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이들 앞에서
소년은 죄인이 된다
짜증 난 표정
귀찮은 표정
불편한 표정
표정들은 닫힌 입으로 꾸짖는다
내가 언제 해도 된댔어
왜 시키지도 않은 걸
누가 그러래
너 뭐 하는 거야
변호인도 변명도 없는 소년은
빛도 없는 방으로 끌려간다
소년은 소년을 끌고 간다
그들에게 닿을 수조차 없는
철장 너머로
소년은 던져진다
소년은 숨는다
어린 결별의 징벌이
뾰족한 송곳처럼
소년을 찌른다
푹
푹
소년은 소년을 찌른다
사랑하는 이들 앞에서
소년은 죄인이 된다
스스로 죄인이 된다