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주년의 단상,
고려연방제 VS 한미연방제

가을 초입에 던지는 화두, 한국이 선택할 길은?

by 박대석

[표지: 필자가 whisk로 생성한 이미지]


광복 80주년의 단상, 고려연방제 VS 한미연방제

가을 초입에 던지는 화두, 한국이 선택할 길은?


울부짖는 매미소리가 멀어지고 간간히 귀뚜라미 소리가 들리는 가을 초입, 광복 80주년을 맞아 한 학인의 마음은 무겁다. 한국의 항구적인 자주평화와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서의 지속적인 번영을 염원하지만, 작금의 국내외 상황을 보노라면 깊은 우려를 감출 수 없다.


이재명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초청으로 24일부터 26일까지 미국을 방문한다. “두 정상은 변화하는 국제 안보 및 경제 환경에 대응해 한미동맹을 미래형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한다. 과연 '미래형 포괄적 전략 동맹'이 무엇일까? 많은 생각이 든다.


▲ 인류의 현재 위치와 천년 굴욕사가 주는 교훈, 지정학적 숙명을 성찰하며

필자 작성

인류는 지금 문명사적 전환점에 서 있다. 수천 년간 세계를 지배해 온 '힘의 논리'와 야만적 헤게모니 시스템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21세기, 이제는 무력이 아닌 모범으로, 강제가 아닌 감동으로, 지배가 아닌 협력으로 세계를 이끄는 새로운 문명적 상생의 헤게모니가 필요한 때다. 그리고 홍익인간 정신을 품고 있는 대한민국이야말로 그 해답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는 나라다.


한민족은 중국 사고전서(四庫全書)에 기록된 바와 같이 한때 9개 제후국을 거느린 동북아 최초의 제국을 건설했던 민족이다. 그러나 반도로 밀려난 이후 천년 이상 주변 강국의 침탈에 시달려왔다. 고구려가 멸망한 668년부터 현재까지 1,357년간 한반도는 끊임없는 외침의 무대였다.


조선시대 500년간 중국에 대한 조공은 단순한 외교의례가 아니었다. 세자 책봉부터 왕의 이름까지 중국 황제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사실상의 대리통치 상태였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명나라와 청나라에 보낸 조공 사절만 해도 2,000여 차례에 달한다.


정유재란(1597-1598) 당시 명군 4만 명과 조선군이 합세해도 일본군 14만 명을 막지 못했고, 정묘호란(1627)과 정축호란(1636-1637)에서는 후금(청나라) 12만 대군 앞에 인조가 삼전도에서 삼배구고두례를 올려야 했다. 이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한계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구한말 대한제국의 경제적 파탄이 정치적 독립 상실로 이어진 것도 마찬가지다. 일제강점기 35년간 한민족은 창씨개명과 강제징용, 위안부 등 민족 말살 정책에 시달렸다.


▲ 홍익인간 정신과 한국의 세계사적 소명


명, 청과 일본에 시달려서인지 우리는 스스로를 작은 나라라고 생각하는 버릇이 있다. 하지만 이는 우리 역사에 대한 철저한 오해다. 고구려가 만주 벌판을 호령하고 중원까지 위협했던 웅대한 기상, 백제가 바다를 건너 일본 문화의 뿌리를 심고 중국 남조와 당당히 외교 했던 개방성, 신라가 실크로드를 통해 페르시아와 교역했던 국제적 감각이 오늘날 한국을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만든 DNA였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 모든 역동성의 근저에 흐르고 있던 홍익인간 사상이다. 단군 신화에서 시작된 이 이념은 단순히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는 편협한 뜻이 아니다. '넓다'는 뜻의 홍(弘)은 공자의 인(仁), 불교의 자비, 기독교의 사랑을 아우르는 보편적 사랑 정신이며, '더하다'는 뜻의 익(益)은 현실적 경제 논리를, 그리고 인간(人間)은 자연과 우주 만물과의 조화를 의미하는 총체적 개념이다.


