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친구를 만났다. 이전에 학회를 하면서 만나서 지금까지 연을 이어오고 있는 친구다. 처음 만났을 땐 다른 당의 당원이었다가 한 동안은 같은 당의 당원이었다가 지금은 당적을 가지고 있지 않은 정치적으로도 함께 했던 기억이 있는 소중한 인연이다. 분명 처음 만났을 땐, 이 친구의 자유분방함이 무질서로 느껴져서 불편해서 거리를 두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가깝게 느껴지고 마음을 많이 주고받는 사이가 되었다. 사람 일, 그 중에서도 사람과의 일은 정말 한치 앞을 알 수 없다.
그 친구나 나나 둘다 마음이 아픈 구석들이 있어서 이야기하다보면 공감도 되고 다른 것도 많이 느낀다. 오늘도 내 인생의 슬픔과 외로움을 이야기하려 했다가 되려 그 친구의 삶의 이야기에 매료되어서 많이 듣다가 왔다. 요즘 들어 사람들이랑 있으면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 (이전보다 더 겸손한 사람이 되어서 인지, 자신감이 떨어져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리 나쁘지는 않다.) 친구는 중국어를 잘하고, 사람들과도 잘지낸다. 물론, 사람을 너무 많이 만나면 나처럼 소진되어서 힘들어하지만 그것을 잘 조절할 수 있는 지혜도 가지고 있다.
친구는 곧 중국에 있는 대학에 편입을 할 예정이라고 한다. 20살에 만났을 땐 당연히 학예사가 되어서 박물관에 갈 줄 알았던 친구인데 6년상간에 중국에 있는 대학까지 스케일(?)이 커졌다. 중국으로 갈 수 있는 능력이 되어서 내심 부럽기도 하다가, 또 한국을 떠나서 낯선 곳에서 살아갈 스트레스도 이만저만 아닐테니 이내 곧 걱정도 되었다. 나도 20살엔 지금 쯤 어디에라도 취직해서 돈이라도 조금 벌고있을 줄 알았는데 아직도 대학생이다. 그마저도 아직 군대도 다녀오지 않은 불우한 인생이다. 앞으로는 그나 나나 조금은 더 나은 인생이었으면 좋겠다.
이 친구가 중국에 가기전까지는 꾸준히 만남을 이어갈 예정이다. 내가 외롭다고하니 종종 우리학교 앞에있는 카페에서 기다리겠노라고 이야기도 해주는 참 착한 친구다. 너무 착해서 걱정이 되는 그런 사람이다. 다음에는 만나서 많이 고맙노라고, 함께 해서 행복해노라고 이야기해야겠다. 중국에 가버리면 이 말조차 하기 힘들테니 말이다. 연락을 하려면 할 수 있겠지만 국제전화가 비싸기도 하고 얼굴보면서 하는 것과는 또 다르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