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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대석 Aug 30. 2021

인기상품,집값, 새 대통령 미리 아는 감시 자본주의시대

빅브라더는 옛말,빅 아더로

[박대석칼럼] 집값, 새 대통령 미리 아는 감시 자본주의 시대 


빅브라더는 옛말, 빅 아더로

페이스북 등 플랫폼 기업의 수익은 사용자와 나누어야.
한국인 데이터 모이는 기업은 국가 안보적 차원에서 관리해야.


살인자를 찾아 만둣집에 간 두 형사에게 주인은 만두를 대접한다. 만두의 원재료는 인육이었다. 85년 마카오에 있었던 ‘팔선 반점’ 사건이다. 식사하러 간 고객이 만두의 원재료가 될 수 있다. 끔찍하지만 현실이다.

‘감시 자본주의 시대(Surveillance Capitalism)’는 완전히 새로운 산업시스템이 작동하는 세계다. 테크놀로지의 사용자가 그 시스템의 고객이면서 원재료가 되는 세계다. 그 원재료인 데이터를 가공하여 고객에게 권력을 행사한다. 현재 우리가 사는 세계다.     

한 여권 대통령 후보가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법정화폐인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의 실험 발행을 공언했다. 편리성의 한편만 보고 검토가 부족한 상태에서 섣불리 내놓은 안이다.


CBDC는 사용자 간 수평적 익명성은 어느 정도 보장되지만, 수직적 익명성, 즉 발행자 겸 관리자인 중앙은행인 정부와 사용자 간의 익명성 보장이 안 된다. 그리고 CBDC는 중앙은행 혼자서도 화폐 발행 및 관리, 금융 역할을 다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재와 같은 은행 및 카드회사가 거의 필요 없어 투자, 결제 등 금융 역할 전반을 국가가 독점하게 된다. 투자와 금융을 권력이 독점하게 된다.

중국과 같은 공산주의 국가가 아니고는 사실상 당분간 사용하기 힘든 제도이다. 그래서 중국을 제외한 미국, 영국 등 유럽은 신중하게 검토의 검토를 하는 중이다.  CBDC 발행은 개헌만큼 신중해야 한다.  
 
화폐개혁과 리디노미네이션(화폐단위 변경)을 한다고 하면 국민들은 화들짝 놀라지만 CBDC를 발행한다는 이야기에는 별 반응이 없다. CBDC는 일반 화폐개혁보다 수백 배 이상의 화폐 및 금융 경제권에 변화가 오는 일인데 정보 홍보 및 공유가  매우 보족한 상태다.       


 ▲ 빅 아더(Big Other) 시대, 인간에 대한 모든 것을 경험하고 예측할 수 있다.


인공지능, 블록체인, 클라우드 컴퓨팅, 데이터 등 첫 글자만 따서 ABCD 기술을 앞세운 4차 산업혁명시대, 디지털 시대 장점도 많지만,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의 감시사회  ‘빅브라더’는 저리 가라 할 정도로 폐해도 크다. 모두가 서로 감시하는 빅 아더(Big Other) 시대다.  사생활을 숨기기 힘든 세상이다.   


산업자본주의 시대에는 자본가의 이윤은 바로 노동자가 임금 이상으로 생산한 잉여가치에 있다. 노동력 착취가 노동자의 잉여가치라는 마르크스의 ‘자본론’ 이론이다. 그러나 ‘감시 자본주의’ 시대에는 기업은 고객(사용자)의  ‘행동 잉여’에서 이윤과 권력을 독점, 착취한다.


SNS에서 고객은 단순한 검색, 사이트 방문, 글쓰기, 동영상 및 이미지 주고받기, 쇼핑 등을 하지만 사용자의 모든 행위가 데이터로 남고 모여져  기계가 자동으로 정보로 가공한다.


위치 기반까지 포함한 모든 사용자의 정보는 하나의 인간을 완전하게 파악할 뿐 아니라 다음 행동까지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이 중 일부는 상품이나 서비스 개선에 활용되고 나머지는 본래 서비와 관계없는 '잉여적인' 행동이다.


이러한 ‘행동 잉여’는 '기계 지능'이라고 알려진 고도의 제조 공정에 투입되고 사람의 행동을 예상하는 예측 상품으로 만들어진다.

 

"행동 잉여의 발견". From: Shoshana Zuboff, 감시 자본주의의 시대 (2019), p. 97.

다시 정리하며 말하면, 감시 자본주의는 '행동 잉여'의 발견과 더불어 시작된다. 사용자가 제공한 데이터는 서비스 개선에 필요한 것 이상의 행동 정보가 만들어진다. 이를 '행동 잉여'라 하며  '기계 지능'의 원료가 된다. 기계 지능은 새로운 생산수단으로, 사용자 행동에 대한 예측을 만들어 낸다.