흥미롭게도 현재 글로벌 투자계를 주도하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투자 철학이 바로 이 홍익인간 사상과 놀랍도록 일치한다. 5천 년 전 우리 조상들이 제시한 홍익인간 사상이 21세기 자본주의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재조명받고 있는 것이다.


▲ 해방 80년의 성취와 현재의 고민


1945년 해방과 함께 한반도에 들어온 미군정은 한국사에 결정적 전환점이 됐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한미상호방위조약(1953년 10월 1일 체결, 1954년 발효) 체결은 한국이 다시는 주변국의 침탈을 받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고 70여 년 간 한국을 지키고 번영의 바탕이 된 보물 같은 자산이었다.


한국전쟁(1950-1953) 당시 중국인민지원군 135만 명과 소련 공군의 지원을 받은 북한군에 맞서 유엔군 16개국 34만 명이 한국을 지켜냈다. 미군 전사자만 3만 6,574명에 달했다. 만약 미국의 개입이 없었다면 한반도는 중국의 완전한 속국이 됐을 것이다.


80년 전 그날의 해방이 진정한 의미를 갖게 된 것은 이후의 선택들 때문이었다. 1960년 1인당 GDP 79달러였던 한국은 2023년 3만 2,422달러로 410배 성장했다(한국은행). 이는 미국이 구축한 브레턴우즈 체제와 GATT, WTO 등 자유무역 질서 덕분이다.


현재 한국은 무역규모 세계 8위(1조 4,831억 달러, 2023년), 경제규모는 IMF 기준 12-14위(GDP 1조 8천억 달러 수준), 군사력 5위(Global Firepower Index 2024) 국가로 성장했다. 하지만 2030년까지 경제순위는 인도, 스페인, 호주, 멕시코 등에 밀려 15위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IMF 전망도 있어 안주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 소수 세력의 정책 주도, 여론과 정책 방향의 괴리


흥미로운 것은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한국 내부에서 반미 친중 정책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갤럽이 2024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74% 내외가 한미동맹을 지지하고, 80% 이상이 주한미군 주둔을 찬성한다. 중국에 대해서는 60% 이상이 '위협적'이라고 답했다.


그런데도 정책 방향은 종종 이와 다른 모습을 보인다. 이는 레닌의 전위당 이론에서 말하는 '소수의 조직화된 좌파 세력이 다수의 무관심한 대중을 이끌어가는 구조'와 유사한 양상이다. 현실정치에서는 소수의 적극적 세력이 다수의 소극적 여론보다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들이 사용하는 '균형자론', '전략적 모호성', '실용외교' 등의 용어는 그 자체로는 합리적이지만, 때로는 친중정책을 포장하는 수사로 활용되기도 한다. 2003년 노무현 정부의 '동북아 균형자론'과 주한미군 감축,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추진이 대표적 사례다.


물론 이런 정책들에도 나름의 논리가 있다. '전략적 모호성'을 주장하는 측에서는 미중 패권 경쟁에서 어느 편도 들지 않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 하지만 국제정치 현실에서 중소국의 중립은 강대국들의 각축장이 되는 위험을 내포한다.


▲ 변화하는 미국, 우려스러운 신호들

필자 작성

걱정스러운 것은 미국의 변화다. 최근 한미 통상관계에서 나타나는 여러 조치들은 한국을 '특별한 동맹'에서 '일반적 우방'으로 격하시키는 신호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 요구도 마찬가지다.


