썹을 그려준 왁싱샵 언니, 매주 저의 마음의 소리를 들어주는 상담 선생님, 5만원 복비를 받고, 웃을 받아가는 거야 ~ 라며 말했던 사주봐주신 중년 여사님. 모두... 마법사 인 것만 같아요.
악덕해 질 겁니다.
박연진 그녀 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