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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운동이야기 2탄] 예비 후보 명함뿌리기

by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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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선거운동 글 2편이다. 오늘은 예비 후보 편 그 중에서도 명함뿌리기에 관한 것이다. 현행 선거법상 선거는 크게 예비 후보 기간과 본 선거운동 기간 둘로 나누어져 있다. (예비 후보 기간과 본선거 기간 법령이나 자료) 보통 우리가 선거기간이라 이야기하는 것은 3주정도 되는 본 선거운동 기간을 말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정책과 선본구성 이름 알리기 언론플레이 등등 다양한 선거운동이 예비 후보 기간에 진행된다. 선본마다 다양하겠지만 대부분 자신이 출마했음을 주민들에게 알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다. 큰 광역시의 시장이나, 보궐국회의원 선거 등이라면 티비에 나가거나 출판기념회 등으로 예비 후보 기간 이름 알리기를 하겠지만 기초의원 선거이거나 소수 진보정당이거나 하면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길이 많지 않다. 거리에 나가서 명함을 뿌리면서 이름을 알리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본 선거운동 기간에는 가능하지만 예비 후보 기간에는 3인이상 피켓을 들고 선거운동을 하거나, 확성기를 쓰는 등의 행위가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더욱이 명함을 뿌리는 것이 중요하다.



1. 예비후보자 제도란 무엇인가요?
‣ 예비후보자 제도는 공식적인 선거운동기간 전이라도 일정 범위 내에서 선거운동을 허용해 줌으로써 정치 신인에게도 자신을 알릴 수 있도록 보장해 주기 위해 2004년도에 도입되었습니다.
‣ 예비후보자로 등록한 사람이 후보자로 등록하려면 후보자 등록기간(5월 15일~16일) 중에 다시 등록하여야 합니다.

2. 예비후보자 등록 신청은 언제부터 할 수 있나요 ?
‣ 예비후보자 등록 신청 시기는 선거마다 다릅니다.
‣ 시․도지사선거, 교육감선거는 2월 4일(선거일전 120일)부터, 도의원선거, 구청장․시장선거는 2월 21일(선거기간개시일전 90일)부터, 시의원선거는 3월 2일(개정 공직선거법 시행일 후 17일부터), 군의원선거, 군수선거는 3월 23일(선거기간개시일전 60일)부터입니다.

3. 예비후보자 등록을 하지 않아도 선거에 출마할 수 있나요?
‣ 예비후보자와 후보자는 별개이므로 예비후보자 등록을 하지 않아도 후보자 등록기간에 등록을 하면 선거에 출마할 수 있습니다.

4. 예비후보자 등록할 때 기탁금을 내야하나요?
‣ 예비후보자로 등록하려면 후보자 기탁금의 100분의 20에 해당하는 금액을 납부해야 합니다.
‣ 예비후보자 기탁금은 시․도지사선거와 교육감선거의 경우 1,000만원, 구․시․군의 장 선거는 200만원, 시․도의원선거는 60만원, 구․시․군의원선거는 40만원입니다.
‣ 예비후보자가 후보자등록을 할 때에는 이미 납부한 기탁금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만 납부하면 됩니다.

5. 예비후보자도 선거사무소를 설치할 수 있나요?
‣ 예비후보자는 자신의 선거운동을 위하여 선거사무소를 설치할 수 있고 선거사무원을 둘 수 있습니다.

6. 그밖에 예비후보자가 할 수 있는 선거운동은 무엇이 있나요?
‣ 예비후보자는 어깨띠 또는 표지물을 착용할 수 있고,
‣ 선거운동용 명함을 배부할 수 있으며,
‣ 본인이 직접 전화를 걸어 통화하는 방식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있습니다.
‣ 또한, 문자메시지와 전자우편을 전송하는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있으며, 예비후보자 홍보물을 작성하여 선거구민에게 우편으로 발송할 수 있습니다.
‣ 시․도지사선거, 교육감선거, 구․시․군의 장 선거 예비후보자의 경우에는 예비후보자공약집을 작성하여 판매할 수 있습니다.

