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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 Jul 10. 2019

제목 미정 5.

웃음과 슬픔

[웃음과 슬픔]


여러 활동을 하다보면 엄숙한 분위기와 자주 마주다. 밀양에 할아버지가 농약을 먹고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하고, 사람들을 태운 배가 바다에 침몰하기도 다. 활동을 하고 처음으로 후배들이 생기면서 이런 엄숙한 분위기에서 어떻게 해야할지 갈피를 못 잡다. 너무 무거운 분위기가 부담스러운 나머지 누군가의 죽음 앞에서도 옆에 있는 사람과 장난을 치고 농담을 나누면서 웃음을 만들고자 했다. 하지만 그 순간에 웃음이 나와도 그 웃음은 전혀 저를 기쁘게 하지 않았다.

2013년 어느 겨울날 부산 한진중공업에 노동자 한명이 노조탄압에 대해 항의하며 사무실에 목을 맸다. 추모하는 집회에 참석했고, 저에게 그  자리는 무겁고 무서웠다. 그 분위기를 이기지 못한 저는 농담을 하고 웃음을 만들려고 했지만 사람들의 쏟아지는 눈물 속에서 침묵할 수 밖에 없었다.

그에 대한 추모는 1년 넘게 지속되었지만 1년 동안 그 공간에서 웃었던 사람은 없었다. 그리고 1주년 되던 날 그를 떠나보내며 모두가 그에게 잘가라고 인사하며 웃음지었다. 웃음은 마냥 가벼움으로 구성되어 있지 않다. 오히려 죽음보다 무거운 무게가 그 속에 들어있기도 다. 웃음과 슬픔이라는 두 가지의 상반된 감정은 결국 하나의 이야기 속에 녹아다. 그러니 웃기위해서는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용기 역시 필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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