주한미군의 역할도 변화하고 있다. 기존 '대북 억지' 중심에서 '대중 견제'로 임무가 확대되면서, 일각에서는 주한미군의 성격 자체가 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1950년 애치슨 라인의 재현 가능성을 시사한다. 당시 딘 애치슨 국무장관이 미국의 극동 방어선에서 한국을 제외시켰고, 이것이 북한 남침의 빌미가 됐다. 워싱턴 일각에서는 "트럼프 2기에는 한국과 대만 모두 미국의 직접 방어 확약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고려연방제의 현실, 냉정한 성찰이 필요한 때


한편으로는 한국 정치에서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온 또 다른 '연방제'가 있다. 바로 북한과의 '고려연방제'다. 이는 1980년 김일성이 제6차 조선노동당 대회에서 처음 제시한 것으로, "하나의 연방공화국 안에서 북과 남이 동등한 자격과 권한을 가지고 자치를 실시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나 이를 제안하는 북한의 실상을 돌아보면 고개를 절로 가로젓게 된다. 6·25 전쟁의 주역이자 2,500만 동족을 절망적인 삶에 내몰고 있는 북한, 지난 80년간 끊임없는 도발로 한반도를 불안에 떨게 한 북한과의 연방제가 과연 현실적일까?


1968년 청와대 기습(1·21 사태), 1983년 아웅산 테러, 1987년 KAL기 폭파,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에 이르기까지 북한의 도발은 계속되었다. 더욱 심각한 것은 핵무기다. 북한은 2006년부터 2017년까지 6차례 핵실험을 강행했고, 현재 상당한 수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자유민주주의와 전체주의의 결합, 시장경제와 계획경제의 통합이 과연 현실적일까? 동서독 통일도 결국 동독이 서독 체제로 흡수되는 방식이었음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 연방제의 다양한 모델, 한미연방제의 위상

필자 작성

연방제는 결코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미국 자체가 50개 주로 구성된 연방국가이며, 캐나다는 10개 주와 3개 준주로, 호주는 6개 주와 2개 준주로 이뤄진 연방제 국가다. 독일도 16개 연방주(Länder)로 구성된 연방공화국이다.


영연방(Commonwealth)은 또 다른 형태의 느슨한 연합체다. 영국을 중심으로 54개국이 참여하는 이 체제에서 각국은 주권을 유지하면서도 공통의 가치와 협력 체계를 공유한다.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이 대표적 사례다.


한미연방제는 이런 기존 모델들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미국의 주(州) 편입 방식에 가장 가깝다고 볼 수 있다. 하와이가 1959년 50번째 주가 될 때도 원주민 문화와 언어를 보존하면서 연방에 편입되었다. 한국의 경우 더 높은 수준의 자치권과 문화적 독립성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다.


영연방과의 차이점은 정치적 통합의 수준이다. 영연방은 상징적·문화적 연대에 그치지만, 한미연방제는 외교·국방의 실질적 통합을 전제로 한다. 캐나다나 호주의 연방제와는 역사적 형성 과정에서 차이가 있지만, 자치권 보장이라는 핵심 원리는 동일하다.


▲ 학인의 소견과 창의적 모색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을 고민하게 된다. 투키디데스 함정이 현실화되는 미중 대결 상황에서 한국의 전략적 모호성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


만약 연방제를 논의한다면, 그 상대는 한국에 자유와 번영을 가져다준 나라여야 하지 않을까? 80년간 한국의 안보를 보장하고 경제발전을 지원해 온 미국 말이다. 한미연방제는 이런 맥락에서 나온 하나의 구상이다.


하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한국이 홍익인간 정신에 기반한 새로운 문명적 리더십을 발휘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21세기는 더 이상 군사력이나 경제력만으로 패권을 결정하는 시대가 아니다. 기술이 상향 평준화되고, 문화가 마음을 움직이며, 무엇보다 철학과 가치가 문명의 방향을 결정하는 시대다.


북한과의 연방제가 비현실적 상상이라면, 한미연방제는 검토해 볼 만한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 동시에 이는 한국이 추구하는 더 큰 비전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즉, 강제가 아닌 모범을, 지배가 아닌 협력을 통해 자연스럽게 국제사회의 존경과 신뢰를 얻는 새로운 상생 주도권의 실현이다.


