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4개월, 민주주의 후퇴 보고서
정치학에서 독재는 단순히 권위주의적 통치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현대 정치학자 스티븐 레비츠키와 루칸 웨이는 경쟁적 권위주의(Competitive Authoritarianism) 개념을 제시했다. 형식적으로 민주주의 절차를 유지하지만 실질적으로 권력 집중이 이루어지는 체제다. 선거는 치러지지만 공정하지 않고, 언론은 존재하지만 통제받으며, 야당은 활동하지만 효과적으로 견제하지 못한다.
헝가리, 터키, 베네수엘라가 바로 이 길을 걸었다. 한나 아렌트는 "전체주의의 기원"에서 독재가 완성되는 과정을 분석했다. 견제 장치의 단계적 무력화, 법의 선택적 적용, 사법부 정치화, 언론 장악이 그 핵심이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것이 합법적 절차를 거친다는 점이다.
법치주의는 법 앞에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는 법의 지배(Rule of Law)가 원칙이지만 법을 수단으로 남용하여 권력을 휘두르는 법에 의한 지배(Rule by Law)가 이재명정부와 민주당에 의하여 횡행하고 있다. 일제강점기,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파르헤이트, 히틀러의 나치독일이 대표적인 법에 의한 지배였다.
2025년 6월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4개월여. 대한민국은 지금 심각한 체제 위기를 맞고 있다. '국민주권정부'를 표방했지만, 실상은 권력 집중과 견제 장치 무력화가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로버트 달의 민주주의 기준(권력분립, 법치주의, 시민자유, 공정선거, 야당활동 보장)으로 평가할 때, 현 정부는 다수 항목에서 심각한 후퇴를 보이고 있다. 정치학계가 독재를 판단하는 11가지 기준으로 현 정부를 평가해 본다.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원리인 삼권분립이 급속히 와해되고 있다. 입법부는 2024년부터 더불어민주당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여 탄핵남발 및 필수예산 삭감 등을 통해 당시 윤석열 행정부를 무력화시켰으며, 현재는 상상할 수 있는 법을 마음대로 만들고 있다.
행정부는 이재명 대통령이 장악했으며, 이제 사법부마저 정치권의 공격을 받고 있다.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압박이 대표적이다. 2025년 5월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파기환송한 이후,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을 '반이재명 정치투쟁 선봉장'으로 규정하고 공수처 고발, 청문회 소환, 심지어 탄핵까지 거론했다. 추미애 의원은 "가장 민주적인 정권 아래에서 무슨 염치로 사법부 독립을 주장하느냐"며 사퇴를 요구했다. 사법부가 정권의 뜻에 따라 판결해야 한다는 논리다.
헌법 제103조는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정권에 불리한 판결을 내린 법관이 탄핵 위협을 받는다.
권력을 감시하는 독립 기관들이 하나둘 무력화되고 있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검찰청 폐지다. 2026년 10월, 78년 역사의 검찰청이 사라진다.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으로 분리되는데, 문제는 중수청이 행정안전부 산하에 놓인다는 점이다. 수사권이 사실상 행정부 직접 통제 아래 들어가는 것이다.
감사원의 정책감사 기능도 2025년 8월 폐지됐다. 감사원이 과거 적발했던 탈원전 통계 조작, 사드 기지 이동 정보 중국 유출, 선거관리위원회 부정채용 1,200건 같은 사례는 이제 적발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정부 정책의 적정성을 감사할 수 있는 기관이 사라진 것이다. 방송 3 법 개정으로 공영방송도 정권 친화적으로 재편되고 있다. KBS 사장은 민주노총 성향 '국민 추천 위원회'가 선정하고, 민간방송은 노조가 편성권 일부를 행사하게 됐다. 권력을 견제해야 할 언론이 오히려 권력의 도구가 되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라 예산과 재정기능이 2025년 9월 7일 조직개편안으로 국무총리산하 기획예산처로 이관되어 사실상 대통령실이 거머쥔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법부의 독립성이 근본적으로 위협받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4 심제 추진이다. 민주당 정진욱 의원이 발의한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은 대법원 확정 판결도 헌법소원 대상으로 만든다. 헌법 제101조는 "법원은 최고법원인 대법원과 각급법원으로 조직된다"라고 명시한다. 그러나 4 심제가 도입되면 실질적 최고법원은 헌법재판소가 된다. 헌재 재판관은 대통령 3명, 국회 3명, 대법원장 3명이 지명하는데, 민주당 정부에서는 헌재를 장악할 수 있다.
