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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엉 May 01. 2023

생애 첫 정신과 방문

결과를 보니… 더 아프네요.

정신과 진료를 위해. 집을 나섭니다. 잠은. 여전히 자지 못했습니다. 주말에도 눈 뜨면 6시, 7시… 늦잠은 포기한지 한 참입니다. 내가 얼마나 아픈지? 어떤 상태인지? 모르겠는데… 날씨는 너무 좋습니다. 너무 눈부십니다.


아침에. 간단한 우울, 스트레스, 불안 등의 검사를 했습니다. 모든 것이… 최고 점수 입니다. 이 상태가 대략… 2월 부터… 지금까지 두~세달간 지속 됐습니다. 아직도 진행형이겠지요. 지겹습니다.


강남역. 새하얀 정신과…에 도착했습니다. 목소리가 쾌활한 간호사님께서 맞아주시네요. 접수를 하고… 다량의 설문지가 제 앞에 후두둑 떨어졌습니다. 10장 … 정도 되는… 질문에 답을 합니다. 꾸역 꾸역… 질문에 답을 할 때마다… 마음이 복잡해 집니다. 그리고… 목이 너무 뻐근 합니다. 어깨가 너무 아프구요. 설문지에 답하고, 하얀 방문을 열고 진료실로 들어 갑니다.


하얀 방에 의사선생님이 보입니다. 자리에 앉은 제게… 어떤 점이 불편한가요? 라고 물어봅니다. 잠을 잘 못자고… 식욕도 없어요. 문제는… 업무 내용이… 기억이 잘 안나요… 라며, 대화를 시작합니다.


1. 나와 맞지 않는 직무

2. 직장상사의 무례함과 강압적 지시

3. 나를 소외시키는 팀원들


한참 이야기를 쏟아내고, 눈물도 바가지로… 너무 지치는 군요 안간힘으로 참고 있었던 것들이 마음을 비집고 터져 버렸습니다 제 이야기를 한 참 듣던 의사선생님의 눈이… 편해 지지 않습니다. 기가찬 이야기죠.


같은 팀원이 저에게 소리지르고, 팀장은… 1분 1초도… 가만두지 않고 마이크로 메니지를 하고 있고. 사람이 인지 할 수 없는 영역의 수정을 시키고. 그리고…


대화가 소강 될 때즈음 의사선생님은… 우울, 불안, 사화장애, … 강박… 그 모든 것이 상… 이고, 병원에 입원해야 할 정도는 아니만, 조금 위험한 상태라고 진단 했습니다… 예상은 되었습니다. 2월부터 지금까지 쭈욱…이랬으니까요. 그나저나 어깨 피기가 너무 힘들군요.


그리곤, 의사선생님은 약을 먹어야 하는 상태인데, 괜찮겠냐고? 물어봤습니다. 저기… 의사선생님. 전 잘 모르지만, 약을 먹지 않으면 안 되는 상태 아닌가요? 잠도 못자고, 밥도 안 먹고, 억지로 먹고… 몸이 정상… 이지 않잖아요.


맞아요. 악어씨. 아마, 여러가지… 호르몬들이 정상으로 분비 되지 않는 상태일꺼에요. 빨간약과 노란약을 처방해 줄께요. 일주일 정도 먹어보고… 다시 만나시죠.


빨간약과 노란약이 무슨 약인지… 는 기억이 잘 안 납니다. 무튼… 3개월 내내… 진흙 속에 있는 기분인 것은 확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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