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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 Jun 26. 2018

[컴포즈 커피 알바 이야기 1]약간의 자유를 얻었다!

카페 아르바이트 교육 기간을 무사히 마치고서

나의 일터 컴포즈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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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곧내(제목이 곧 내용이다.) 돈을 좀 더 벌기 위해서 그리고 언젠가 한번 쯤 꼭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카페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누구나 처음 해보는 일이 어려운 것처럼 (사실은 나는 타고나서 생각보다 카페일을 잘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는 있었다. 하지만 기대는 기대일 뿐이다.)나도 어렵게 어렵게 일을 배웠다. 처음 보는 사람들과 호흡을 맞추고, 처음 보는 기계들과 씨름하고, 처음보는 단어들이 가득 적혀있는 레시피들을 억지로 억지로 공부하면서 교육을 받았다. 다행히도 이곳 매니저님이나 함께 일하는 분이 엄청나게 타박하거나 재촉하는 사람들이 아니어서 조금은 수월하게 일을 배울 수 있었다.


 아직 레시피 시험을 치지 않아서 커피 기계는 만져보지도 못했지만 블렌딩과 갈아먹는 음료들을 만들 수 있게 된 것만해도 나에게는 매우 기쁜 일이다.  또 카페 일은 함께 일하는 사람도 있고 집중해서 만들어야 할 것들이 많다보니 편의점보다 시간이 잘가는 편이다. 손님이 없고, 매니저님과 단 둘이 있을 때는 긴장해서 시간이 잘 안가기는 하지만 편의점에서 점장님과 단 둘이 있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으.. 이건 정말 상상만 해도 싫다)


금요일부터 정식으로 출근을 시작하고, 조금더 레시피 공부를 해서 시험을 치고 통과를 하게 되면 커피교육도 받아서 커피도 만들 수 있게 된다. 얼른 일이 익숙해져서 혼자서 카페에 있더라도 불안감이 없을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 지금은 포스기에 서있으면 주문을 제대로 받지 못할까봐 불안하고, 카페 바에 서있으면 어려운 음료가 많이 들어와서 내가 제대로 만들지 못하면 어떻게 할까 불안하다. 이 불안을 버티고서 조금씩 나아지고는 있지만 손님이 몰리거나 하면 실수가 많이 생겨서 같이 일하는 분들에게 죄송하다. 좀 덜 죄송하고, 좀 덜 불안하게 일할 수 있었으면 한다. 그래도 카페 알바는 나의 알바로망이어서 옷을 입고 일하는 자체에 만족한다. '로망'이라는 두 글자로 대부분의 어려움이 상쇄된다. 이래서 사람들이 로망로망, 꿈꿈 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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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동안 레시피와 포스기 사람 스트레스로 카페 알바를 가기 며칠 전부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오로지 레시피와 카페 걱정 밖에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서 조금 무기력했다. 그러다 조금 시간이 지나고나서는 차라리 레시피라도 조금씩 외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카페 알바와 관련된 것들이 아니면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어려웠다. 이제 교육이 끝나고 레시피 시험만 치면 되니 카페 알바의 억압(?)에서 벗어나서 조금 자유를 얻게 되었다. 글도 쓸 수 있게 되었고, 카페 알바 이외 다른 일들에 대한 생각도 정리하고 책도 읽을 수 있다. 걱정이 태산인 인간이라 이런 부분이 참 어렵다. 자유를 얻긴 했으나 다음 억압이 예상되는 관계로 나의 의지로 자유를 얻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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