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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엉 Jun 19. 2023

항우울제… 용량이 증가하다.

지친 월요일

출근했습니다. 그리고 퇴근 합니다. 정신과 병원을 다니고 있고… 약 먹고 있다고 동네방네 팀장께서 다 말하고 다녀 주셔서… 팀원들이 좀 닥치고 있어 주는 것 같습니다.


팀장에게 오늘 정싱과 진료가 있어, 오후 5시 30분 ~ 6시 30분 잠시 자리를 비울 예정이고, 금요일에 연차를 쓰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대답이 또 … 참 창의적이었어요.


<팀장과의 대화>

팀장 : 악어씨, 왜 이렇게 병원을 자주 가요???


나 : (남이사, 병원을 자주 가던 말던…. 이건 내 개인사…. 야…. 병신아.) 가정정신의학과 진료가 2주에 1회 예약 되어 있어서요.


팀장 : 처음 부터 말했으면, 제가 안 물어 보잖아요!!


나 : ???……………………………..


팀장 : 외출 버튼 누르고 가고 있는 거 맞죠?!


나 : 아니, 외출 버튼 안 누르고 다녔는데, … 흠. 시간외 근무시간 늘어나면,… 임원한테 박살 날 예정이라… 그건 또 신경쓰으나 보구나. 너…


너 말하는 꼬라지. 개진상이라서, 오눌도 외출 버튼 클릭 안했단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는 대화의 전개 입니다. 지난주 팀장의 개진상 덕분에, 항우울제는 50g에서 100g으로 늘어 났습니다. 약 값만 3만 3천원이 나오더군요. 허허. 진료실에서 저의 감정은 분노에 치밀었다가… 다시… 웃었다가… 무감 했다가…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음…


실랑이 할 가치가 없는 나사빠진 팀장과 갖잖은 싸움을해서 얻고 싶은게 무엇인지? 전 잘 모르겠습니다. 전 무엇을 위해… 이런 시궁창 속에서 헤메이는 것일까요? 관두고 싶습니다. 전부다.


일상적인 업무를 기억하고 헤내는 것이 조금은… 버겁습니다. 해야할 일을 적고, 마무리 된 일에 표시를 합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기억이 잘 안납니다.


음. “처음부터 말 했으면, 제가 안 물어 보잖아요!!” 라는 팀장의 말이 생각 납니다… 물음표. 백 만개… 입니다. 병원 가는 것도 다 보고하고 리뷰해야 하는 것인지? 항우울제 50g ~ 100g 된 것도 보고해 줄까요? 다음주 사내 상담을 진행할 예정인데, … 음… 어떤 반응을 보일지? 예측조차 안 됩니다. 럭비공 같습니다.


구내식당에서 샐러드를 테이크아웃하여 집으로 돌아옵니다. 샐러드를 먹고, 발래대에 다 건조된 빨래를 걷어 고이 접어봅니다. 그리고, 큰 방과 부엌의 생활용품들을 제자리에 놓아봅니다. 밤 9시… 이웃 주민 분들께는 약간 미안하지만,… 청소기를 가동시켜 먼지와 머리카락을 제거해 봅니다. 한결 가볍습니다. 내일 입고 나갈 옷을 챙겨봅니다. 가습기를 씻고 새 물을 보충하고 전원 버튼을 킵니다. 청소 하는 내 내 눈이 반쯤 감겼습니다. 분명 머리끝까지 솟는 화를 참느라…. 참 많은 애너지를 섰나 봅니다.


이 상황을 개선 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분명 한 것은. 할 수 있다면 지우개로 다 지워 버리고 싶습니다. 제발. 그만 생각하고 싶습니다. 오직 나만. 나만! 생각하고 싶습니다. 내가 힘들고, 아프면 … 힘든 것이 맞고, 아픈 것이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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