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대 선택적 개입주의와 한국 자유보수 자립적 전략

미국 외교정책의 실용적 재편 방향이 보인다.

by 박대석

트럼프 시대 선택적 개입주의와 한국 자유보수 자립적 전략

미국 외교정책의 실용적 재편 방향이 보인다.


ba1ea2e5c0958c34c73a576f5711c0b5.jpg 트럼프 대통령과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2025년 7월 16일 수요일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AP 사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는 미국 외교정책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2025년 7월 18일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전 세계 미국 외교관들에게 하달한 "외국 선거의 공정성에 대한 공개적 언급 금지" 지침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의 아스펜 안보포럼 참석 취소는 이러한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헤그세스는 이를 "글로벌리즘의 악마에 일조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를 단순히 '고립주의'로 규정하기에는 현실이 더욱 복합적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완전한 내정불간섭보다는 '선택적 개입주의'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중국 견제를 위한 인도-태평양 전략은 오히려 강화되고 있으며, 중동에서의 군사적 개입도 지속되고 있다. 실제로 국무부 관계자는 "명확하고 설득력 있는 외교정책적 이익"이 있을 때는 여전히 선거 관련 성명을 발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브라질 볼소나루 전 대통령에게 보낸 트럼프의 공개서한과 이어진 50% 관세 부과 예고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이는 이념적 동조에 기반한 선별적 압박의 사례로, 과거와 같은 보편적 민주주의 확산 정책과는 분명 다른 접근법이다. 다만 이것이 민주주의 가치 자체의 포기를 의미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미국의 전략적 이익에 부합하는 범위에서 가치 외교를 실용적으로 활용하는 양상으로 해석하는 것이 적절하다.


▲ 글로벌 경제질서의 구조적 변화


국제통화기금(IMF)은 2024년 세계경제전망에서 미국의 광범위한 관세정책이 글로벌 GDP를 2-3% 감소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단순한 무역분쟁을 넘어 전후 자유무역 체제의 근본적 변화를 의미한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의 관세정책은 중국 견제라는 전략적 목표와 미국 제조업 보호라는 경제적 실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양면 전략'의 성격을 갖는다.


미중관계에서도 새로운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하반기 이후 중국 기업들은 직접적 충돌을 피하며 동남아시아와 멕시코 등 제3국을 통한 우회무역을 40%가량 확대했다. 이는 양국이 전면적 충돌보다는 실용적 공존 방안을 모색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트럼프 역시 중국에 대해 60% 관세를 예고하면서도 "좋은 거래"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 바이든 행정부의 이념적 대립과는 다른 거래적 접근법을 보여준다.


물론 이러한 변화가 모든 영역에서 일관되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기술 분야에서의 디커플링이나 안보 동맹 체계에서는 여전히 강경한 대중 견제 정책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단순한 고립주의가 아닌, 영역별로 차별화된 전략적 접근을 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한국을 둘러싼 복합적 도전 요소들


현재 한국이 직면한 상황은 여러 복잡한 요소들이 얽혀 있다. 모스탄(단현명) 교수가 이끄는 국제선거감시단은 2025년 6월 3일 한국 대선의 공정성에 대한 지속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워싱턴 내셔널 프레스클럽에서 발표된 보고서는 사전투표와 본투표 간 통계적 불일치, 전자개표 시스템의 보안 취약성 등을 구체적 데이터와 함께 제시했다. 이러한 문제제기가 미국 내 보수 네트워크를 통해 확산되고 있는 것은 분명한 현실이다.


동시에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대북 불법송금 사건도 주목받고 있다. 대법원에서 징역 7년 8개월이 확정된 이 사건은 총 800만 달러 규모의 대북 송금을 포함하고 있어 미국의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에 저촉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과거 중국 단둥은행(2017년), 러시아 개인 무역업자들(2019년)을 대북 거래 연루를 이유로 제재한 전례가 있다.


