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무엉 Sep 08. 2023

장기휴직 3개월 결정을 발목 잡는 세 가지

돈, 불확신, 그리고 가족동의

안녕하세요. 구독자님들. 악어입니다. 

꽤 오랫동안 글을 쓰지 않은 것 같아요. 

오늘은 저의 장기휴직 3개월을 드디어 실행하게 된 과정에 대해서 공유하려고 합니다.


이번주 화요일(9월 5일)을 기준으로 저는 연차 9일과 3개월의 장기휴직 생활을 시작했답니다. 직장생활의 스트레스로 인해 정신과에 다니거나, 상담을 받는 분들이 아름아름 꽤 있으실 것이라 생각됩니다. 장기휴직계 서류 제출조차 단 1g의 에너지도 남아있지 않은 저에게 참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휴직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한 전날까지 연차 서류도 팀장에게 올리지 못했으니까요! 



#1 장기휴직이 반갑지 않은 이유 = '돈'

임원님께서 장기휴직을 권하셨지만, 전 선뜻... 장기휴직이라는 카드를 선택하는 것이 무척 어려웠습니다. 3개월 생활비, 전월세 비용, 각종 공과금, 보험금 등 생활에 필요한 최소의 고정 비용을 또다시 벌어놓은 돈에서 깎아먹기를 해야 한다는 사실과 당장 내년에 현재 살고 있는 전셋집 계약이 끝나게 되면, 이사 비용과 새로운 거처를 마련하기 위해 필요한 초기 주거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 것이라는 두 가지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정말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아마, 가정이 있고, 아이가 있는 분들이라면... 더 많은 고민을 하실 것 같아요.     


하지만, 현재 앉은자리에서 나아가지도, 달리지도,... 그렇다고 다른 방향으로 내딛지도 못하는 저였기에,... 제게 '휴식'은 필요가 아닌 필수 즉 'must needs'였습니다. 며칠을 고민하다가, 임원님의 권유를 거절도 해보고, 다시 번복하고를 무한 반복했습니다.


#2 정말 장기휴직이라는 방법 밖에 없는가? = '확신 없는 내 마음'

(정신과 주치의 선생님의 조언)

정신과 주치의 선생님께서는 현재 우울 증상의 요인이 되는 환경이 바뀌면 우울의 정도가 감소하거나 사라질 수 있으며, 복용 중인 항우울제를 비롯한 여러 약물은 현재 환경에 의해 발생한 스트레스를 그나마 지나가게 하는 정도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사내 상담 선생님의 조언)

사내 상담 선생님께서는 휴직을 아주 권해주셨습니다. 제가 경험한 환경과 상황에 놓였다면, 그 누구라도 현재 악어씨와 같은 상태에 도달했을 것이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신과 진료와 상담을 병행하는 것은 '현재 악어씨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고, 아주 잘 대응하고 있는 것이라고!'


답은 나왔습니다. 스트레스의 원인인 팀장을 사라지게 하거나, 팀장이 없는 생활권 즉 휴직하거나! 허지만, 저는 인사팀의 일원이 아니며, 인사권조차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팀장을 사라지게 할 수 없었습니다. 휴직을 실행하는 것이 현재 제가 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최선입니다. 


#3 얼어 죽을 '가족의 동의'

저는 현재 혼자 서울에서 자취를 하며, 회사에 다니고 있는 싱글 여성입니다. 부모님은 지방에 살고 계시고요. 다 큰 성인이니,... 휴직 여부에 대해 부모님의 동의를 받을 이유는 없지만, 알려야 함은 자식 된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그 시점이 늘 중한 것이죠. 우울삽화라는 생소한 정신 질환에 대한 진단을 받았으며, 3개월 휴직하기로 회사와 협의했음이라는 소식을 엄마에게 알리면 우리 엄마는 어떤 반응일까? 나를 감싸주고, 위로해 주긴 할까? 등을 고민하다가, 가족의 동의 내지 가족에게 알림은 살짝 미루기로 했습니다. 얼어 죽을 가족... 


장기휴직에 대한 저의 결심을 막아선 것은 '돈' , '자기 확신' , '가족의 동의' 세 가지였습니다. 아마, 저처럼 장기휴직을 고민하고 계신 분들 또한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천년만년 살 것이 아니기에,... 쉬는 것도 내 마음대로 안 되는 세상이지만,... 용기 내어 쉬어 봅시다! 



휴직을 고민하고 계신 분들 모두 깊이 있는 고민과 결정의 여정 되시길 바랍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팀장 개소리 씹어도 됩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