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시 거북섬과 대장동 개발의 민낯
최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호텔 노쇼 경제론'이 뜨거운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커피 한 잔 원가 120원"이라는 현실과 동떨어진 발언에 이어, 예약 손님이 오지 않는 호텔 객실을 활용한 기상천외한 경제 논리까지 제시하며 그의 경제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단순한 말실수로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우려스러운 현실을 담고 있습니다.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와 성남시장 재임 시절 추진했던 시흥 거북섬과 성남 대장동 개발 사업이야말로 '호텔 노쇼 경제론'이 현실에서 어떻게 참담한 결과를 낳는지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이기 때문입니다.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가 자신의 치적으로 내세웠던 시흥 거북섬(웨이브파크) 개발은 총 5,60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된 해양레저 복합단지입니다. '한국의 코스타 델 솔'을 표방하며 약 16만 6천㎡ 규모의 부지에 세계 최대 인공서핑장, 호텔, 컨벤션센터 등을 건설했지만, 그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2024년 1월 기준, 거북섬 상업시설 3,253개 점포 중 입점률은 겨우 13%에 불과하며, 공실률은 무려 87%에 달합니다. 이는 전국 평균 공실률(중대형 상가 13.8%, 소규모 상가 8%)과 비교했을 때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입니다. 부동산 전문가들조차 "처음 본다"며 혀를 내두를 정도입니다. 현지 상인들은 "유령섬이나 다름없다"며 절망감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후보는 지난 5월 24일 시흥 유세에서 "시흥시장과 제가 업체들을 꾀어서 경기도 거북섬으로 오라고 유인해 인허가와 건축 완공을 2년 만에 신속하게 해치워서 완공됐다"며 "이재명 경기도가, 민주당의 시흥시가 그렇게 신속하게 큰 기업 하나를 유치했다는 말이다. 자랑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처참한 현실 앞에서도 '치적'으로 포장하는 모습에서 그의 현실 인식 능력에 대한 심각한 의문이 제기됩니다.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 재임 시절 추진한 대장동 개발 사업은 더욱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그는 이 사업을 두고 "단군 이래 최대 치적"이라고 자화자찬했지만, 그 이면에는 구조적 모순과 특혜 시비가 가득했습니다.
약 27만 7천 평 규모의 이 사업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이익 배분의 불공정성입니다. 성남시가 공공사업이라는 명목으로 원주민들의 토지를 시세의 절반 수준인 평당 수백만 원에 강제 수용한 뒤, 소수의 민간업자와 일부 관련자들은 1조 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개발이익을 챙겼습니다. 반면 성남시가 환수한 수익은 5,500억 원에 그쳤습니다.
심지어 자본금 5천만 원에 불과한 신생 기업 화천대유가 단 하루 만에 시행사로 선정되는 등 사업 과정의 투명성 결여는 심각한 수준이었습니다. 현재 김만배, 남욱, 유동규 등 핵심 관련자들이 구속되거나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 이 모든 의혹을 방증합니다.
이재명 후보의 정책들은 그가 말한 '호텔 노쇼 경제론'의 핵심 요소들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습니다.
첫째, 과도한 공급과 수요 예측 실패입니다. 경제 기본조차 모르는 듯한 행태입니다. 거북섬의 87% 공실률은 시장 수요에 대한 철저한 오판을 보여줍니다. 마치 예약자가 나타나지 않은 호텔 객실처럼, 막대한 투자로 조성된 시설들이 텅 비어 있습니다. 지역화폐나 기본소득 역시 실제 경제 활성화 효과보다는 재정 부담만 가중시키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둘째, 공공성 없는 비용과 편익의 불일치입니다. 대장동 사업에서 토지주들은 헐값에 토지를 내주고, 분양받은 시민들은 비싼 가격을 지불했지만, 정작 개발이익은 소수의 민간업자들이 독점했습니다. 공공성을 내세워 비용은 사회화하고, 이익은 사유화하는 전형적인 구조입니다.
거북섬과 대장동 개발 실패는 이재명 후보의 경제 철학을 보여주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합니다. 그가 도입했던 지역화폐와 기본소득 정책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성남시장 시절 도입한 청년배당, 경기도지사 재임 중 확대한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등은 모두 현금을 직접 살포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는 근본적인 경제 구조 개선이나 생산성 향상 없이 단기적인 인기에만 의존하는 전형적인 포퓰리즘 정책입니다.
이재명 후보의 경제 정책 철학이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그가 여전히 이런 방식을 옳다고 믿고 있다는 것입니다. 성남시와 경기도에서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단군 이래 최대 치적"이라 하고, 어제(24일) 시흥 유세에서 망한 거북섬 개발 사업을 당당하게 자랑하는 모습은 현실 인식 능력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재명 후보의 일련의 발언들은 경제에 대한 기본적 이해 부족을 여실히 드러냅니다. 커피 원가를 120원이라고 주장하며 자영업자들의 반발을 산 것도 모자라, 이제는 호텔 노쇼를 활용한 황당한 경제 논리까지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말실수 차원을 넘어섭니다. 시장경제의 기본 원리, 수요와 공급의 법칙, 기회비용의 개념 등에 대한 근본적인 무지를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가 대통령이 된다면, 이런 방식이 국가 단위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거북섬 규모의 실패가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대장동식 특혜 시비가 국가 정책 전반에 만연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성장이 멈춰가는 탈성장시대에 100조 원이 넘는 공약을 마구 쏟아내고 있습니다. 과연 대한민국이 이런 방식을 감당해낼 수 있을지 깊은 의문이 듭니다.
칼럼니스트 박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