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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엉 May 01. 2023

코로나 이후의 일상

난 왜 일만 했을까?


23년 올해는 내게,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 같다. 달력에 그간 있었던 일을 적어 보니,... 정말 화들짝 놀랐다. 11일 코로나 확진을 받았고, 재택근무 포함해서 약 10일 이상을 집에 혼자 있었다. 끙 끙 거리며, 일만 했다. 소처럼. 그리고, 19일에 출근하여 임원님, 꼴베기 싫은 팀장, 내게 소리 지른 팀원과 점심 식사를 했고, 하필 그날 아침부터 생리가 시작됐다. 아마, 낯빛이 정말 안 좋았을 거다! 그리고, 목요일에 내가 작업한 디자인이 광고주의 마음에 들지 않아,... 광고주의 클레임을 받았고,... 그다음 주 수요일 팀장의 개트집 1~3px단위 수정 피드백을 받아,... 작업하다가 그만,... 정말 이상한 실수를 또 하고야 말았다. 디자인에 사용해야 할 서체를 사용하지 않고, 작업을 했으며,... 그러면서,... 내 작업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식별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리곤 그다음 날 아침 팀장에게 불려 가 또 박살이 났고,... 하필 그날 점심 팀 회식이었다. 팀 내에서 왕따인 나는...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보고 있었고, 점심 식사 내내 팀원들과 단 한 마디도 나누지 않았다. 팀장이 나서서 왕따를 시키는데, 내가 왜? 이들과 사회생활을 해야 할까? 점심 식사 이후... 팀장과 말 같지도 않은 면담을 했다.


그런데, 멀쩡히 일 하던 사람이 이 정도로 가라앉으면, … 좀 쉬는 게 어떠냐? 내지는 무슨 일 있냐? 정도는 물어봐야 하는 것이 정상적인? 팀장의 to do 아닌가?


이게 그간 있었던, 코로나 자가격리 후 일상적인 이야기이다. 일상이 이런데,... "팀장이 아무리... 팀의 존폐를 이야기하고, (속마음 : 그냥 망해라! 제발!!!) 광고주 클레임은 아주 심각하다고 지적해도! 안 들린다" 당장 내가... 너무 힘들어서 난생처음 태어나, 진짜 처음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예약해 두고... 약간의 전전긍긍한 마음으로 글이라는 것을 쓰고 있는데,.. 무슨


광고주 따위


난 내일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에서 무엇을 발견하게 될까?... 그리고, 나을 수는 있을까? 만약,  일을 하지 않고, 쉬어야 한다는 진단을 받으면, 이 사실을 회사 측에는 또, 어떻게 알려야 할까? 앞으로 나는 어떻게 될까?


정신과... 진료를 예약해 두었다고 하니, 선 경험이 있는 지인은 내게,... 무엇을 얻고 싶냐고? 물어봤다. 나는 객관적인 나의 병리적 상태를 진단받고 싶고, 정말 쉬어야 한다면 어느 정도 쉬어야 하는지? 그리고, 만약 가능하다면,... 매일 내 머리를 헤집고 다니는, 나의 스트레스의 근원인 팀장에 대한 생각을 아주 망각하게 해 줄 수 있는 약을 원한다. 모든 자극과 상황에 둔감해지고 싶다.


오전 11시 집 밖을 나갔다. 코로나 자가격리 해제 10여 일째, 나는 세상이 너무 낯설다. 꿈꾸고 있는 기분이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하루 종일 몽롱한 기분에 시달리면서도, 고과 평가 목표 중 하나인 인터넷 강의 수강을 완료했다. 이게 내가 원하던 삶은 아니었는데,... 언제까지 억지로... 하는 삶을 살아야 할까?


지난 금요일 내게 사회생활의 현답을 준 50대 아는 언니는 앞으로 채워야 하는 시간들이 지겹다고 했지만, 나는 지난 시간이 너무 아깝고, 억울하다. 그리고, 너무 늦게 정신과 진료를... 큰맘 먹고 진행하는 것은 아닌지, 되려... 병을 키운 것은 아닐까? 하는...




(구독자 님들) 제 글에 대한 라이킷. 언제나 감사합니다.

오늘은 문체가 독백체로 바뀌었어요! 오탈자 검수는 내일 아침에 하려고 합니다. (양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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