실제로 민주당 김승원 의원은 "사법부가 제대로 자정노력을 안 하면 우리 입법부는 재판소원 제도를 도입할 수도 있다"며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재판은 평등권과 공무담임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법부를 협박하는 것이다. 대법관 증원 안(14명→100명)도 발의됐다. 단번에 86명을 임명하면 대법원을 정권 친화적으로 재편할 수 있다. 이는 루스벨트가 1937년 시도했다가 여론의 거센 반발로 철회했던 '코트패킹(court packing)'과 똑같은 수법이다.
법 앞의 평등이 무너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전 5개 재판이 진행 중이었다. 공직선거법 위반(1심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위증교사, 대장동·백현동 관련, 쌍방울 대북송금, 법인카드 사적 유용 등이다. 그러나 헌법 제84조("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를 적용해 모든 재판이 정지됐다. 5년간 형사재판을 받지 않는 것이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2025년 9월 30일 당정이 발표한 배임죄 폐지다. 당정은 "기업 활동을 위축시킨다"며 1953년 형법 제정 이래 72년 만에 배임죄를 폐지하기로 했다. 문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대장동과 백현동 사건에서 배임 혐의로 기소된 당사자라는 점이다. 검찰이 산정한 배임액만 5,000억 원이 넘는다.
배임죄가 폐지되면 형사소송법상 '형이 폐지된 범죄'에 해당해 면소 판결이 내려진다. 유무죄를 가리지 않고 재판 자체가 종료되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명백한 이재명 구하기 법"이라고 비판했고, 경실련과 참여연대도 "독일과 일본도 배임죄를 두고 있는데 한국만 폐지하는 것은 기업 전횡을 초래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법을 바꾸는 것, 이보다 노골적인 법치 파괴가 있을까.
대조적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은 강제 이송됐고, 진술거부권을 침해당했다. 헌법 제12조와 형사소송법 제244조의 3을 무시한 조치였다. 직권남용죄 축소 추진도 문제다. 윤석열 정부가 임명한 공공기관장 147명 중 92명이 이미 교체됐다. 정치적 숙청을 합법화하려는 것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윤미향 전 의원에 대한 사면복권은 법치주의에 대한 조롱이다. 법이 모두에게 평등하게 적용되지 않고 권력자를 위해 선택적으로 작동하고 있다.
언론 자유가 체계적으로 위축되고 있다. 방송 3 법 개정으로 KBS·MBC 등 공영방송의 편성권이 노조와 친정부 인사들에게 넘어가고 있다. 이미 일부 방송사에서는 정권 비판 보도가 현저히 줄었다는 내부 증언이 나온다. 이진숙 방통위원장은 부처 개편 시도와 긴급체포로 사실상 제거됐다. 독립 규제기관이 정치적 이유로 무력화된 것이다. 그러나 남부지법에서 체포적부심을 인용하며 "헌법상 핵심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을 이유로 하는 인신 구금은 신중히 할 필요가 있다"라고 판시하고 석방을 명령했다. 체포된 지 50시간 만이다.
지난 9월 18일 국회에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해 시행에 들어간 개정 방송 3 법에 대해 “사실상 민노총(민주노총)에 중요 방송사 경영권을 넘기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개정 방송법엔) 편성위원회가 10명으로 구성되는데 경영자 지명 5명, 종사자 추천 5명으로 선임하게 돼 있다. 교육방송(EBS)의 경우 노조 전원이 100%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 문화방송(MBC)은 60∼70%, 한국방송(KBS)의 경우 과반은 아니지만 (노조원의) 압도적 다수가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라며 “말은 종사자 대표 5명이라고 하지만 실상은 민노총 언론노조가 구성하는 5명”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현재 일부 언론은 여전히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방향성이다. 공영방송 장악, 독립 규제기관 무력화, 친정부 언론 육성이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괴벨스는 "충분히 큰 거짓말을 자주 반복하면 사람들이 믿게 된다"라고 했다. 언론이 권력의 도구가 될 때 그 사회는 진실을 잃는다.
