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간식'

by 바다

어떤 사람이 있다. 항상 할머니나 언니로 추정되는 사람과 함께 가게에 들린다. 어지간한 행동파인지 들어오면 물건부터 손에 잡는다. 언니는 타박하고 할머니는 곡소리를 낸다.어느 날부터 젤리만 주구장창 찾아다니던 손이 야옹이 간식으로 목표를 바꿨다.

언니와 할머니의 우려에 따르면 저 집에는 반려묘는 없다. "우리집엔 고양이 없어."라는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매번 고양이 간식을 손에 집는다. 가끔은 돈낭비라며 소리치는 언니와 엄마의 손을 뿌리치고 혼자 가게에 들어온다. 킁킁대며 고양이 간식을 찾아서 계산대에 올려놓는다. 누군가 카드를 내밀지 않으면 목청이 터져라 포효를 한다. 그 소리에 깜짝 놀란 할머니가 머쩍은듯 웃으며 카드를 내민다. '이상한 사람이네' 하고 넘겼지만, 집념의 이면에 있을 그이의 진짜 욕구. 그는 고양이 간식에 그려져 있는 야옹이들이 마음에 들어버렸다. 엄마도 언니도 할머니도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다. 그 간절한 눈빛을 보면 단순한 고집이라고 치부할 수 없다.


그의 욕구는 동네 야옹이와 노는 일. 어쩌면 야옹이와 놀다가 더러워서 병걸린다며 주위 사람들이 격리시킨 기억이 있지 않을까. 야옹이와 놀던 때가 떠올라 간식을 향해 돌진하는 삶을 살고 있지 않을까.


이해할 수 없는 일에 돌진하는 사람이 있다. 손해임이 뻔해도, 아무 이득도 얻을 수 없는 일에도 삶을 던지는 사람. 그 대상은 결핍 혹은 죄책감의 투영. 해야 했으나 하지 못했을 일의 기억들.


고양이 간식을 향해 돌진하는 그에게는 고양이와의 만남의 기회를. 죄책감을 향해 돌진하는 이에게 새로운 삶의 기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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