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보수 결집 드라마 써야
제63대 대선을 앞두고 대한민국은 중차대한 기로에 섰다. 만약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세력에게 국회에 이어 국가 운영의 키까지 넘어간다면, 나라의 미래는 암담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깊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보수 진영의 김문수 후보가 야권 이재명 후보에게 적잖은 격차로 뒤지고 있으며,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를 가정해도 판세를 뒤집기 쉽지 않은 형국이다. 시간은 촉박하고,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극적인 반전 카드가 절실하다.
이런 상황에서 김문수 후보의 부인 설난영 여사가 홍준표 전 대표의 부인 이순삼 여사를 찾아가 손을 맞잡는 모습이야말로, 지금의 교착 상태를 타개할 가장 실효적이고 감동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
홍준표 전 대표는 지난 경선 과정과 그 이후 당의 처사에 깊은 배신감을 느꼈다고 토로한 바 있다. 심지어 그의 책사로 알려진 이병태 교수가 이재명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는 소식은 보수 진영에 큰 충격을 안겼다. 이는 명분이야 어찌 됐든, 엘리트들이 자기 이익을 위한 철새 행태가 반복되는 씁쓸한 단면이지만, 동시에 홍 전 대표의 상실감이 얼마나 큰지를 방증한다.
이러한 상황을 반전시킬 열쇠는 뜻밖에 부인들의 만남에 있을 수 있다. 순천 출신의 설난영 여사와 군산 출신의 이순삼 여사는 모두 호남에 뿌리를 둔, 자기 관리가 철저하고 구설수 없이 묵묵히 남편을 내조해 온 인물들이다. 공적 자금 유용 의혹이나 공무원 사적 동원 논란에 휩싸인 다른 후보 배우자와는 격이 다른, 진정한 공인의 자세를 견지해 왔다.
이제 설 여사가 먼저 이 여사를 찾아가 나라를 구하는 대의에 함께 해달라고 간곡히 청해야 한다. 이 여사는 홍 전 대표가 연애 시절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존경하며 사랑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 이 여사가 마음을 움직여 설 여사의 손을 잡는다면, 홍 전 대표 역시 외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는 단순한 정치적 연대를 넘어, 진심이 만들어내는 감동의 서사가 될 수 있다.
역사적으로 여성들은 결정적인 순간, 남성들의 정치적 교착 상태를 타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때로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때로는 진정성 있는 호소로 경직된 판을 흔들고 새로운 길을 열었다. 고대 국가의 위기 앞에서 지혜를 발휘한 여왕들부터, 현대 정치에서 갈등을 중재하고 국민적 공감을 이끌어낸 지도자들의 배우자들까지, 여성들의 보이지 않는 힘은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기도 했다.
이번 제안 역시 단순한 정치적 이벤트를 넘어, 진심이 담긴 여성들의 만남이 어떻게 국면을 전환시킬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가 될 수 있다.
김문수 후보가 능력과 청렴성을 바탕으로 범보수 대통합에 힘쓰고 있지만, 때로는 남성 정치인들의 논리만으로는 넘기 힘든 벽이 존재한다. 감성과 스토리가 부족하여 파동을 일으키지 못하는 것이다. 설 여사와 이 여사의 만남은 이 빈자리를 채워줄 수 있다.
두 분의 진정성 있는 만남은 그 자체로 큰 울림을 주며, 보수 진영 전체에 강력한 통합의 메시지를 던질 것이다. 이는 홍 전 대표의 자연스러운 합류를 이끌어낼 뿐 아니라, 이준석 후보까지 포용하는 ‘울트라 빅텐트’를 구축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 나아가 중도층과 부동층 유권자들의 마음까지 움직이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다.
정치인 배우자의 역할은 더 이상 그림자 내조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국가적 위기 앞에서는 때로 전면에 나서 대의를 위한 결단을 내리고, 국민에게 희망과 감동을 선사할 수 있어야 한다.
설난영 여사와 이순삼 여사가 만나 서로의 손을 잡는 순간, 그것은 단순한 악수를 넘어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나라를 구하고 보수 재건의 밀알이 되겠다는 엄숙한 약속으로 기억될 것이다. 호남표심도 크게 요동칠 수 있다. 두 여사의 용기 있는 결단이 절실한 때다.
칼럼니스트 겸
대민청(대한자유민주세력과 청년 대통합)
공동대표박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