7. 문자메시지와 전자우편의 경우 다수의 사람에게 동시에 보낼 수 있나요?
‣ 예비후보자는 컴퓨터 등을 활용한 자동 동보통신의 방법으로 문자메시지를 전송할 수 있으며, 그 횟수는 후보자 때를 포함하여 5회를 넘을 수 없습니다.
‣ 예비후보자는 전자우편 전송 대행업체에 위탁하여 전자우편을 전송할 수 있으며, 이 경우 반드시 선거운동정보 및 수신거부 의사표시를 명시하여야 합니다.

8. 문자메시지를 이용한 선거운동은 SMS만 가능한가요? MMS도 가능한가요?
‣ 문자메시지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을 할 때에는 문자 외의 음성․화상․동영상 등은 전송할 수 없으므로 MMS가 문자로만 이루어진 경우만 가능합니다.

9. 예비후보자로 등록하지 않은 사람은 선거운동을 할 수 없나요?
‣ 예비후보자로 등록하지 않아도 선거일이 아닌 때에 인터넷 홈페이지 또는 그 게시판에 글을 게시하거나 문자메시지 또는 전자우편을 직접 전송하는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있습니다.
‣ 단, 문자메시지를 전송 할 때에는 자동 동보통신의 방법으로 할 수 없으며, 전자우편을 전송할 때에도 전자우편 전송대행업체에 위탁할 수 없습니다.

10. 예비후보자도 후원회를 통해 후원금을 모금할 수 있나요?
‣ 예비후보자는 후원회를 둘 수 없습니다.
‣ 다만, 시․도지사선거와 구․시․군의 장 선거 후보자는 후원회를 둘 수 있으며, 모금할 수 있는 한도액은 해당 선거의 선거비용제한액의 100분의 50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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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례한 거부자들

명함을 뿌리는 일 자체는 간단하다. 사람이 다가오면 손에 명함을 들고 다가오는 사람에게 내밀면 된다. 받거나 안받거나 다음 사람을 향해서 다시 명함을 내민다. 이 행위를 한 3시간 정도 반복 하면 된다. 딱 1줄로 요약 가능 한 '간단한' 일이지만 절대로 '편한'일은 아니다. 일단, 명함을 뿌리는 일은 극심한 '감정 노동'을 감당해야 한다. 보통 선거를 한다고 하면 '나랏일'한다고 해서 사람들이 명함을 잘 받아줄 것이라는 '착각'아닌 착각을 한다. 명함을 뿌려보면 알겠지만 명함 정말 안 받는다. 3시간 정도하면 1천장정도 명함을 뿌리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2천명이 넘는 명함을 받지 않는 사람과 만난다. 명함을 곱게 받지만 않고 가도 기분이 좋지 않다. 문제는 다양한 방법으로 '무례하게' 명함을 거부하는 사람들이다.


1. "아 진짜! 됐어요"

아무 이유 없이 화를 내는 유형이다. 내가 무슨 폭탄이나 칼을 주는 것도 아닌데 격하게 높은 음과 함께 소리를 지르면서 명함을 거부한다. 이런 소리를 듣고나면 머리가 멈춘다. 기본적으로 위협적이어서 무섭기ㅇ도 하고, 기분도 나쁘다. 길가에 더러운 똥이라도 본 표정으로 쳐다보면서 소리치는데 정말 똥이라도 된 기분이다. 표정이 절로 찡그려진다. 이런 대우를 당해도 선거운동이어서 후보의 이미지에 영향이 미칠 것이 우려되어서 화를 내거나, 욕도 못한다. 이런 유형을 만나고 나면 잠시 호흡을 고르고 사람이 없는 곳에 가서 안정을 취한 뒤에 다시 명함을 나누어 주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자신의 멘탈이 터지거나, 다음 사람에게 급격한 분노게이지가 차올라서 욕지꺼리를 하거나 할 수 있다.