야당이 3대 특검의 내란몰이로 제대로 견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국민의힘 당원명부 압수수색, 주요 인사에 대한 수사가 이어지고 있다. 정치적 탄압의 냄새가 난다. 물론 야당의 무능과 분열도 문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내분에 빠졌다. 젊은 층과의 소통에도 실패했다. 하지만 독재 체제는 늘 야당의 무능을 이용한다. 야당이 무력할수록, 국민이 대안이 없다고 느낄수록 권위주의는 공고해진다.
일부에서는 "야당이 제 역할을 못 하니 여당이 잘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위험한 착각이다. 야당의 무능은 여당의 면죄부가 아니다. 오히려 야당이 무력할수록 권력은 더욱 견제받지 않고 폭주한다.
권력 남용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견제 장치를 두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이 견제 장치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체계적으로 제거되고 있다. 2026년 10월 검찰청이 78년 만에 폐지되면 독립적 수사권이 행정부 통제 아래로 들어간다. 중대범죄수사청이 행안부 산하에 설치되기 때문이다. 2025년 8월 감사원 정책감사가 폐지되면서 정부 정책의 적정성을 감사할 기관이 사라졌다. 과거 감사원이 적발했던 탈원전 통계 조작, 사드 기지 정보 중국 유출, 선관위 부정채용 1,200건 같은 사례는 이제 적발 자체가 불가능하다.
숫자로 보면 더 명확하다. 윤석열 정부가 임명한 공공기관장 147명 중 92명이 4개월 만에 교체됐다. 62.6%에 달하는 대규모 인적 숙청이다. 대법관 증원 안(14명→100명)이 발의됐는데, 단번에 86명을 새로 임명하면 사법부를 정권 친화적으로 재편할 수 있다. 이는 1937년 루스벨트가 시도했다가 여론의 거센 반발로 철회했던 '코트패킹(court packing)'의 재현이다. 4 심제가 도입되면 헌법재판소가 실질적 최고법원이 되는데, 헌재 재판관은 대통령 3명·국회 3명·대법원장 3명이 지명한다. 민주당 정부에서 헌재를 장악할 수 있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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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은 "권력자가 법을 자기 이익을 위해 만들 때 그것은 더 이상 정의가 아니다"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합법적 절차를 거치는데 무슨 문제냐"라고 반문한다. 그러나 1933년 독일 수권법도 합법적으로 통과됐고, 2010년대 터키의 대통령제 개헌도 합법적 절차를 거쳤다. 합법성과 정당성은 다르다. 특히 권력자 자신의 이해관계가 걸린 사안에서 제도를 바꾸는 것은 명백한 권력 남용이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외교안보 기조의 변화다. 이재명 정부는 전작권 전환, 종전선언, 주한미군 감축을 추진하고 있다. 2025년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한국 정부는 분담 비율을 50%에서 30%로 대폭 삭감할 것을 요구했다. 이는 주한미군 유지비 부담을 미국에 전가해 철수 압박을 가하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동시에 친중 인사들이 대거 등용됐다. 국정원장에 임명된 김병기는 "중국의 부상은 동아시아 평화에 기여한다"라고 발언한 인물이다. 국방부 정책실장 이용준은 "사드 배치 재검토"를 주장했고, 외교부 차관 김현종은 베이징대 출신으로 중국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2025년 6월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이 "대만 문제에 대한 한국의 중립적 입장"을 요구하자, 이재명 대통령은 "한국은 중국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사실상 대만 유사시 중국 편에 서겠다는 의미다.
한미 관세 협상도 우려를 더한다. 2025년 7월 31일 극적으로 타결된 한미 관세 협상에서 미국은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췄다(아직은 25% 유지 중). 겉보기에는 성공적인 협상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상은 다르다. 한국은 한미 FTA를 통해 무관세 혜택을 누려왔다. 이번 협상으로 0%에서 15%로 관세가 올라간 것이다.
