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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대석 Mar 19. 2022

[박대석 칼럼] 2차 대전 전, 영·독 같은 국내 분열

영화 '뮌헨-전쟁의 문턱에서'를 보고

위 사진)  영화 '뮌헨-전쟁의 문턱에서(Munich – The Edge of War)'

왼쪽부터 옥스퍼드 동창인 독일인(파울),  유대계 독일인 여성(레나), 영국인(레가트),


영화 '뮌헨-전쟁의 문턱에서(Munich – The Edge of War)' 는 전운이 감도는 1938년 2차 대전이 일어나기 전, 옥스퍼드 대학 동창이었던 영국 고위 공무원과 독일 외교관의 운명이 독일 뮌헨에서 교차하며 전쟁을 막으려다가 정치적 음모와 거대한 위협에 휩싸이게 된다는 내용의 소설 원작을 바탕으로 한 영화다.


좋아하는 취향의 영화이고 팽팽한 긴장감이 꽉 차 있어 아주 재미있게 보았다.


영국인(레가트), 유대계 독일인 여성(레나), 독일인(파울) 등 3명의 동창이 독일에 있는 맥주집에서 히틀러에 관한 대화 장면을 보다가 '화면 멈춤(pause)'을 누르고 약 5분 간 멍하니 생각에 빠졌다. 지금 한국 여기저기서 벌어지고, 겪고 있는 일을 그대로 보는 듯했다.


영국인 레가토는 독일인 동창 파울에게 히틀러를 지지하면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 영화 중에서 넷플렉스 화면 캡처

1934년 8월 독일 대통령 파울 폰 힌덴부르크가 죽자 히틀러가 대통령이 되어 총통이 되는 투표를 앞두고 있었다. 이때에 졸업한 독일인 동창 둘이 초청하여 영국인 레가트가 방문했다. 현지 분위기는 독일인들이 유대인을 노골적으로 무시하며 히틀러 독일 총리를 추앙하며 맹신하는 분위기였다.


영국인 레가토와 유대계 독일인 레나는 많은 사람들이 히틀러 때문에 살기 힘들어졌고,  집권하는 것을 두려워하며 이미 독일을 떠나고 있으며, 독일의 문제는 다른 사람들에게 고통을 준다는 등 이유로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히틀러를 지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물론 평소처럼 격의 없는 토론 하듯이 말하였다.


하지만 독일인 파울은 정색하며 강하게 반발한다. 많은 사람들이 변화를 두려워한다며 독일을 떠날 사람은 모두 떠나라며 강하게 주장하면서, 갑자기 맥주집 다른 청년들에게 이번 투표에 누구를 찍을 것이냐고 큰소리로 물어본다.


이에 여기저기서 우리는 히틀러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 모두 히틀러를 연호한다. 그리고 파울은 한발 더 나아가 남을 착취하는 것은 영국이라며 레가트에게 삿대질을 감정적으로 대응한다.


하지만 영국인 레가트는 독일들은 지금 상태가 '광신도적(fanatical)'라고 침착하게 짚어준다. 이에 독일인 친구 파울은 분을 참지 못하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남아있는 두 친구는 저런 모습 처음이라며 당황하며 눈물까지 흘린다.


지금 한국의 남쪽 상황이 영화 속에 영국인 독일인 그리고 유대인보다 더한 갈등, 분열 상태다.


뮌헨에서 열인 독일 히틀러 총통과 영국 체임벌린 총리의 회담에서 수행원으로 참여한 레가트와 파울의 극적인 조우 장면 / 넷플렉스 영화 중에서 캡처

총통이 된 히틀러는 전쟁으로 유럽을 정복하려는 야욕을 드러내기 시작하였고,  한 때 히틀러를 맹신한 독일인 파울은 외교관이 되었으나 갈수록 거듭되히틀러의 비인간적인 만행에 분노하며 반히틀러 파에 몸담게 되었다.  


독일 외교관인 파울은 영국 총리 보좌관이 된  두 동창생은 독일 뮌헨에서 목숨을 건 첩보전 끝에 간신히 히틀러의 전쟁야심이 담긴 비밀문서를 영국 수상에게 전달하며 히틀러와의 서약을 말린다.


두 청년의 목숨을 건 체임벌린 총리 만남, 파울이 히틀러를 몬스터라 말하는 장면은 압권이다.


