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한 주의: 아이를 키우는 햇볕

by 진현정

오래전 지하철에서 흥미로운 광경을 본 적이 있다.

대여섯 살쯤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와 할머니로 보이는 분이 친구 몇 분과 함께 내 맞은편에 앉아 있었다.
할머니는 친구분들과 이야기에 열중해 있었고, 아이는 그 주변을 맴돌며 할머니의 관심을 끌려 애쓰고 있었다.


처음엔 손을 잡거나 말을 걸며 얌전하게 주의를 끌려했지만, 할머니가 반응하지 않자 아이의 행동은 점점 커졌다.
자리 주변을 뛰어다니고, 의자를 발로 차는 등 장난이 심해지자 결국 할머니가 아이를 혼내며 엉덩이를 때렸다.
결국 아이는 울음을 터뜨렸고, 그렇게 상황은 마무리되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 장면은 오래 기억에 남았다.
아이에게는 할머니의 주의와 관심이 필요했다.
주의를 끌기 위해 나름 노력했지만 성공하지 못하자 점점 행동의 수위를 높였고, 결국 바라던 주의를 얻기는 했지만 혼나고 맞는 상황으로 마무리되었다.
그것은 그 어린이가 원했던 방식은 물론 아니었을 것이다.


아이들은 보호자의 시선과 주의 안에서 편안함과 안전감을 느낀다.
외출 상황에서도 짧은 순간이라도 아이와 눈을 맞추고, 말 한마디를 들어주거나 미소로 반응하는 것만으로도 아이에게 큰 안정감을 줄 수 있다.
부모가 자신에게 관심과 주의를 보내고 있다는 것을 느끼면, 아이는 불필요한 짜증이나 투정을 줄이고 보다 차분하게 주변을 탐색할 수 있다.

“엄마 아빠는 네 곁에 있고, 언제든 필요로 할 때 네게 온전히 주의를 기울일 거야.”
이런 신호를 받으면 아이는 자신이 안전하다는 확신을 얻고, 주변 상황을 탐색하며 세상과 상호작용할 수 있다.


상담실에서 만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통해서도 같은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온전한 주의’이며, 그들은 그것을 갈망한다.
그 욕구가 충족되지 않을 때, 마음이 불안해지고 정서적인 어려움을 겪는다.


어느 10대 초반 청소년은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제가 정말 부모로부터 받고 싶은 건, 진심이 담긴 온전한 주의(Genuine and Full Attention)예요.”
그의 말은 내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어린 나이에 자신이 원하는 것과 함께 ‘주의’의 본질을 이렇게 정확히 표현할 수 있다니 놀라웠다.

사실 상담 장면은, 누군가로부터 진실하고 온전한 주의를 받을 수 있는 드문 공간이다.


그가 말한 ‘온전한 주의’는 간섭하거나 통제하기 위해 지켜보는 것이 아니다.
‘너는 나에게 참 소중한 사람이다’, ‘나는 네가 생각하고 느끼는 것에 관심이 있어’, ‘너의 말을 듣는 것은 즐거워’라는 메시지를 담은, 따뜻하고 살아 있는 주의였다.


Doing보다 Being의 중요성,

부모가 어떤 행동을 하는 것보다 어떤 존재가 되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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