구체적 구조는 다음과 같이 구상해 볼 수 있다. 한국과 미국이 연방국가를 구성하되, 한국은 높은 수준의 자치권을 유지한다. 외교와 국방은 연방 정부가 담당하고, 내정과 문화는 한국이 자율적으로 운영한다. 시민권은 이중국적으로 하여 한국인이면서 동시에 미국인이 되는 방식이다.


언어는 한국어와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한다. 하와이가 1959년 미국의 50번째 주가 된 이후에도 하와이 원주민어와 문화를 보존하고 있는 것과 유사한 방식이다.


▲ 한국의 기술력과 문화적 역량, 새로운 시대의 자산


한국은 이미 이런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했다.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기술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개발한 3 나노 공정 기술과 차세대 AI 반도체는 탄소중립이라는 인류 공동의 목표 달성에 직접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이는 기술을 통해 인류 전체를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 정신의 현대적 실현이다.


문화적 소프트파워는 더욱 놀랍다. BTS의 빌보드 석권, 오징어게임의 넷플릭스 신기록,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을 넘어 이제 K-컬처는 전 세계 젊은이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꾸고 있다. 한류를 통해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 전 세계 젊은이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의 가치와 생활방식에 공감하고 있다. 이는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며 모두가 행복해지는 홍익인간 정신을 전파하는 강력한 통로가 되고 있다.


87년 민주화 운동부터 촛불혁명까지 한국이 보여준 민주주의는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존중하되, 그것이 공동체 전체의 번영과 조화로 이어져야 한다는 '책임 있는 자유'의 개념을 실천해 왔다. 이는 홍익인간 정신이 현대 민주주의와 결합한 '자유민주주의 2.0'이라고 할 수 있다.


▲ 기대효과와 현실적 제약의 균형 있는 검토

필자 작성

한미연방제가 실현된다면 한국이 얻는 이익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첫째, 안보 문제의 안정적 해결이다. 이는 이스라엘이 누리는 안보 보장과 유사한 수준이다. 2024년 10월 이란의 이스라엘 직접 공격 당시 미국은 즉각 이지스함과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투입해 방어했고, 이스라엘의 반격도 전폭 지원했다. 한미연방제가 실현되면 한국도 이와 같은 수준의 안보 보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둘째, 정치적 영향력의 확대다. 현재 미국 내 유대인은 인구의 2%(약 600만 명)에 불과하지만 상원의원 9명, 하원의원 25명을 배출하고 있다. 한국계 미국인은 현재 180만 명이지만 연방제 실현 시 5천만 명이 한순간에 미국 시민이 된다. 한국인의 우수한 교육열과 조직력을 고려할 때 상당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


셋째, 경제적 혜택이다. 한미 통상갈등 같은 문제는 원천적으로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 기업은 미국 기업과 동일한 대우를 받아 전 세계를 상대로 비즈니스 할 수 있다.


넷째, 인적 교류의 확대다. 한국의 우수한 학생들이 미국 대학에 자유롭게 진학할 수 있고, 미국 시민권자로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다.


다섯째, 문화적 시너지 효과다. 한류와 미국 문화가 결합하면 전 세계적으로 더욱 강력한 소프트파워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한미연방제는 가까운 강대국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기 위해, 먼 나라 미국과 결속을 강화하는 ‘원교근공’ 전략의 전형적인 모델이다. 중국의 힘이 커질수록 한국의 정치, 경제, 안보는 공산주의 중국에 예속될 수밖에 없다. 상식이다.


▲ 예상되는 반대와 현실적 검토


물론 반대 여론과 현실적 제약도 만만치 않다. 국내에서는 '주권 포기'라는 비판이 제기될 것이다. 중국은 당연히 강력하게 반발할 것이고, 국제사회에서도 찬반 논란이 예상된다.


