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정리 미루는 사이 집토끼 흔들리고, 트럼프 시대는 저만치 달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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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당원게시판 여론조작 사건 조사 결과를 발표한 지 2주가 지났다. 게시글의 87.6%가 동일한 2개 IP에서 작성되었고, 문제의 계정 5개가 한동훈 전 대표 가족 명의와 동일하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의 엄정한 조사와 징계 요구는 당 정상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절차였다. 이제 윤리위원회의 신속한 결단만 남았다.
민주당은 내부 문제가 불거지면 신속하게 결단한다. 1월 13일 민주당 윤리심판원은 '공천헌금 의혹'으로 김병기 의원에 대해 제명을 의결했다.
원내대표직 사퇴 13일 만에 내린 최고 수위의 징계다. 김병기는 당내에서 서슬 퍼런 힘을 가진 인물이었다. 본인이 탈당으로 사태를 수습하려 했으나, 민주당은 탈당을 받아주지 않고 과감하게 제명을 밀어붙였다. 정청래 대표 체제에서 김병기가 '눈엣가시'였다는 점은 정치권이 다 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감정이 아니라 처리 방식이다. "문제 있는 사안은 더 끌지 않는다"는 신호를 분명히 보낸 것이다.
국민의힘은 불편한 비교 대상이 된다. 한동훈 전 대표 게시판 논란은 1년 여를 끌어왔지만, 사실관계 정리도, 정치적 결단도 없이 시간만 흘려보냈다. 장동혁 대표는 1월 12일 인터뷰에서 이 사건의 본질을 "여러 명의 아이디를 특정인이 관리하며 조직적으로 여론을 조작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단순히 익명으로 수위 높은 글을 쓴 것이 문제가 아니라, 실제 당심이 아닌 것을 당심으로 둔갑시켜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한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이 한동훈 일파 정리를 미루는 사이, 당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 이준석 등과의 면담 논의가 불거지면서 핵심 지지층인 '집토끼'가 동요하고 있다. 외부의 이른바 '사이비 보수' 세력은 중도 외연 확장을 명분으로 장동혁 대표를 흔들 빌미를 잡았다.
결정하지 않는 습관이 당을 분열시키고, 지지층을 피로하게 만든다. 장동혁 대표의 말처럼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선언하고 결단할 것은 결단해야 당이 한 몸으로 갈 수 있다." 한동훈도 지금 반성하고 사과해야 나중 기회가 열린다. 정치에는 중립적 방치라는 선택지가 없다.
한동훈 전 대표의 탄핵 동조는 당의 분열을 가속화한 전략적 오판이었다. 탄핵에 동조하지 않았다면 지금 국내 상황은 전혀 달라졌을 것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주도하는 국제질서 재편 국면에서 한국은 미국과 함께 주도권을 잡았을 가능성이 높다. 고관세와 무리한 대미투자도 최소화로 방어했을 것이다.
법무부장관, 당대표 등 한동훈의 정치적 자산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키워준 것이다. 그러나 그는 비상계엄 후 마치 곧 대권을 잡을 듯 행동했고, 탄핵 후 자신이 이재명을 쉽게 이기리라는 오판도 했다. 한동훈과 그 측근들은 비상계엄이 내란으로 규정되어야, 탄핵이 정당화되어야 자신들의 행위가 합리화된다. 그래서 지금도 반성 없이 내부 비판만 이어간다.
한동훈도 정치적 미래를 생각한다면 지금이라도 깨끗하게 승복하고 반성해야 한다. 당의 결정에 순응하며 자숙의 시간을 가져야 후일을 기약할 수 있다. 버티고 항변할수록 정치 생명은 단축된다. 역사는 반성하는 자에게 기회를 주지, 변명하는 자에게 손을 내밀지 않는다.
집권 7개월 만에 이재명 정권은 입법부를 동원해 권력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 내란특검 연장 등 복수의 특검으로 정적 압박에 나섰다.
방송 3 법과 언론중재법 개정, 검찰 수사권 분리로 사법체계도 손대고 있다. 물론 이러한 조치들이 적법한 입법 절차를 거치고 있다는 점에서 '삼권분립 파괴'라는 표현은 과할 수 있다. 그러나 여당 단독으로 밀어붙이는 방식이 권력 견제 시스템을 약화시킨다는 우려는 타당하다.
