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있는 직업의 종류

누구도 알려주지 않은.

by Cosmo
나는 무슨 일을 하고 살아야 할까
아니, 뭘 하면서 먹고살 수 있을까

취업 준비를 하던 시절에 이 질문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쉬었음 청년이라는 단어가 남 일 같지 않고, 하루가 갈수록 ‘나는 쓸모없는 사람인가’라는 생각도 이따금 들었다. 그런데 지금 돌아보면 그 감정의 정체는 능력 부족이라기보다 선택지 앞에서의 혼란에 가까웠던 것 같다.

마치 평생 학교 급식만 먹다가, 어느 날 갑자기 김밥천국에 가서 “빨리 먹고 싶은 거 골라”라는 말을 들은 느낌. 메뉴는 수십 개인데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는 상태. 뭘 고르든 틀릴 것 같고 고르지 않자니 그대로 멈춰 있는 기분이었다.

이후 몇 년간 일을 하며, 또 여러 간접 경험을 하며 생각이 조금씩 정리되기 시작했다. ‘아, 이건 개인의 문제라기보다 구조의 문제일 수도 있겠구나.’ 그래서 나름대로 이 세상을 바라보는 하나의 틀을 만들어보게 됐다. 이 글을 통해 과거의 나와 같은 사람들의 고민이 선명해지면 좋겠다.




1. 직업은 ‘산업’이 아니라 ‘위치’의 문제

자본주의는 생산자와 소비자로 나뉘고,
법인(생산자) 안에서 하나의 역할인 ‘직업’을 맡는다.

우리는 자본주의라는 게임 속에 살고 있다. 이 게임의 룰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플레이어 종류는 2가지다. 누군가가 무언가를 만들고, 누군가는 그걸 산다. 그 생산자가 법인이고, 그 안의 특정 역할을 담당하는 게 직업으로 이해하면 쉽다.

산업이 IT든, 제조든, 콘텐츠든, 교육이든 상관없이 직업의 구조는 비슷하다. 다만 시대에 따라 호황을 맞는 산업, 즉 ‘대륙’이 바뀔 뿐이다. 어떤 대륙에 서 있느냐는 개인의 능력과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다. (물론.. 파도의 흐름을 타는 것이 서핑하기 쉽다)

그렇게 산업을 정했다면 그다음은 거기서 내가 어떤 역할을 맡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역할은 5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2. 지식과 정보를 다루는 사람들

①Researcher: 연구/분석으로 지식적 가치를 '창조'
②Reporter: 새로운 소식(News)을 대중에게 '전달'

먼저 지식과 정보의 영역이 있다. 이 세계에는 두 가지 역할이 있다.

첫 번째는 'Researcher'다.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이다. 연구자, 분석가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다른 역할들이 쓸 수 있는 퍼즐 조각 자체를 만들어내는 역할이다. 그 자체가 현실에서 당장의 가치로 체감되지는 않지만, 세상 변화의 시작점이 된다.

두 번째는 'Reporter'다. 그렇게 만들어진 지식과 정보를 빠르게 포착해, 대중에게 전달하는 사람들이다. 기자, 아나운서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쉽게 전달한다.

이 둘은 모든 산업의 출발점이자, 세상에 여러 퍼즐 조각들을 뿌려주는 역할이다.



3.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사람들

③Navigator: 퍼즐 조각을 모아 나아갈 '방향성 결정'
④Maker: 방향대로 나아갈 수 있도록 실제로 '구현'
⑤Messenger: 고객과의 '상호작용(=설득/전달/안내)'

지식의 세계를 지나면, 현실의 세계로 넘어온다. 여기에는 세 가지 역할이 있다.

'Navigator'는 방향을 정하는 사람이다. 흩어진 정보들을 모아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할까?”를 고민한다. 마치 배 위에서 망원경을 들고 여기저기 살피고 우리는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할지를 정해준다. 기획자, 전략가가 여기에 가깝다.

'Maker'는 그 방향을 실제로 구현하는 사람이다. 좋은 생각을 현실 세계에 실제 눈앞에 탄생시킨다. 그게 이미지면 디자이너, 기술적이면 개발자나 엔지니어가 여기에 가깝다.

'Messenger'는 위처럼 만들어진 것을 고객들에게 연결하는 사람이다. 아무리 좋은 제품도 필요한 고객에게 전달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적합하게 노출하여 구매를 유도하면 마케팅, 실제 고객을 만나서 설득하는 건 영업이다. 그게 된 이후 고객들이 설계된 대로 원활한 경험을 하도록 돕는 것이 운영/CS일 것이다.



4. 구조의 무한 반복

이 다섯 가지 역할이 맞물려 하나의 제품과 서비스가 생산되고, 누군가는 그것을 소비하며 세상은 계속 굴러간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산업은 흥하기도 지기도 하지만, 그 안에서 돌아가는 역할과 구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만약 지금 다니는 회사나 직장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무작정 떠나기 전에 한 번쯤은 이런 질문을 해보면 좋겠다. '내가 추구하는 방향은 어디인가? 지금 이 회사 안에서 그 능력을 수련할 수는 없는가?'

생각보다 배울 수 있는 건 많다. 다만 그 배움은 누가 떠먹여 주는 게 아니라, 스스로 탐색하고 파악하고 가져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좋은 조력자가 있다면 훨씬 수월하다. 그러나 알겠지만... 모두가 그 혜택을 받지는 못한다(만약 있다면 감사하자). 내가 직접 컨트롤할 수 있는 변수는 결국 태도와 시선뿐인 거 같다.




예를 들어 나는 공격수가 되고 싶고, 구단을 찾는 상황이라고 생각해 보자. 나보다 잘난 사람이 있으면 본인의 부족한 점을 찾고 개선하면서 '기회가 오면 잡으면 되겠지'라는 희망과 청사진은 그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반대로 내가 어떤 구기종목을 할 것이며, 어떤 포지션을 할지도 모른 채 구단만 찾는다고 해보자. 그렇다면 성과도 나기 어려울뿐더러, 끝이 없는 터널 속에서 방황하는 느낌이 들 것이다.

비유를 축구로 했지만 취업시장으로 치환해도 비슷할 것 같다. 취업 준비 혹은 커리어 고민으로 힘들어하고 있을 누군가에게 이 글이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방향성만 올바르다면 시간의 문제일 뿐, 언젠가 빛을 볼 수 있을 거니까. 나아지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청년들, 진짜로 화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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