2. 손을 치거나, 불쾌한 스킨쉽과 함께 거부하는 사람

이 사람들은 말도 안하고 그냥 몸으로 이야기한다. 명함을 나눠주면 손을 탁! 하고 치고 지나가기도 하고, 손 이외에 엉덩이나 어깨를 쓰다듬거나 만지면서 자기는 필요 없다고 이야기 한다. 이 유형들은 명함을 나눠주는 선거운동원이 여성일 경우에 더 자주 등장하며 40~50대 중년 남성들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여기저기 손을 댄다. 정말 성희롱으로 고소라도 하고 싶지만 순식간에 지나가기도 하고, 증거를 찾기도 어렵고 선거라는 특성 때문에 후보 이미지 등을 이유로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몇몇 인권교육이나 대응메뉴얼이 잘되어 있는 선본이 아니면 대응을 어떻게 해야할지 조차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본인이 선거운동하고 있는 정당이 더불어 뭐시기나, 자유 뭐시기, 바른 뭐시기라면 이런 경우에 그들의 도움을 받는 것은 단념하고 경찰이나 여성단체에 문의하는 것이 빠르다.


3. "아까 받았어요!"

'아 진짜 됐어요'의 진화형 쯤 된다. 명함을 뿌리다 보면 웬만한 사람들의 인상착의는 거의 기억한다. 그래서 자신이 명함을 나눠주고 받았는데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 사람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명함을 받았다며 있는 힘껏 짜증을 낸다. 그냥 신사적으로 'ㅎㅎ 저는 아까 받았습니다 수고하세요'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고, 그렇게만 해도 될텐데 굳이 화를 내면서 짜증을 낸다. 1번 유형보다 몇배는 짜증이 나고 화가 나는 유형이다. 명함을 나눠주는 선거 운동원을 바보취급하고 무시하는 사람들이다. 길거리에서 명함 나눠주는 알바하는 사람 정도로(알바를 하더라도 이렇게 취급해서는 안된다.) 생각하는 느낌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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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로부터 살아남기

명함을 거부하는 '무례한 사람들'의 유형을 3가지 정도로 정리했다. 사실 무례한 사람들은 3가지 유형말고도 다양하고, 숫적으로도 많다. 그렇다면 선거운동을 하는 우리들은 이런 무례한 사람들에게 당하고만 있어야할까? 아니다. 당하고만 있어서는 안된다. 그렇다고 해서 그 자리에서 바로바로 그들에게 대항해서 어떤 행동을 하기도 쉽지 않다. 어디까지나 선거이고 후보의 이미지라는 중요한 선거의 변수가 자신의 행위 하나에 달려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우리는 앞으로도 선거운동을 몇 주씩 더 해야하고 그 동안 살아남고 버텨야한다. 우리는 어떤 방식들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살아남는 방법들을 아래에서 서술하겠지만 이 방법들은 사용은 되도록이면 상황과 마주한 직후에 바로 실천하는 것이 좋다. 불쾌한 감정을 안에 계속 남겨두고 있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더 지치고 힘들다. 무례한 자들은 마음 속으로라도 바로바로 응징해서 그 쾌감들을 가슴 속에 쌓아나가자.


1. 속으로 욕하고 돌던지기

가장 추천하는 방법이다. 무례하거나 명함을 거부당해서 기분이 나쁘면 그 사람이 지나가는 즉시 뒤통수에 되고 속으로 욕을 해라. 쌍욕이든 뭐든 자신이 아는 가장 강력하고도 기분나쁜 말을 그 사람의 뒤통수에 퍼붓고 저주해라. 속으로 하는 것이니 돌을 던지거나 그 사람이 걸려서 길바닥에 넘어지라고 기도라고 해도 좋다. 그냥 자신이 그 사람에게 일어났으면 하는 불행한 것들은 줄줄 읊어라. 기분이 훨씬 나아진다. 종교에서는 속으로라도 이런 욕을 하는 것은 나쁜일이라고 하지만 어쩌겠나 살아남으려면 내 스트레스를 꾸준히 풀어야하니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 나는 주로 내가 주는 정치적 세례(?)를 거부해서 정치적으로 평생 불이익이나 보고 살아라고 혼자서 중얼거리는 편이다.