다만 이재명 대통령의 연루 문제는 아직 법적 확정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다. 검찰 수사에서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통령의 실질적 주도 의혹이 제기되었으나, 현재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의혹'과 '정황'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한국의 전략적 가치도 고려해야 할 요소다. 한국은 미국의 대중 견제 전략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는 동맹국이며, 반도체와 같은 첨단기술 분야에서 중요한 파트너다. 이러한 지정학적, 경제적 가치는 단순한 이념적 잣대를 넘어서는 실용적 고려사항이 될 수 있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가 핵심 동맹국에 대해서는 압박과 타협을 병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 경제적 충격파와 대응 필요성


한국의 대미 수출 의존도는 17.2%(2024년 기준)에 달하며, 반도체와 자동차 등 핵심 산업의 대미 의존도는 30%를 넘는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는 25% 관세 부과 시 한국의 대미 수출이 40-50% 감소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단순한 수치를 넘어 한국 경제 전반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낸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2024년 연구에 따르면, 포괄적 경제 압박이 가해질 경우 한국 GDP는 첫 해에 8-12%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의 GDP 감소율 5.8%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특히 국제결제은행(BIS)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행들의 달러 결제 의존도가 65%에 달해, 금융 부문의 취약성이 매우 크다.


그러나 이러한 경제적 충격 가능성이 곧 제재의 현실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미국 역시 한국과의 무역에서 상당한 이익을 얻고 있으며, 공급망 안정성 측면에서 한국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러한 상호의존성에만 의존하기보다는 경제 안보망의 다변화를 통해 외부 충격에 대한 복원력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 자유보수 세력의 자립적 역량 강화의 전략적 방향

Whisk_8550ead664.jpg 필자가 whisk로 편집

이러한 복합적 환경에서 한국의 자유보수세력이 추구해야 할 전략은 '국가 자립-국제연대-국내 투명성'이라는 삼중 축에 기반해야 한다.


첫째, 미국 의존적 사고에서 벗어나 자립적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선택적 개입주의는 한국 문제에 대한 미국의 자동적 개입을 기대하기 어렵게 만든다. 국무부의 외국 선거 논평 금지 지침은 이를 명확히 보여준다.


둘째, 사법부 독립성과 선거 투명성을 강화하는 제도적 개선 투쟁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부정선거 규명을 위한 모스탄 교수 등의 문제제기에 대해서는 선관위가 방어적 반박보다는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투명한 검증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는 더욱 노력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외부 비판에 대응하는 차원을 넘어, 한국 민주주의의 근간을 회복하는 일이다.


셋째, 경제 안보망의 다변화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 EU, 인도, 동남아시아 등과의 경제협력을 확대하고, 내수 기반을 강화하며, 기술 자립도를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는 미국과의 관계를 약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보다 균형 잡힌 상호의존 관계로 발전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넷째, 대북정책에서 국제제재 준수를 철저히 보장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대북 교류협력 과정에서 독립적 감시기구를 설치하고, 모든 거래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이는 한미동맹의 신뢰를 유지하는 동시에 대북정책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길이다.


▲ 새로운 시대의 보수 리더십


트럼프의 선택적 개입주의는 일시적 현상이 아닌 미국 외교정책의 구조적 변화일 가능성이 높다. 퓨리서치센터의 2024년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47%가 "미국이 다른 나라 문제에 너무 많이 개입한다"라고 응답했으며, 이는 2001년 이후 최고 수치다. 이러한 미국 내부의 여론 변화는 트럼프 이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의 자유보수세력은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고 새로운 리더십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 무조건적 친미에서 벗어나 상호 이익에 기반한 성숙한 동맹 관계를 추구하고, 동시에 국내적으로는 투명성과 법치주의를 통해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 이는 미국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자유민주주의 세력으로서의 품격을 지키는 길이다.


브라질과 베네수엘라의 사례가 보여주는 교훈은 명확하다. 이념적 동조만으로는 지속가능한 국제적 지지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오히려 투명한 거버넌스와 법치주의를 통해 스스로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한국의 자유보수세력도 이러한 관점에서 미래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결국 트럼프 시대의 새로운 국제질서는 각국이 스스로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자립적 역량을 요구한다. 한국의 자유보수세력에게는 위기이자 기회다. 의존적 사고에서 벗어나 진정한 보수 리더십을 구현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우리가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에 답해야 할 때다.


칼럼니스트 박대석

250.jpg

윗글은 2025년 7월 20일 파이낸스투데이에 필자 명의 칼럼으로 게재되었습니다.

https://www.fn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57769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