이 예측 상품은 새로운 미래 행동 시장에서 사업자 고객에게 판매된다. 행동 가치 재투자 사이클은 이 새로운 논리에 종속된다.  


실제 플랫폼 등 빅 테크 기업들은 어떤 주식이 오를지, 어디 집값이 얼마나 오르고 내릴지, 심지어 어떤 지역에는 어떤 사람이 국회의원이 될지, 나아가 대한민국의 다음 대통령은 누가 되는지도 알 수 있다.


이미 미국 오바마 대통령 시절부터 사용한 빅데이터다. 사용자들이 24시간 365일 검색하고 주고받는 데이터로 인간 생활에 필요한  앞일을 예측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한국 역시 지난해 4월 15 국회의원 선거에서 여당 싱크탱크에서 사전에 의석수까지 빅데이터로 정확하게 분석하여 놀라기도 하였고, 각종 의혹이 불거져 부정선거 논란 시비가 현재도 법정에서 진행 중이다. 심각한 문제로 커질 가능성이 아누 높다.


행동 잉여 데이터를 기업이나 주최자의 의도대로 교묘히 조작하여 악용할 소지도 크다.  지금 한국에서 코로나 방역으로 무차별적으로 제공하는 개인 데이터 제공도 정치나 통제 등 기타 목적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감시, 관리해야 한다.   


 ▲ 데이터로 돈 만 아니라 권력까지도 독점

GAFA / 출처 구글


당연히 ‘감시 자본주의 시대’ 대표기업인 플랫폼 사업자는 이러한 데이터를 활용하여 상상할 수 없는 막대한 부(富)를 거머쥐었다.   실리콘에 모여있는 빅 테크 기업들, GAFA(미국의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사용자 만 31억 명이 넘는다.


지구인의 절반이 사용한다. 2020년 7월, 뉴욕증시가 GAFA의 매출액과 시가총액을 발표했다, 이 4개 기업은 코로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2분기 매출액은 30~50퍼센트 늘었고 주가도 뛰었다.


신장세에 힘입어 4개 기업의 전체 시가총액이 240조 원 늘었다는 것이다. 2020년도 GAFA의 시가총액은 5조 1천억 달러에 달해 우리나라 국민총생산 약 3배, 한국 연간 예산의 약 10배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글로벌 대형 소셜미디어와 회원수, 위키피디아 자료를 필자가 편집

글로벌 IT 기업이 운집한 실리콘밸리는 그야말로 제국이다. 전 세계 500여 개 굴지 기업이 벌이는 각축전의 열기는 뜨겁다. 5대 기업인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페이스북에 접속하는  사용자는 전 세계 인구 규모를 능가한다.


국내 카카오 및 네이버 등을 제외한 글로벌 대형 17개 SNS 사용자는 무려 151억 명이다. 78억명의 24시간 생활 정보와 지식을 무상으로 독점 흡수하여 사용한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애플의 iOS,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가 디지털기기 운영 체제를 삼분한 상황에서 그것을 기반으로 유명 디지털 기업이 출시한 디지털 상품이 수만 개에 이른다. 그들의 영토는 오대양 육대주 전 세계다. 미국의 힘이기도 하다.  중국은 BATH(중국의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화웨이)로 GAFA에 도전하고 있다.    


이러한 플랫폼 및 빅 테크들이 사용자들에게 거의 무상으로 얻은 ‘행동 잉여’를 상업적으로 독점하는데도 문제가 많지만, 일부 국가, 정치세력과 결탁하여 권력화하는데 더 큰 문제가 있다. 실제 지난 미 대선 과정에서 문제가 되어 현재 개선방안 등이 논의되는 실정이다.  


한국 페이스북, 유튜브에서 심심치 않게 별 내용이 아닌데도 포스팅을 제한하거나 임의로 삭제하여 영문을 모르는 사용자들이 허공에 대고 하소연하기도 한다. 감시 자본주의 시대 플랫폼 등 빅 테크 기업들은 인간의 행동 자신들이 원하는 양식을 정하여 임의로 몰고 갈 수도 있다.   


‘빅브라더’는 감시만 하지만 ‘감시 자본주의 시대’에 빅 아더는 인간 집단을 양몰이하듯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갈 수 있다. 반발하면 사이버상에 쫓겨나며 모든 생활, 예컨대 금융, 결제, 쇼핑, 검색, SNS 등 커뮤니티 등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어 항복할 수밖에 없다.     


‘감시 자본주의 시대’ 책을 낸 소샤나 주보프는 전체주의가 빅브라더로 감시한다면, 빅 아더로 감시하는 체제를  ‘도구주의(instrumentarianism)로 이름 붙였다.     


