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흉하게 계산된증오의 부동산 정책그러나 피해는 서민과 청년에...
2025년 6월 출범 이후 단 4개월 만에 세 차례의 대규모 부동산 대책을 쏟아낸 이재명 정부. 6·27 금융규제, 9·7 공급확대, 그리고 10·15 전면 규제로 이어진 일련의 정책들은 '강남 잡기'를 표방했지만, 정작 피해는 내 집 마련을 꿈꾸던 청년과 서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갔다. 규제 만능주의에 빠진 좌파 정부가 또다시 시장을 왜곡하고, 실수요자의 희망을 앗아가는 역사를 반복하고 있다.
10·15 대책의 핵심은 서울 전역 25개 자치구와 경기 12개 지역을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는 '삼중 규제'로 묶은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이를 "강남권 중심 투기 억제"라고 설명했지만, 실상은 송파구와 강남구뿐 아니라 노원구, 도봉구, 금천구까지 한꺼번에 규제 지역으로 지정한 전면 봉쇄였다.
서울시의회는 이를 "부동산 계엄령"이라 비판했고, 시민단체들은 "서울 추방 명령"이라는 표현까지 동원했다. 실제로 야당인 국민의힘 출신인 오세훈 시장의 서울시와 사전 협의조차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된 이번 대책은 지방자치의 원칙마저 무시한 중앙정부의 독단으로 평가받는다. 강남 3구의 집값 상승을 막겠다며 휘두른 칼날이 결국 중저가 주택 실수요자들의 목을 겨눈 셈이다.
더 큰 문제는 통계적 근거의 부재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2025년 9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상승률은 0.23%로 안정세를 보였고, 특히 노원구(0.01%), 도봉구(0.02%) 등 동북권은 거의 변동이 없었다. 그럼에도 서울 전역을 규제 지역으로 묶은 것은 "일단 때리고 보자"는 식의 졸속 행정이라는 비판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청년들의 현실은 더욱 참담하다. 국토교통부의 2023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서울에서 자가 주택을 마련하려면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3년을 모아야 한다. 이는 서울의 연 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수(PIR)가 13배에 달하기 때문이다.
2022년 15.2배에서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청년들에게는 절망적인 수치다. 더욱이 청년 가구의 81.1%가 전월세에 살고 있으며, 자가 점유율은 겨우 14.6%에 불과하다. 그런데 정부는 이런 청년들이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인 대출마저 막아버렸다.
이번 대책에서 가장 논란이 된 부분은 주택담보대출 한도의 대폭 축소다. 15억~25억 원 주택의 경우 최대 4억 원, 25억 원 초과 주택은 2억 원까지만 대출이 가능하다. 기존 6억 원 한도에서 최대 4억 원이 줄어든 것이다. 국토부는 이를 "고가 주택 투기 억제"라고 설명하지만, 실제 피해는 전혀 다른 곳에서 발생한다.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2024년 기준)에 따르면, 30대 이하 청년 가구의 평균 순자산은 1억 2,000만 원에 불과하다. 이들이 서울에서 내 집을 마련하려면 평균 12억~15억 원의 주택을 목표로 해야 하는데, 자기 자본 1억 원에 대출 4억~6억 원을 더해도 절반에도 못 미친다. 전세자금을 활용한 '갭투자'마저 이번 대책에서 전면 금지되면서 청년들의 주택 구입 통로는 사실상 완전히 막혔다.
더욱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까지 강화되면서 대출 자체를 받기조차 어려워졌다. 금융권 관계자에 따르면 연소득 6,000만 원의 신혼부부가 DSR 40%를 적용받을 경우, 실제 대출 가능 금액은 2억 원대로 줄어든다. 정부는 "생애최초 구입자에게는 예외"라고 하지만, 그 예외 조건이 워낙 까다로워 실효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 현장의 평가다.
반면 현금 부자들은 아무런 타격이 없다. 대출 없이 현금으로 집을 살 수 있는 고소득층에게는 오히려 경쟁자가 줄어드는 기회가 된다. KB국민은행 자료에 따르면 2025년 8월~10월 서울 강남 3구 아파트 거래의 43%가 현금 거래였다. 결국 이재명 정부의 대출 규제는 청년·서민을 시장에서 퇴출시키고, 부유층에게 독점 기회를 제공하는 '역진적 정책'이 되고 버렸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당시 "재건축 규제 완화"와 "공급 확대"를 공약했다. 9·7 대책에서도 2030년까지 수도권 135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런데 불과 한 달 뒤 발표된 10·15 대책은 정반대 방향으로 작동한다.
대출 규제 강화로 재건축·재개발 조합원들이 이주비 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되면서 서울 주요 단지의 사업 진행이 사실상 중단 위기에 놓였다. 서울 강동구의 한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조합원 70% 이상이 이주비 대출을 계획했는데, 규제로 대출이 막히면서 이주 자체가 불가능해졌다"라고 토로했다. 건설업계는 이 때문에 2026년 예정된 서울 도심 재건축 물량 중 최소 30% 이상이 지연될 것으로 전망한다.