경제 지표도 심상치 않다. 2026년 1월 원·달러 환율은 1,470원대 후반을 오가며 외환시장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유엔이 1월 8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2026' 보고서는 한국 경제성장률을 1.8%로 전망했다. 트럼프 관세정책의 본격적 영향이 올해부터 가시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외교 기조도 우려스럽다. 이재명 대통령은 방중 당시 "한중 관계 복원의 원년"을 선언하며 '하나의 중국' 존중 입장을 재확인했다.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과 무인기 위협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높이지 않으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동맹 결속 요구와 충돌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자비에서 거래를 넘어 강압적 패권 시대로 진입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산 제품에 145%의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은 125%로 맞받아쳤다. 연방대법원에서 상호관세 위법 여부를 심리 중이지만, 트럼프는 패소하더라도 다른 무역법을 활용해 보호무역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2026년 1월 3일 베네수엘라 군사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압송한 것은 '돈로주의(신먼로주의)'의 신호탄이었다. 트럼프는 "이것은 우리의 반구"라고 선언하며, 서반구에서 중국·러시아의 영향력을 축출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란, 쿠바, 콜롬비아 등 반미 성향 국가들에 대한 압박도 강화 중이다. 한국에 대해서도 대미 무역적자 해소와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미 연방대법원의 관세 판결 여부와 11월 중간선거가 트럼프 대외정책의 양대 변수로 꼽힌다.
중요한 것은 미국이 정리 후 함께할 대안 세력이 있느냐다. 국민의힘은 내부 정리 후 미국과 다층적 외교 채널을 구축하고, 한미동맹 강화를 위한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고관세·FTA 재협상에 대비한 국익 수호 전략도 시급하다. 미국과 일본과 관계 개선을 위한 외교를 주도해야 한다.
국내 입법·사법·행정은 이미 여당 판이다. 국민의힘이 원내에서 사력을 다해 투쟁해도 민주당이 하고자 하는 것은 대부분 관철된다. 그러나 민주당이 설정한 '내란 프레임'에 끌려다녀서는 안 된다.
국민의힘이 선점할 수 있는 휘발성이 크고 지속 가능한 어젠다는 외교, 안보, 경제, 중산층 확대, 공정선거다. 다행히 장동혁, 김민수, 신동욱 등 현 지도부가 예상외로 선전하고 있다. 110만 당원과 함께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할 때다. "밖에 있는 적 50명보다 내부의 적 1명이 더 무섭다"는 장동혁 대표의 말은 정곡을 찌른다.
첫째, 윤리위 조기 마무리. 한동훈 등에 대한 징계 심의를 지체 없이 완료하고 엄정한 결론을 내려야 한다. 절차를 밟되 신속히 처리하는 것이 당 단합의 전제다.
둘째, 한미동맹 외교 강화. 트럼프 행정부와 다층적 소통 채널을 구축하고, 고관세·FTA 재협상에 대비한 국익 수호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이재명 정권의 친중 행보에 맞서 동맹 복원의 기치를 선명히 해야 한다.
셋째, 미래 안보 어젠다 선점. 북한 무인기·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드론사령부 예산 증액(330억→660억)을 촉구하고, 현대전에 걸맞은 군 개혁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넷째, 공정선거 시스템 확보. 전자개표기 전수 조사와 투표·개표 과정의 투명성 강화를 위한 입법을 추진해야 한다. 의혹 제기를 넘어 제도 개선으로 나아가야 한다.
국민은 느리지만 착한 정당보다, 빠르고 책임지는 정당을 먼저 우호적으로 평가한다. 국민의힘이 계속 뒤처지는 이유는 정책도, 인물도 아니다. 결정하지 않는 습관 그 자체다.
익숙한 관성에서 벗어나 불편한 정리를 마쳐야 새 판으로 건너갈 수 있다. 특검과 내란 프레임에 매몰되지 말고, 외교·안보·경제·공정선거라는 큰 어젠다로 국정 주도권을 되찾아야 한다. 110만 당원과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정치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칼럼니스트 박대석
장동혁 대표 인터뷰 (2026.1.12) - fntoday, 「장동혁 "한동훈 게시판 조작, 본질은 조직적 여론조작"」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 조사 결과 발표 (2025.12) - 87.6% 동일 IP, 5개 계정 확인
동아일보 (2026.1.13) - 「與윤리심판원, '공천헌금 의혹' 김병기 제명 의결」
fntoday (2026.1.13) - 최인식, 「김병기 제명, 민주당의 속도 정치…국민의힘은 왜 늘 제자리인가」
유엔 세계경제전망 2026 보고서 (2026.1.8) - 한국 경제성장률 1.8% 전망
한국경제 (2026.1.3) - 「미국, 베네수엘라 수도 공습…트럼프 마두로 대통령 부부 생포」
아주경제 (2026.1.12) - 엄태윤, 「2026년 트럼프 관세정책과 돈로주의 향배는」
Investing.com - 원/달러 환율 데이터 (2026.1월 기준 1,450원대 후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