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적인 나의 사례 케이스 스터디
직장생활에 대한 권태를 느끼고, 세상을 살면서 이것저것 느껴보니 ‘나의 것’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불가피하게 들었다. 창업, 사업, 생산자… 다 비슷한 곳을 향하고 있는 단어들처럼 느껴진다.
AI의 발전, 제작과 공개의 진입장벽이 낮아지는 현상들. 이 모든 흐름은 한 방향을 가리키는 듯하다. 개인이 법인의 소속이 아니라, 개인 자체로 홀로 서는 시기가 오고 있다는 것.
성과 압력 없이 순전히 그 행위에만 몰두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는 축복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평생 남에게 대가 없이 퍼줄 수 있는 여력이 있는 게 아니라면, 결국 ‘매출’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그게 가장 어렵다.
그래서 도대체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그 질문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봤다.
돈을 번다 = 가치를 준다 + 대가를 받는다
매출의 구조를 정리해 보면 위와 같다. 이걸 풀어쓰면 아래 전제를 충족해야 한다. 마지막 전제인 ‘대가를 받는 방법’에는 여러 방식이 있다. 어떤 방법들이 있고,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누군가가 갈증을 느낀다. (ex. 어려워, 복잡해, 피곤해, 답답해, 느려, 빨라 등등)
그 갈증을 없애줄 해결책을 만든다. (ex. 그래서 "뭐"가 있으면 갈증이 해결될지)
그 해결책을 어떤 방식으로 전달한다. (ex. 직접 해주든, 맺어주든 등등)
갈증이 해소된 누군가가 고마움의 표시로 대가를 지불한다. (ex. 단건 결제, 구독 결제 등등)
‘하나는 전부, 전부는 하나.’ 내가 인상 깊게 느끼는 문구 중 하나다. 이 개념을 활용해서, 먼저 내 삶에서 답을 찾아보기로 했다.
K-한국인의 특징 중 하나는 “인터넷으로 딸깍하는데 굳이 돈까지 내야 해?”라는 방어기제가 기본값이라는 점이다. 그걸 뛰어넘어 돈을 낸다는 건, 생각보다 놀라운 일이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물었다. 나는 IT서비스를 쓰면서 어디에 돈을 쓰고 있을까? 내가 실제로 돈을 쓰거나, 돈이 흘러가고 있는 IT서비스를 살펴봤다.
구독하거나, 어떤 상품을 결제하거나, 혹은
내 돈을 지불하진 않지만 대신에 시간을 많이 쓰는 곳
1) 구독
유튜브 프리미엄: 광고 없이 빠르게 보고, 유튜브 뮤직까지 편하게 들을 수 있다. 애초에 영상을 많이 보기 때문에 효용가치가 크다고 느낀다.
넷플릭스: 콘텐츠가 많고, 인기 있고, 퀄리티 좋은 작품들이 많다. 이를 통해 사람들과 공통 관심사를 형성할 수 있고, 트렌드를 놓치지 않을 수 있다.
쿠팡 와우: 가격도 저렴한데 패키지가 혜자다. 쿠팡이츠 배달료 할인, 로켓배송, 쿠팡플레이까지. 안 하면 손해 보는 느낌이었다. (지금은 탈팡이지만…)
ChatGPT, Claude, Cursor: LLM을 쓸 수 있는 이용료로 충분히 지불할 가치가 있다. 특히 일을 하는 입장에서, 대부분의 시간에 필요한 서비스라고 느낀다.
2) 상품 결제
무신사: 괜찮은 패션 아이템을 건질 수 있고, 후기가 많아 실패 확률이 낮다.
네이버 쇼핑: 접근성이 좋고, 웬만한 상품은 다 있다. 네이버페이와 연동된 편의성도 크다.
교보문고: 꼭 이 서점이어야 할 이유는 없지만, 주변에 많고 접근성이 좋아서 쓰게 된다.
3) 나는 돈을 안 내지만, 이들은 돈을 번다
토스: 기존 금융 서비스의 불편함을 UX로 뒤집었다. 나는 돈을 내지 않지만, 이자 수익이나 광고 등으로 수익을 낼 것이다.
카카오톡: 사실 뭐 엄청 좋다기보다는 모두가 쓰니까 쓴다. 광고, 선물하기, 커머스로 돈을 번다.
인스타그램: 트렌드 파악, 지인 소식, 정보 탐색. 많은 사용자를 기반으로 광고 수익을 만든다.
티맵, 네이버지도: 처음 써본 걸 계속 쓰게 된다. 지도 + 리뷰 + 선택 보조 기능. 광고가 붙는다.
갈증을 발견하고,
그것을 '물'로 해결하기로 판단해,
생수병이라는 형태로 건네고,
대가를 받는다.
위 사례들이 하나의 구조로 정리됐다.
사업은 복잡해 보이지만, 본질은 단순하다.
1) 니즈 (갈증)
고객이 반복적으로 느끼는 결핍은 무엇인가? 사업은 기능이 아니라 상태 변화를 판다. Before → After가 명확해야 한다.
시간이 부족하다
선택이 어렵다
실패가 불안하다
재미가 필요하다
연결에서 소외되기 싫다
돈을 더 벌고 싶다
등등.
2) 메커니즘 (물)
그 갈증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같은 갈증이라도 해결 방식이 다르면 전혀 다른 사업이 된다. 여기가 진짜 차별화 지점이다.
자동화
요약
추천
검증
큐레이션
매칭
UX 단순화
네트워크 효과
등등.
3) 형식 (생수병)
그 해결 방식을 어떤 구조로 고객에게 전달할 것인가? 형식은 본질이 아니라 전달 방식이다. 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시작하지만, 사실은 세 번째 단계다.
SaaS
콘텐츠 구독
마켓플레이스
플랫폼
커뮤니티
물리적 상품
등등.
4) BM (대가)
고객이 가치를 체감하는 순간, 어떤 방식으로 돈을 받을 것인가? BM은 전략이고, 니즈는 철학이다. 수익모델은 억지로 붙이는 게 아니다.
가치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면 구독이 자연스럽고,
거래가 발생하면 수수료가 자연스럽고,
체류 시간이 길면 광고가 붙고,
깊이 쓰면 프리미엄 업셀이 붙는다.
구독
거래 수수료
단건 판매
광고
금융 수익
프리미엄 업셀
등등.
결국 IT서비스로 돈을 버는 방법은 화려한 기술이 아니라, 구조를 이해하는 일에 가깝다고 느낀다. 아마 위 구조의 항목별 디테일의 조합이지 않을까.
나는 지금 그 구조를 하나씩 해체해보고 있다.
그리고 언젠가, 내가 발견한 갈증에
나만의 물을 담아 세상에 건네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