그러나 영국 총리는 지금 당장 전쟁을 막을 수 있는 이번 기회를 놓칠 수 없다며 제안을 거부하고, 1938년 9월 30일 독일 뮌헨 협정에서 결국 영국 총리와 히틀러는 서명한다.


실망한 둘은 새벽에 유대인으로 탄압받아 추락하여 병원에 식물인간처럼 누워있는 레나를 방문한다. 그후 레가트는 강하게 말리지만 파울은 히틀러를 직접 암살할 계획을 추진하려 한다.


레가트는 눈물을 흘리고 파울은 비장한 표정으로 서로에게 굿바이라는 말을 주고받으며 헤어진다.


다음날 아침 히틀러의 외신 브리핑을 맡고 있던 독일인 파울은 면전에서 그를 암살하려고 준비를 했으나 주저하다가 결국 기회를 놓치게 된다.


한편  젊은 두 영국과 독일 청년들의 간곡한 부탁을 거절할 수 밖에 없었던 영국총리는, 그 대신  다음 날 아침 히틀러를 단독으로 만나서 '유럽의 평화'를 약속하는 협약을 하나 더 맺게 되고 이로 인해 훗날을 기약할 수 있게 된다. 영국과 유럽은 두 청년 덕택으로 1년의 전쟁준비 시간을 번 것이다.


레가트가 보관한 비밀문서  없어졌고, 레가트는 독일 비밀경찰이 가져간 것으로 알고 독일 친구가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괴로워 한다.


그런데 미모의 영국 타이피스트가 수호천사로서 미리 빼돌린 비밀문서를 레가트에게 돌려주는 장면은 예상치 못한 반전이다.

외교부 대령의 지시로 레가트의 수호천사 역을 한 밍기즈라는 미모의 타이피스트가 미리 빼돌린 비밀문서를 레가트에게 전해준다./  넷플릭스 영화 중 캡처

아무튼 영국은 당장의 전쟁을 늦추는 것에는 성공했으나 나중에 더 큰 전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확인한 영국 총리와 두 명의 젊은이들은 훗날을 준비하며 영화는 끝이 난다.


결국 1년 뒤 세계 대전은 벌어졌고, 그때의 협약으로 비난여론에 시달린 총리는 퇴임했지만 연합군이 단합하고 준비하는데 시간을 벌 수 있었다.


독일 국민은 히틀러의 거짓 선동에 넘어가지 말았어야 했고, 그를 선택하지 말았어야 했다. 막강한 힘을 가진 히틀러가 일을 저지른  후에 뒤늦게 후회해 본들 아무 소용이 없다.


한국도 자칫 잘 못하면 유사한 상황이 발생할 수 도 있었다.


다행히 극단적인 캐릭터를 가진 자는 낙마하였고, 비록 정치신인이지만 정직하고 자유민주주의 지향의 확실한 안보관, 국가관을 가진 새 인물이 한국의 새 대통령으로 선출되었다.  한국을 아직 신이 보호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당선인이 취임도 하기 전에 낙선자 측 일부 세력들을 나라야 흥하든 말든 어떻게든 온갖 시빗거리를 찾으려는데 골몰하고 있다. 과거 이명박 집권 초기에 광우병 같은 사태를 꿈꾸고 있을지도 모른다. 시대가 바뀐 줄을 모르는 것이다.


왜 국민들이 수십 년 정치를 한 '꾼들'을 선택하지 않고 지난해 5월 4일 정치에 입문한 정치신인을 앞세워 정권교체를 한 이유를 아직도 깨닫지 못하고 구태 속에서 헤매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히틀러를 맹신하다가 뒤늦게 후회하며 암살까지 시도한 옥스퍼드 출신의 유망한 독일 청년 외교관 파울처럼, 한국의 맹신자들도 철 지난 낡은 이념에 갇힌자들이 만든 진영과 거짓 선동의 세뇌에서 하루빨리 탈출하기를 진심으로 바랄 뿐이다.


이제 윤석열 정부는 지난 정권이 영화같이 영국, 독일, 유대인처럼  국민을 사방팔방으로 갈라놓은 분열된 대한민국을 대통합의 위대한 나라로 만들어 주기를 기대한다. 많은 국민이 함께 할 것이다.


 

칼럼니스트 박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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