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일상의 이모저모
서울 아파트 청약에 100만이 모였다고 한다. 당첨자가 얻는 시세차익은 1억하고 6천만 원이라고 한다. 10억 도 안 되는 시세차익이 왜 뉴스거리가 되는 건지? 모르겠다. 택시를 탔다. 부동산 중개인과 전화 통화를 엿들은 택시 운전기사님은 나보고 집 사지 말고 전세 살라고 말씀하셨다. 아무래도 기사님이 소유하고 있는 집 중 공실이라도 있나 보다. 아참… 전세사기… 가 판치는 세상이 된 건 도대체 왜 그런 건데요?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
서울 오피스텔 소유주 과반이상이 405060이다. 솔직해 지자. 전셋집 주인아주머니와 아저씨 2030이 이미 부양이라는 것을 하고 있다. 2030이 내주는 월세와 전세 보증금으로 노후를 보내는 6070들이 정말 많다. 부동산 중개 업자는 내게 연봉 3천 넘는 청년을 진짜 보지 못했다고 했다. 한국의 산업 구조상 공장이나 소비재를 판매하는 글로벌 대기업에 들어가지 않는 이상 연봉 3천만 원 이상 주는 기업은 없다. 유니콘 스타트업재직자 제외.
집으로 가는 길. 부동산에 붙은 빌라 매매 시세를 봤다. 빌라 투룸 매매인데 5억이라고 적혀 있었다. 빌라 전세인데 3억이라고 또 적혀 있었다. 이혼 콘텐츠가 유행인 것 같다. 반대로 배우자감을 찾고 싶은 싱글 들은 영혼의 짝을 찾는 것 같다. 모두다 하나 같이 좋은 인연을 만나고 싶어 한다. 좋은 인연은 없다. 시기와 때가 만난 우연만 있을 뿐인데, 이 우연을 사람들은 흔히 인연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남녀가 만났는데 당연히 좋겠지요. 특히 몸에 있는 호르몬 등이… 사람들은 호르몬의 화학작용을 사랑이라고 부르는 것 같다. 외려 나는 이 험난한 인생을 헤쳐나갈 전우를 구하고 싶다. 사랑 따위는 없다. 30년 지지고 볶으면서 살고 있는 엄마 아빠를 보면 다들 딱 알 수 있지 않나? 그냥 사는 걸로 봐야… 다들 애들 때문에 살지 않나? 솔직해져라.
2030년 서울과 경기도를 잊는 대단위의 지하철이 개통될 예정이라 경기도권 아파트가 들썩이고 있다. 교통의 효율화 뭐 그런 것이 이유인데, 내가 봤을 때… 구멍 나기 시작한 부동산 자본을 지하철이라는 대단위의 토목공사로 메꾸려는 것 같다. 원전을 통해 일자리가 창출 됐다는 이상한 기사를 회사 출근길에 버스에서 봤다. 세계는 탈원전을 외치는데, 역행하는 것은 한국 밖에 없지 않나 한다.
회사에 도착했다. 신규팀에 배속된 나는 새로운 업무를 내 것으로 소화하느라 정신이 없다. 다른팀에서 아주 경미한 요청들이 넘어왔다. 본인이 다 할 수 있는 일들인데,… 화가 났다. 회사 인터넷이 먹통이라 메일이 발송되지 않았다. 하… 내가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에 해야 하는 일이 적힌 문서를 열었다. 다른 팀의 경미한 요청을 내가 해야 하는 당위성이 없었다. 나는 조용히 해당 요청을 뒤로 밀어버렸다. 오후 4시 요청자의 재요청이 왔다. 답장하지 않았다. 할 이유가 없는 업무이다. 답답하면 네가 처리하시오!라는 자세로 답장하지 않고 퇴근했다. 내일도 답하지 않을 것이다. 모든 사람에게 잘 보일 필요 없다. 상대방이 선 넘으면 선 그어야 한다.
작년에 나를 지독히도 괴롭힌 팀장은 아가리 닥치고 있다. 재밌는 것은 출근을 참 자주 하시는 것 같다. 똥줄 타나보다. 많이 타라… 그 똥줄. 어때? 인생의 쓴 맛이 느껴지니? 부하직원 우울증에 빠지게 하고 동네방네 경력에 비해 일 못한다고 온갖 뒷담화하고 새 팀 보내고 나니, 새 팀에서 새 팀장님이랑 알콩달콩 잘 지내는 모습 보니, 미칠 것 같니? 니 성품 봤을 때 미칠 것 같은 답답함은 안 느낄 것 같긴 하던데… 아참… 너네 팀 막내말이야… 요즘 인상 많이 구겨진 것 같더라… 밥도 다른 팀에 들이랑 먹는 것 같고, 막내 신입 정신 차리고 잘 챙겨야 할 거야! ^^ 하긴 뭐. 그 막내 위에 눅스 구레한 젊 꼰 둘이 있는데, 어쩌겠니. 막내가 복이 없나 보지 뭐… 아 그리고 미안, 내가 이번주에 … 성과 달성을 하나 해버렸어… 아 그리고 니 입장에서 이해 안 가겠지만, 근 미래에 디자이너가 필요 없는 세상이 올 거야. 빠르면 2년 내… 내가 디자인 때려치우고 다른 팀에서 일하는 이유기도 해! 마지막… 일본 여행 가는 것 같은데 사적 통화는 나가서 좀 해라…
팀장들은 생존 경쟁 중이다. 그들의 태도가 많이 바뀌었다. 협업지점을 찾는 거래처 미팅에 팀장들만 참여라고 대문짝 만하게 적어서 안내 메일을 보냈는데,… 팀원들이 앞다투어 40명 이상이 왔다. 사람들… 팀장 대상이라고!!!!! 하… 참여자 명단 관리에 대한 추가 수정 문위가 2번이나 왔다. 이보게들… 자기 이름 제대로 적으라고… 팀장들이 경쟁적으로 팀원의 이름을 챙긴다… 아무래도 더 적극적으로 협업 미팅이나 사내 설명회 등에 참여하라는 언명이 임원님 입에서 나오신 것 같다. 나도 안다. 그래서. 모두 자기 자리를 지키기 위해 조용히 싸운다.
나는 요즘 웃음이 호탕해졌다.
새 팀장님과 나는 늘 허허 하하 호호하고 있다.
총성 없는 전쟁에서 단지 비결은 없다.
호탕한 웃음만 있을 뿐. 그냥 웃는다. 많이.
세상이 참 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