일본과 EU는 기존에도 관세를 내던 국가들이라 12.5%에서 15%로 2.5% p만 올랐지만, 한국은 15% p 전체가 새로운 부담이다. 더욱이 한국은 3,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펀드 조성을 약속했다. 일본의 5,500억 달러에 비해 적지만, 경제 규모를 감안하면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이다.
동아일보 이기홍 대기자는 칼럼에서 "트럼프는 이재명을 불신한다"며 "문재인 때 싱가포르에서 한 번 당했다는 생각에 벼르고 있다"라고 전했다. 미 국방부는 2025년 7월 주한미군 4,500명 규모 감축을 발표했고, F-22 랩터 전투기 편대가 오산기지에서 괌으로 이전됐다. 한미동맹이 흔들리면 경제도, 안보도 무너진다. 80년 전 이승만이 자유민주주의 진영을 선택해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듯이, 지금 우리의 선택이 다음 세대의 운명을 결정한다.
친노동 정책이 기업 환경을 급속히 악화시키고 있다. 노란 봉투법, 상법 개정, 노동법 개정으로 기업 경영이 위축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이 국내 철수와 해외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실제로 2025년 상반기 대미 투자는 3,500억 달러에 달하지만, 국내 투자는 전년 대비 17% 감소했다. OECD와 IMF는 한국의 2025년 GDP 성장률을 1.0%로 전망한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와 코로나19 팬데믹(202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미국은 한국산 수입품에 0%였던 관세를 15%로 인상했다. 한미 경제 관계가 악화되고 있다.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이 특정 기업을 거명하며 압박하는 일도 발생했다. 자유시장경제의 기본인 기업 자율성이 침해받고 있다. 물론 노동자 권리 보호도 중요하다. 그러나 기업이 떠나면 일자리 자체가 사라진다. 균형이 필요한데, 지금은 한쪽으로만 치우쳐 있다.
민주주의에서 선거의 공정성은 정당성의 핵심이다. 그런데 2025년 6월 3일 치러진 제21대 대통령 선거는 시작부터 공정성에 심각한 의문을 남겼다. 가장 큰 문제는 이재명 후보의 재판 연기였다. 2025년 5월 대법원이 이재명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파기환송했고, 서울고등법원은 5월 15일 첫 공판을 예정했다. 그러나 이재명 후보 측이 "균등한 선거운동 기회 보장"을 이유로 재판 연기를 신청하자, 법원은 공판을 대선 이후인 6월 18일로 미뤘다. 여기서 모순이 발생한다.
이재명 후보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1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당사자다. 법을 어긴 혐의로 재판받는 사람에게 "공정한 선거운동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는 논리는 성립하는가. 서울고법은 "균등한 선거운동의 기회를 보장하고 재판의 공정성 논란을 없애기 위해"라고 밝혔지만, 이는 사법부가 정치적 압력에 굴복했음을 자인한 것이다. 실제로 민주당은 재판을 연기하지 않으면 대법원장과 재판장을 탄핵하겠다고 협박했다.
실제 선거 과정에서는 부정선거 의혹이 끝없이 확산됐다. 국민의힘 일부 인사들과 극우 유튜버들은 "선관위가 사전투표를 조작한다"며 "본투표만 참여하라", "개인 도장을 가져가라"라고 주장했다. 역설적이게도 부정선거 음모론을 가장 먼저 제기한 사람은 이재명 자신이었다. 2017년 이재명은 페이스북에 "18대 대선은 부정선거"라는 글을 올리고, "전산개표 부정 의심을 정당화할 근거들이 드러나고 있다"며 "수개표가 도입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인터뷰에서도 "많은 국민이 전산개표 부정 의심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2025년 TV 대선토론에서 "투·개표 조작 같은 부정선거를 이야기했던 것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자신이 부정선거를 주장했던 과거를 지우려 한 것이다.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일이다. 재판을 피하기 위해 대통령에 출마하고, 법원이 정치적 압력에 굴복해 재판을 연기하며, 선거 과정에서 허위사실이 난무하고, 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다. 이것이 2025년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의 실상이다.
공정선거가 의심이 되는 상황에서 민주주의를 논하는 것은 난센스다. 하루빨리 한국도 전산, 전자, 데이터를 이용한 투표를 수작겁 방식으로 전환하고 사전선거는 폐지해야 한다.