2. 자신도 길가면서 거부했던 경험 떠올리기

앞의 방법이 자신을 지키기 위한 적극적 방법이라면 이번 방법은 자아성찰이다. 자신도 길가면서 귀찮다는 이유로, 손에 물건이 있다는 이유 등 갖가지 이유로 전단지나 종이들을 거부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를 다시 한번 떠올려보자. 그 때 얼마나 귀찮고 피하고 싶었는지 떠올려보고 자신의 명함을 거부했던 사람에게 적용해보자. "그 사람도 그 때 나만큼 내가 주는 명함을 받는 것이 부담스럽고 귀찮았겠지?" 라고 생각하고 그래도 욕은 안해서 감사합니다 하고 마음을 먹자. 그러면 분노의 감정이 조금은 가라앉는다. 누구나 길가면서 모르는 사람이 주는 종이 받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 당연한 마음을 이해하면 분노가 올라오는 자신의 마음도 당연한 것임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자신이 전단지를 거부했던 것이 어떤 '악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것처럼 그 사람도 자신의 명함을 거부한 것이 악의가 아님을 이해할 수 있다. 다만 이 방법은 평소에도 꾸준히 연습하고 종교적인 관념을 의식적으로 공부도 해야한다. 부처가 되는 수행의 길인 것처럼 해야한다.


3. 잠시 피했다고 쉬고 진행하기.

욕을 안해도 되고 부처가 되지 않아도 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일단 공격당한 시공간에서 잠시 벗어나는 것이다. 명함을 뿌릴때 주위에 항상 사람들이 잘 돌아다니지 않는 골목이나 갈만한 화장실 편의점 등을 꼭 파악해두고 위협을 당하거나 스트레스가 쌓이면 그 곳에가서 잠시 쉬자. 분노나 짜증의 감정은 20초만 지나면 사라진다고 하니 1시간에 10분정도만 쉬어줘도 훨씬 괜찮다. 후보나 선본의 눈치가 보인다면 사람들이 힘들어하니 물을 사러간다고 이야기하고 편의점이나 마트에 가서 쉬다오자. 애초에 선거운동을 하는데 잠시 쉴 수도 없게 하는 선본이라면 참여하는 자체를 재고할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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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며

빈약하긴 하지만 실전에서 명함을 뿌리면서 스트레스로 인해 폭팔하지 않고 살아남는 방법들을 서술해보았다. 선거에 나오는 후보들과 선거운동원들은 나름대로의 '대의'를 가지고서 자신들의 이상을 권력을 획득을 통해서 실현하고자 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가장 합리적으로 자신들의 가치를 표현하려고 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선거기간마다 주민들을 농락하기도 하지만 주민들에 의해서 끊임없이 무시당하고 공격당하기도 한다.


직책이 있는 의원이라고 해서 주민들에게 꼭 공격하는 것만 아니라 주민들 역시 공격하고 무시할 수 있는 것이 민주주의의 장점이라고도 생각하지만, 후보가 아닌 선거운동원들이 견뎌야하는 스트레스는 무시할 수 없다. 이겨도 본인이 의원이 되는 것이 아니기에 성취감도 적고, 지면 좌절감은 함께 한다. 아무리 쉬어가면서 자신을 지키면서 선거를 하자고 이야기해도 막상 선거가 시작되면 '틈'을 지니고서 선거를 준비하기가 쉽지 않다. 당장 눈앞에 지나가는 한 사람 한 사람을 자신과 후보의 지지자로 만들기 위해서 혈안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선거만 선거가 아니고, 정치적인 활동을 계속할 의지가 있는 사람이라면 더 지속가능한 활동을 고민하자. 앞에서 이야기한 개인적인 해결책 뿐 아니라 앞으로 정치 활동을 함께 할 선본과 후보에게 자신의 권리를 이야기하고 함께 고민하자고 제안하자. 그렇게 해야만 그 사람의 정치적 의견에 더욱 공감하고 본인의 이상도 함께 실현할 수 있다. 희생으로 만들어지는 정치는 이제 그만두고, 함께 공존으로 나아가는 정치를 하자. 이번 지방선거에서 많은 선거운동원들이 공존의 정치를 만들어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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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 내가 선거운동하는 후보를 도와주세요. 작지만 알차고 강한 후보입니다. 노동당 배성민 후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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