실현 가능성도 불투명하다. 미국 내 정치 상황, 한국 국민 정서, 헌법적 절차 등을 고려할 때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하와이 주 편입(1959)과 같은 절차를 거쳐야 하므로 양국 의회의 승인이 필수적이다.


북한, 일본, 러시아 등 주변국의 반응도 변수다. 다만 각국이 얻을 수 있는 실익을 고려할 때 절대적 반대만은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한국과의 대화가 곧 미국과의 직접 협상 기회가 되고, 일본도 안보·경제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다. 러시아는 중국 견제 효과 때문에 묵시적으로 동의할 가능성도 있다.


▲ 다양한 대안과 함께 검토해야 할 과제


한미연방제는 여러 대안 중 하나로 검토해 볼 만한 구상이다. 다른 대안들로는 한미일 군사동맹 강화, 한국의 독자 핵무장, 대중국 포용정책 확대 등이 있지만 각각 고유한 한계와 위험을 안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런 창의적 아이디어들을 정책 토론의 장에 올려놓고 진지하게 검토하는 것이다. 기존의 안이한 접근으로는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에 대응하기 어렵다.


트럼프의 거래주의적 성향을 고려할 때, 실익 중심의 이런 구상들은 충분히 논의 가치가 있다. 비용 절감, 중국 견제, 북핵 해결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는 점을 제시하면 미국 측도 관심을 보일 수 있다.


▲ 광복 80주년에 던지는 화두, 미래를 위한 성찰


광복 80주년을 맞는 이 시점에서 한국이 동북아 평화에 기여하는 국가가 되려면 기존의 틀을 벗어난 창의적 사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분단의 아픔을 딛고 새로운 평화 모델을 제시하는 국가로 발전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


특히 대통령실이 12일 발표한 '미래형 포괄적 전략 동맹'의 구체적 모습을 그려보는 것이 중요하다. 알렉산더가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단칼에 잘랐듯이, 한국도 지정학적 딜레마의 매듭을 과감한 아이디어로 풀어나갈 필요가 있다. 한미연방제와 같은 창의적 구상들이 단순한 공상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정책으로 발전되려면 충분한 연구와 검토가 뒷받침돼야 한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한국이 홍익인간 정신에 기반한 상생 주도권을 발휘하여 인류 문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것이다. 21세기 인류가 직면한 기후변화, 민주주의 위기, 국제 갈등 등 거의 모든 문제의 해결책 핵심에는 홍익인간 정신이 자리하고 있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이런 창의적 아이디어들을 정책 의제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한국의 전략적 선택지를 확대하고, 미래 세대에게 더 나은 선택권을 물려주는 것이 광복 80주년을 맞는 우리 세대의 책무일 것이다.


인류 문명이 갈림길에 선 이 절체절명의 순간에, 한국에게는 홍익인간 정신으로 새로운 문명 패러다임을 제시할 역사적 소명이 있다. 한반도라는 지리적 한계를 뛰어넘어 기후 위기의 해결사로서, 권위주의에 맞선 자유민주주의의 혁신자로서, 분열된 세계를 하나로 묶는 상생의 중재자로서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매미 울음 대신 귀뚜라미가 노래하는 계절, 한 학인의 우려 섞인 제언이 국민 여러분의 깊은 성찰로 이어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우리가 모두 함께 써나가야 할 새로운 세계사의 첫 장이 바로 여기에 있다.


칼럼니스트 박대석


참고문헌

한국은행, 「국민소득통계」 (2024)

한국갤럽, 「한미동맹 및 주한미군에 대한 국민 여론조사」 (2024)

IMF, 「World Economic Outlook」 (2024)

Global Firepower Index (2024)

조선왕조실록, 명·청 조공 사절 관련 기록

Henry Kissinger, 「On China」 (2011)

Graham Allison, 「Destined for War」 (2017)

박대석, 「코리아 헤게모니, 야만적 힘의 지배 끝내고 문명적 상생의 시대 열자」 (2025)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