공급이 줄면 가격은 오른다. 경제학의 기본 원리다. 정부는 공급 확대를 외치면서 동시에 공급의 발목을 잡는 모순된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현재 정책 기조가 유지될 경우 2026년 서울 신규 공급 물량은 정부 목표치의 60%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공급 차질은 결국 집값 재상승으로 이어지고, 그 피해는 또다시 실수요자가 떠안게 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0·15 대책 직후 "정부가 집값 상승의 근본 원인인 공급 부족, 토지 독과점, 금리 불균형에 대한 구조적 진단 없이 규제만 반복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이재명 정부가 내놓은 세 차례 대책은 모두 '수요 억제' 중심이다. 금융을 조이고, 거래를 막고, 규제 지역을 확대하는 방식만 되풀이된다.
이는 2017~2022년 문재인 정부가 25차례의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며 집값을 두 배로 끌어올렸던 실패의 재판(再版)이다. 당시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6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뛰었고, 청년·서민의 내 집 마련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다. 한국은행의 2023년 분석에 따르면 "과도한 규제는 시장 왜곡을 심화시키고, 오히려 가격 상승 기대를 고착화시킨다"는 결론이 나왔다.
일부 시장 참여자들은 이재명 정부의 규제를 "정부의 풋옵션 보장"으로 해석한다. 규제로 공급을 막고 거래를 얼리면 단기적으로 가격이 잡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시장은 "정부가 결국 규제를 풀 것"이라는 기대를 형성한다. 그리고 규제가 풀리는 순간, 억눌렸던 수요가 폭발하며 가격은 다시 급등한다. 역대 정부가 반복해 온 악순환의 고리다.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규제는 계층 간, 지역 간 격차를 오히려 확대시키고 있다. 수도권이 강력한 규제로 묶이면서 투자 자금은 지방과 비규제 지역으로 이동한다. 실제로 부산, 대구, 세종 등 지방 광역시의 아파트 가격은 9월 이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2025년 9월 기준 부산(0.18%), 대구(0.21%), 세종(0.31%) 등이 전국 평균을 웃도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문제는 이런 '풍선효과'가 전국적인 가격 불안정을 초래한다는 점이다. 서울을 막으면 경기가 오르고, 경기를 막으면 지방이 오르는 구조다. 결국 정부는 전국을 규제 지역으로 지정하는 수밖에 없게 되고, 그 끝에는 시장 기능의 완전한 마비가 기다린다.
또한 계층 간 격차도 심화된다. 앞서 언급했듯 현금 부자들은 대출 규제와 무관하게 거래를 이어간다. 반면 대출에 의존해야 하는 중산층과 청년층은 시장에서 완전히 배제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상위 20% 가구의 순자산은 하위 20%의 45배에 달한다. 부동산 규제는 이 격차를 더욱 벌리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에서 정부의 역할은 시장실패 (Market failure)를 보완하는 것이다. 주거 복지가 필요한 저소득층에게는 공공임대와 주거급여를, 중산층에게는 합리적 금리와 공급 확대를 통한 시장 기능 회복을 제공해야 한다. 부유층은 시장에 맡겨두면 된다. 그들은 규제와 무관하게 주거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는 이 원칙을 정면으로 거스른다. 부유층에게는 아무런 영향이 없는 규제를 쏟아내면서, 정작 도움이 필요한 청년과 서민의 기회를 박탈한다. 이는 '반시장'을 넘어 '반서민' 정책이다. 스탠퍼드 대학의 부동산 연구에 따르면 "과도한 금융 규제는 저소득·중산층의 자산 형성 기회를 박탈하고, 부의 세습을 고착화한다"는 결과가 있다. 한국은 지금 그 길을 걷고 있다.
일각에서는 "공공 공급 135만 호가 해결책"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공공 공급은 최소 5~7년의 시차가 필요하다. 국토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9·7 대책의 공급 물량이 실제 입주로 이어지는 시점은 2030년 이후다. 그 사이 청년들은 결혼을 포기하고, 출산을 미루며, 희망을 잃어간다. 통계청은 2025년 합계출산율을 0.65명으로 전망한다. 세계 최저 수준이다. 부동산 정책의 실패가 국가의 미래까지 좀먹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결국 음흉하게 계산된 '증오의 정치'가 낳은 산물이다. 자신들의 주된 지지기반인 저소득층 지지자들의 강남에 대한 적개심을 자극하고, "부자를 때리겠다"는 포퓰리즘으로 포장했지만, 실제로는 청년과 서민만 죽이는 정책이 되었다. 강남 부자들은 끄떡없고, 오히려 경쟁자가 줄어 더 싼값에 좋은 집을 살 기회를 얻었다. 반면 평범하게 일하며 내 집 마련을 꿈꾸던 30대는 영영 그 꿈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는 기회의 평등을 전제로 한다. 노력하면 보상받고, 저축하면 집을 살 수 있다는 믿음이 사회를 지탱하는 근간이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그 믿음을 산산이 부쉈다. 청년들은 더 이상 희망을 말하지 않는다. 이것이 2025년 대한민국 부동산 정책이 남긴 가장 비극적인 유산이다.
칼럼니스트 박대석
출처 및 참고자료:
국토교통부,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10·15)", 2025.10.15
한국부동산원,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2025년 9월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 2024
KB국민은행, "월간 주택시장 동향", 2025년 10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10·15 대책 논평", 2025.10.15
한국은행, "부동산 정책과 시장 왜곡 분석", 2023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수도권 주택공급 전망", 2025
국토연구원, "중장기 주택공급 계획 분석", 2025
한국감정원, "지역별 부동산 가격 동향", 2025년 9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