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헌납,
친중정부의 관세 임기응변 책인가?

MASGA로 포장한 굴욕 외교, 트럼프 관세에 떠밀려 산업 주권 파나?

by 박대석

친중정부의 관세 임기응변, 더 큰 화 부를 조선업헌납?

MASGA로 포장한 굴욕 외교, 트럼프 관세에 떠밀려 산업 주권 내다 파는 참사


▲ 패싱 당한 한국, 졸속 대응의 민낯


미국이 한국과의 관세협상을 전격 취소한 7월 24일 오후, 이재명 정부가 내놓은 대응책은 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였다.


미국 조선업 재건을 위해 한국의 조선기술과 자본, 인력까지 대거 이전하겠다는 이 제안은 관세 폭탄을 피하기 위한 급작스러운 임기응변에 불과하다. 상호 호혜적 투자협력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상은 한국 조선업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위험한 발상이다.


이재명 정부는 MASGA를 통해 한국 조선업계가 미국 내 대규모 투자와 기술이전, 금융지원, 인력양성을 약속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투자협력 차원을 넘어 국내 조선업이 그동안 축적해 온 기술과 인력, 생산능력을 미국으로 이전하는 구조적 변화를 의미한다. 25% 관세라는 당면한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장기적 산업 경쟁력을 담보로 내놓는 셈이다.


▲ 조선업 생태계 위기, 수치로 드러나는 현실

필자 작성

한국 조선업은 현재 전체 제조업 고용의 약 3.8%인 58만여 명을 직접 고용하고 있으며, 협력업체까지 포함하면 100만 명 이상의 일자리와 연결되어 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발표에 따르면 이미 조선업계는 연평균 1만 2천 명 이상의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며, 2024년 상반기 미충원율이 14.7%에 달한다. 전 산업 평균 8.3%의 거의 2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런 상황에서 핵심 인력의 미국 이전이 본격화되면 국내 조선업은 치명적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대우조선해양 등 대형 조선소의 설계·엔지니어·현장 작업자들이 미국 현지로 파견되거나 아웃소싱되면, 이는 필연적으로 국내 조선소 일감 이탈로 이어진다. 미국 내 선박 건조량 증가는 한국 내 생산과 고용 감소와 직결되는 제로섬 구조이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조선소가 보유한 연구·설계 인력은 약 1만 명으로 추산되는데, 이 중 65%가 석사 학위 소지자이고 25%가 박사 학위 소지자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에 따르면 조선분야 산업기술인력은 2022년 5만 8천42명으로 현인원 대비 758명(1.3%)이 부족한 상황이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2027년부터 조선업 인력 부족 규모가 13만 명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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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울산·영암 등 조선도시의 노동 수요 감소도 피할 수 없다. 대형 조선사의 미국 투자가 확대되면 국내 신증설과 R&D 투자는 상대적으로 위축될 것이다. 수십조 원 규모의 투자 재원이 미국 현지로 흘러가면서 국내 조선 생태계에는 이른바 '빨대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부품·기자재·해운물류 등 공급망 밸류체인 약화와 함께 중소 협력업체들의 연쇄적 경영난도 우려된다.


▲ 미국에는 호재, 한국의 안일한 대응

필자 작성

미국 입장에서 MASGA는 더할 나위 없는 제안이다. 자국 조선업 부활을 위해 한국의 첨단 기술과 숙련 인력을 그대로 이식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에 완벽히 부합하는 프로젝트다.


역사적으로 미국은 1980년대 일본의 반도체 기술 도입, 1990년대 독일 자동차 기업과의 합작을 통한 기술 습득 등 선진국의 기술을 흡수하는 데 능숙했다. 미 상무부와 국제무역위원회(ITC) 보고서들을 보면 기술 파트너십 후 자체 경쟁력을 구축해 독립하는 패턴이 반복됐다.


미국이 한국의 기술과 노하우를 충분히 습득한 후 파트너십을 재조정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장기적으로 미국이 자체 조선능력을 키우면 현재의 '파트너'에서 '경쟁자'로 관계가 변화할 수 있다. 미국산 선박이 한국과 세계시장에 진출하면 한국 조선업은 내수와 수출 양쪽에서 압박을 받게 된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기술 이전의 비가역성이다. 첨단 설계·공정·생산 시스템이 미국으로 이전되면 되돌리기 어렵다. 업계에서는 "핵심 공정과 연구기술은 이전을 제한하거나 공동개발 형태로 관리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대규모 현지 생산체제가 구축되면 기술 유출을 완전히 통제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국내 조선업계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국내 조선 밸류체인 약화가 불가피한 리스크라는 데 공감하고 있다.


