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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의 Jan 19. 2020

사막의 비

그저 우연찮게 들렀다가

몇 방울 비를 맞은 것뿐이다

생각보다는 조금 

굵직한 빗방울을 맞은 것뿐이다


메마른 사막에 내린 비에

온갖 동식물이 뛰쳐나오듯

머릿속은 빗방울에 비친

네 모습만 가득하다


생각과 상상을 거름 삼아

기쁨과 슬픔

낭만과 허무

혼란의 열매들이 가득 열린다


하나 따서 들여다보니

내 이야기 되새김질하며

꼭꼭 씹어먹는 네가 있다

조금은 행복한 내가 있다


또 하나 따보니

눈물 훔치는 네가 있다

눈물 흘리는 내가 있다


하나하나 들여다볼 때마다 

나는 점점 

어디로 가고 있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사막 한가운데

너를 마시고 자란 나무에 겹겹이 싸여

나는 또 길을 잃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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