현재까지 집회·결사·표현의 자유는 대체로 보장되고 있다. 거리 집회가 열리고, 시민단체들이 활동하며, SNS에서 정부 비판이 이루어진다. 이 점에서 전통적 의미의 독재는 아니다. 그러나 우려스러운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바로 집회에 대한 선택적 규제다.
2025년 10월, 중국 시진핑 주석의 APEC 정상회의 방한을 앞두고 정부는 반중 집회를 엄격히 제한했다. 서울 명동과 중국 대사관 인근의 반중 시위가 금지됐고, 이재명 대통령은 반중 집회를 "표현의 자유를 넘어선 깽판"이라고 강력 비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혐오 선동 집회 금지법'을 발의해 특정 국가 출신에 대한 차별·혐오 집회 금지를 추진 중이다. 이 법안은 사실상 반중 집회를 겨냥한 것이다.
반면 반미 집회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용적인 태도를 보인다. 2025년 여러 진보성향 시민단체들이 미국을 규탄하는 집회를 했지만 제한 조치가 미미했다. 청년단체 '자주연합'을 중심으로 한 반미 시위가 2025년 들어 월 2회 이상 정기적으로 개최되고 있으며, 7월에는 서울 시내에서 "주한미군 철수" 구호가 담긴 대형 현수막이 20여 곳에 게시되어 논란이 됐다. 정부는 "불법 폭력시위"에 대해서만 엄정 대응한다는 원칙을 밝혔을 뿐이다.
국회에서도 이중잣대 논란이 제기됐다. 야당 국회의원들은 "반중 집회는 표현의 자유가 아니라 '깽판'으로 간주해 제재하는데 반해 반미 집회는 문제 제기조차 적다"라고 질의했다. 집회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핵심이다. 그러나 정부가 특정 방향의 집회만 선택적으로 규제한다면, 이는 시민자유 침해의 시작이다. 견제기관 무력화, 사법독립 훼손, 언론 장악이 완성된 후에는 시민자유도 위협받을 수 있다. 터키와 헝가리가 바로 그 길을 걸었다.
11가지 체크리스트로 평가한 결과, 현재 대한민국은 독재의 위험 수준이 매우 높다. 견제기관 독립성, 법치주의, 권력남용 방지 항목에서는 이미 심각한 훼손이 발생했다. 권력분립, 사법독립, 언론자유, 야당활동 항목에서는 위협이 진행 중이다. 시민자유는 아직 유지되는 모습이지만, 다른 항목들이 무너지면 이것도 오래 버티지 못한다. 홍콩이 그랬다.
일부는 "과도한 우려"라고 말한다. "야당이 무능해서 그렇지 정부는 잘하고 있다"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독재는 늘 점진적으로 온다. 어느 날 갑자기 탱크가 거리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합법적 절차를 거쳐, 하나씩 제도를 바꾸며, 국민이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완성된다. 1930년 바이마르 공화국이 그랬다. 형식적 민주주의를 유지하면서 점진적으로 권력을 집중시켰고, 3년 만에 완전한 독재로 전환했다. 2010년 헝가리가 그랬다. 선거를 치르면서도 사법부와 언론을 장악해 15년 만에 권위주의 국가가 됐다.
지금 대한민국도 같은 길을 가고 있다. 2026년 검찰 폐지, 2027년 4 심제 완성, 2028년 한미동맹 약화. 이 과정이 완료되면 되돌리기 어렵다. 역사는 결정적 순간에 침묵하는 자들을 용서하지 않는다. 1933년 독일 시민들이 히틀러의 집권을 방관했듯이, 1973년 칠레 국민들이 피노체트의 쿠데타를 수수방관했듯이, 지금 우리의 선택이 다음 세대의 운명을 결정한다. 독재자와 독재권력은 절대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다. 아니, 물러날 수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감추어야 할 것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추석 연휴 중, 한국의 독재는 어디까지 왔는가? 이미 상당히 진행되었으며, 빠른 속도로 심화되고 있다. 지금 막지 않으면 내일은 그만큼 더 많은 희생을 치러야 한다.
칼럼니스트 박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