한국의 네이버, 다음, 카카오톡, 쿠팡 등 토종 플랫폼 기업 역시 사용자들이 남진 데이터 즉 ’ 행동 잉여‘로 번창하고 있다. 아쉬운 것은 기능이나 편리성은 GAFA에 못지않지만 국내용이다.     


고객이 남긴 데이터가 돈이 되고 모여서 권력이 되는 ’ 감시 자본주의 시대‘ 편리성만큼이나 문제점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사용자와 국가가 감시하고 견제하며 개선해야 한다. 우선 급한 2가지 문제를 살펴본다   

 

▲ 원재료 제공자인 사용자도 수익을 가질 권리와 국가 안보적 차원 데이터 관리.


첫 번째, 페이스북 등 플랫폼 기업은 사용자가 제공한 원재료를 무상으로 사용하고 이를 토대로 발생한 수익을 기업이 독차지하는 문제다.


이제 한국의 홍익인간 원리대로 적정하게 사용자와 수익을 나누어야 한다. 이미 ’ 마이 데이터‘의 수집을 엄격히 제한하고 거래 대상으로 발전하고 있다. 당연히 데이터의 매도자는 사용자 개인이다. 아울러 운영방식도 사용자의 의견을 반영하여 민주적 방식으로 개선해야 한다. 더구나 고객의 데이터를 권력처럼 때로는 횡포에 가깝도록 임의적으로 플랫폼을 운영하는 현재 방식은 문제가 아주 많다.     


생산요소(生產要素, 영어: factors of production)는 기업이 공급하는 생산물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것으로 생산 과정에 투입되는 자원이다. 18세기 이전에는 토지, 노동만을 생산요소로 보았으나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자본을 더해 일반적으로 토지, 노동, 자본을 전통적인 생산요소로 보았다. 그러나 감시 자본주의 시대 플랫폼 기업의 주생산 요소는  자본, 노동, 데이터이다. 당연히 원재료 데이터를 제공하는 사용자는 적정한 수익 배당에 참여할 권리가 있다.      


두 번째 ’ 행동 잉여‘ 데이터의 국가안보 차원에서 관리해야 한다.


한국인이 사용하는 데이터를 취합하면 정치, 경제, 사회, 문화는 물론이고 국방에 관한 사항까지 한국을 상대로 하는 국가는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한국인이 무슨 생각을 하고 무엇을 하고 싶어서 하는지, 나아가 각종 정보를 원하는 대로 전략적으로 시뮬레이션하여 활용할 수 있다.      


한국을 분열시키려는 상대국은 원하는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도록 얼마든지 여론을 조작할 수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실제 그러한 일을 진행하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한국에서 접속하는 각종 플랫폼 등 빅 테크 기업에 남겨지는 데이터의 임의 사용을 견제하도록 투명하게 관리해야 한다.


또한, 한국인의 데이터를 집중하고 있는 카카오, 네이버 등 플랫폼 기업을 국가안보 차원에서 위협이 될 북한, 중국 등이 관련 기업에 투자 등 명분으로 데이터를 활용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다. 이미 중국자본이 한국 플랫폼 기업에 상당 부분 투입되었다.      


세상은 부지불식 간에 산업자본주의에서 ’ 감시 자본주의 시대‘로 변했다. ‘감시 자본주의 시대’는  마르크스의 자본론,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막스 베버의 경제와 사회, 레이철 카슨의 침묵의 봄,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 등 과거와 현대 사회경제학의 큰 변화의 맥을 이어주는 흐름이다.     


기업가 등 경제인과 내년 대선 후보나 참모들에게 쇼시나 주보프의 ’ 감시 자본주의 시대‘와 유발 하라리 등 세계 석학 5명이 지은 ’ 초예 측 부의 미래‘의 일독을 권한다. 이 책들에 좋은 상상력이 더해지면 유권자의 표와 고객의 돈을 얻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 용어설명 : 감시 자본주의   


감시 자본주의(Surveillance capitalism)는 이윤 창출의 핵심 목적을 가진 개인 데이터의 상품화를 중심으로 한 경제시스템이다. Shoshana Zuboff가 설명한 것처럼 보안 감시 자본주의의 개념은 구글의 구글 애즈가 이끄는 광고 회사들이 보다 정확하게 소비자들을 겨냥하기 위해 개인 데이터를 사용할 가능성을 보임으로써 생겨났다.


산업 자본주의가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하며 자연을 이용하고 통제하지만, 감시 자본주의는 전체주의 질서를 발전의 종점으로써 인간의 본성을 이용하고 통제한다.


필자 촬영 2021.08.28.  설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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