▲ 공적 자금의 방향 착오와 내수 공동화

필자 작성

MASGA 프로젝트의 또 다른 문제는 공적 금융기관의 과도한 해외 지원이다. 한국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 등이 대규모 대미 투자 지원에 나서면서, 국내 중소조선소와 내수산업에 대한 자금 배분이 상대적으로 감소할 수밖에 없다. 해외 투자를 위해 국내 산업 지원을 희생하는 모순적 구조가 형성되는 것이다.


자본과 인력, 기술의 해외 유출은 내수 경기와 투자 활성화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국내 조선업체들이 미국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동안 내수 시장은 점차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젊은 인재들이 미국 프로젝트로 빠져나가면 국내 조선업의 미래를 책임질 차세대 인력 양성에도 공백이 생긴다.


조선업은 자동화가 어려운 대표적 산업이다. 선박 건조는 맞춤형 생산 방식으로 이뤄지며, 복잡한 공정과 높은 기술 숙련도를 요구한다. 기술 발전으로 일부 공정이 자동화되더라도 전체적인 인력 수요는 오히려 늘어나는 것이 조선업의 특성이다. 이런 상황에서 핵심 인력의 해외 이전은 국내 조선업 기반을 근본적으로 흔드는 일이다.


▲ 정답은 가치 동맹의 확실한 실현


MASGA와 같은 임기응변이 아니라 근본적 해법이 필요하다. 미국의 관세 압박에 대한 진정한 해답은 확고한 한미동맹과 자유민주주의 가치 동맹을 강화하는 일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요구하는 것은 단순한 경제적 양보가 아니라 대중국 견제 전략에서의 명확한 입장 표명이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인도-태평양 전역으로 확대하고, 실질적인 안보 협력을 강화하며, 대중 견제 다자안보체제에 적극 참여하는 것이 미국이 원하는 진정한 협력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선거 과정에서 언급한 "중국과 대만이 싸우든 우리와 무슨 상관이냐"는 식의 중립적 자세를 버리고, 확실한 가치 동맹의 일원임을 입증해야 한다.


다만 이것이 미국의 모든 요구를 무조건 수용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와 경제적 현실을 고려한 전략적 균형감이 필요하다. 안보 동맹을 강화하면서도 경제와 통상 분야에서는 상호 호혜적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미국의 공급망 재편 논의에 적극 참여하여 한국 기업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핵심 기술 협력을 강화하는 실리적 접근이 병행돼야 한다.


기업의 해외 투자는 정부가 앞장서서 추진할 일이 아니라 기업 스스로 판단해서 결정할 사안이다. 정부의 역할은 기업들이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지, 특정 국가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자국 산업을 조건부로 내주는 것이 아니다. MASGA가 불가피하다면 최소한 투명한 비용-편익 분석을 통해 국민에게 그 근거를 제시하고, 핵심 기술 보호와 국내 일자리 대체 방안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


▲ 임기응변을 넘어 장기 전략으로


이재명 정부의 MASGA 프로젝트는 미국 관세 압박에 대한 응급처치에 불과하다. 한국 조선업의 기술과 인력, 자본을 미국에 이전하면서 얻는 것은 일시적 관세 유예뿐이다. 하지만 잃을 수 있는 것은 한국 조선업의 장기 경쟁력이다.


진정한 해법은 확고한 한미동맹 강화를 통한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이다.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국으로서 중국의 패권 도전에 함께 맞서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할 때, 미국도 한국을 진정한 파트너로 대우할 것이다. 여기저기 눈치를 보며 줄타기하는 임기응변으로는 결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동시에 국내 조선업 생태계 보호를 위한 실질적 대안도 필요하다. 고부가가치 친환경 선박과 자율운항 기술 등 미래 조선기술에 대한 R&D 투자 확대, 스마트 야드 구축을 통한 생산성 향상, 중소 협력업체 지원 강화 등 종합적 산업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 한국의 미래가 걸린 선택의 시간이다.


칼럼니스트 박대석


이 글은 2025.07.31. FN투데이에 필자 명의 칼럼으로 게재되었다.

https://www.fn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587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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